김북경 고센다문화연구소 소장은 제1차 권역별선교전략회에서 중국 삼자애국운동의 제2대 대부라 불리는 딩광쉰의 신학을 중심으로 중국삼자신학의 자신학화의 한계와 중국 기독교의 미래를 위한 교회와 선교단체, 중국교회, 선교사, 학자들의 역할을 제안했다.
'중국 삼자교회 자신학화, 딩광신 주교를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발제한 그는 "1949년 신중국 건설 이후 삼자애국운동을 시작하면서 중국의 자신학화가 시작됐다"며 "사실 중국공산당이 정권을 장악하기 전부터 좌익 성향을 보여온 인물들은 공산화 이후 당과 정부의 적극적 지도 아래 기독교혁신운동을 전개했다"며 삼자운동의 역사를 소개했다. 이 기독교혁신운동의 목표는 중국 기독교를 기본적이고 전면적으로 개조해, 서방사회 전통의 영향에서 벗어나고 중국 구 사회사상의 굴레를 벗어나며 예수 복음 본래의 면모를 회복해 기독교를 중국건설을 위한 하나의 적극적인 역량이 되게 하는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김북경 선교사는 "1954년 결성된 중국기독교 삼자애국운동위원회는 국가가 교회를 통제하는 수단인 동시에 국가가 교회 활동에 관용하는 한계"라며 "교회의 대변기관이라고 하기보다 교회에 대한 국가의 대변기관이라고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공산당은 기독교인이 사회주의 노선에 적극 참여하도록 유도하고, 기독교인에 대한 정치적, 사상적 개조를 점진적으로 진행하며 교회를 통폐합하여 지도권을 장악하고자 했다"며 "이런 역사적 배경에서 삼자애국운동은 출발부터 정치운동이었다"고 강조했다.
김 선교사는 특히 삼자애국운동의 신학적 기초를 발전시킨 딩광쉰(정광훈)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은래 총리와 협상해 삼자애국교회를 탄생시킨 사회주의 목사 오요종이 자신을 이을 자로 키운 딩광쉰은 1980년부터 1997년까지 17년간 중국기독교삼자애국운동위원회 주석, 명예회장직을 역임하고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부주석, 전국 이민대표자회의 헌법개정위원, 남경신학원 원장, 애덕기금회 이사장 등을 역임했으며, 중국교회의 치리, 행정, 신학, 선교를 총지휘해 왔다.
김북경 선교사는 "딩광쉰은 기독교와 사회주의를 잘 적응시키려는 일에 앞장선 자로, 구호는 '하나님께 영광, 사람에게 유익'이라는 말을 하지만 실제로는 공산당원으로 공산당의 영광을 위해 한평생 일했다"며 "중국식 신학사상을 더 강화하는 일을 조직적, 신학적, 합법적으로 감행한 자"라고 평가했다.
김 선교사는 또 "딩광쉰은 라틴아메리카의 해방신학을 찬양하고, 그 실천을 중국 공산당의 혁명에 적용시켜 사회주의 사상을 받아들였다"며 "중국기독교삼자운동의 주요 구호는 애국애교이지만, 성경적 교훈은 애교애국 사상이다"고 지적했다.
이 외에 딩광쉰의 신학사상건설에 대해 그는 "중국 자체적으로 자치, 자전, 자양을 한다고 하지만, 사실 국가와 공산당 일당의 통제 하에 신학과 교회는 사회주의를 이바지하기 위한 노릇을 한다"고 말했다. 또 "삼자교회 안 신학사상건설 회원은 성령의 인도와 성경 가르침보다 정부 정책과 사회주의 건설을 위한 신학을 따르고 하달하고, 세뇌하고 회유하며 때로는 협박한다"며 "삼자 내부 사역이 힘든 것이 아니라 정치사상 공작에 어울리기 힘들다는 것이 양심 있는 교역자들의 한결같은 고백"이라고 말했다.
김 선교사는 또 "중국삼자 신학자들은 달라진 현실에서 새로운 신학 사고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며 "삼자 내의 핵심 신학자들은 중국특색의 본색화(토착화) 내지 처경화(상황화)를 강조하고, 그 기초에서 자신학화적 신학을 주창하고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삼자애국운동의 신학적 특징
김북경 선교사는 중국 삼자애국운동의 특징을 △사회주의적 상황화 신학 △에큐메니칼 신학 △과정신학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먼저 "중국의 상황화 신학은 넓은 의미에서 사회주의하에서 발전한 신학으로, 과거 서구 선교사적 기독교의 탈을 벗고 중국의 민족적, 정체성을 갖는 중국 특색의 기독교로 상황화 했다"고 설명했다. 또 "삼자신학은 신도들의 삶을 포함하는 모든 상황을 재료로 하여,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교회의 작업으로 성경보다 상황을 앞세운다"고 덧붙여 소개했다.
이어 그는 "중국교회는 선교사들이 세운 각 교회, 교파의 장점을 살리며 하나로 통합해 단일교회를 만들고, 교파 이후의 교회 시대(Post-denominational Church)를 열어간다고 말한다"며 "정치적으로 단일화된 삼자교회는 교회 내부적으로 에큐메니칼 하다고 하고, 그들의 신학이 세계교회에 에큐메니칼적 기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과정신학에 대해서는 "삼자신학은 화이트 헤드와 샤르뎅의 사상을 받아들여 모든 인류의 역사가 신의 창조와 구속의 과정 가운데 있다고 여기며, 역사를 성과 속으로 분리하지 않고, 계시도 특수계시와 일반계시를 분류하지 않으며 모든 인류는 성육신된 그리스도로 충만, 연합하여 어떤 대립도 융화를 이룬다"고 소개했다.
김 선교사는 "삼자애국운동의 신학사상건설사역에 부여된 가장 중요한 과업은 기독교와 사회주의의 상호적응을 적극 인도하는 것"이라며 "이 과업이 당과 정부의 종교정책으로부터 산출된 것은 삼자양회가 정치를 초월하여 단독으로 신학적 사고를 발전시킬 수 없다는 한계를 증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한국교회가 중국 삼자양회와의 교류를 통해 중국교회에 일정한 신학적 자극을 줄 수 있다고 가정해도, 당, 정부가 제시하고 삼자양회가 호응하여 설정한 '기독교와 사회주의의 상호적응'이라는 신학사상건설사역의 근본 목표는 변화될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고 지적했다.
중국 자신학화를 위한 제안
김 선교사는 먼저 교회와 선교단체를 향해 "불평등 조약의 역사와 제국주의에 편승한 선교 행위를 회개하여 중국삼자운동위원회와 해외 선교회 간 화해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중국 성도들을 향해서는 "삼자의 통제 아래 있는 목회자와 일반교회 성도들이 핍박 가운데서 자신의 신앙을 고백한 독일의 바르멘 선언을 배워야 한다"며 "유신론과 무신론을 타협할 것이 아니라, 순교적 신앙으로 자신의 바른 신앙을 고백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북경 선교사는 중국 선교사들에게는 "21세기 중국선교의 최대 과제는 '정치신학인 삼자의 신신학(新神學)의 문제점을 깨우쳐주고, 복음주의 신학을 가르쳐 성경적 교회운동을 하는 지도자를 양성하는 것"이라고 강력히 주장했다. 그는 복음주의 선교학자 허셀그레이브의 책 '신학과 선교'의 서문을 인용하며 "신학과 선교는 같이 간다. 신학 없는 교회의 선교는 비 없는 구름과 같은 것이며, 선교 없는 신학도 정체성을 벗어날 수 없다고 말했다"면서 "오늘날 선교현장은 치열한 신학 투쟁의 현장으로, 최대 인구가 사는 중국 선교에서도 가장 중요한 이슈는 신학의 문제로 귀결된다"고 설명했다.
김 선교사는 "삼자운동은 교회와 정치의 가시적 연합을 추구하지만, 가정교회는 교회와 국가의 분리를 믿고 양쪽이 충돌될 경우 사람보다 하나님에게 순종한다"고 말했다. 또 "삼자운동은 정치가 교회를 상황화한 것이지, 교회가 복음을 가지고 상황화한 것이 아니다"며 "지금 중국은 정치의 상황화냐, 복음의 상황화냐의 영적 전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기본적인 복음제시도 필요하지만, 이미 신자가 1억에 가까운 현실에서 신학적 연구와 제시가 이전보다 더 필요하다"고 더붙였다.
그는 최근 중국에 파송된 선교사 수가 증가하고, 훈련과정도 늘었으나 교과과정의 체계성이나 일관성이 결여되고, 훈련기관과 방식에도 규범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신학 훈련의 규범화, 계통화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이해나 전달 능력이 나은 도시의 젊은이를 중심으로 지도자를 양성할 것"을 제안했다.
또 중국의 올바른 복음화를 위해 복음주의 신학훈련은 피할 수 없는 중국선교의 과제라며 "선교사는 교사 양성에 인력과 자원을 집중해 복음주의 교사를 많이 배출해 차세대 크리스천 리더십을 발휘하게 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 온라인교육, 신학서적, 중보기도를 계속 지원할 것을 제안했다.
김 선교사는 또 중국교회가 '선교하는 교회'가 되도록 지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삼자교회는 자전이라는 원칙은 있어도 국내 전도는 거의 하지 않고, 동시에 국외를 향한 선교도 미약해서 자선교학화는 다루기 어려운 주제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김 선교사는 "가정교회에는 큰 부흥 이후 자체적으로 선교사를 조금씩 파송하고 있다"며 "그 동안 화교교회나 외국교회 성도들이 중국교회의 성숙을 위해 기도와 지원을 아끼지 않은 것을 하나님이 들으시고,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과 해외여행, 서부 대개발 정책 추진으로 성도들이 쉽게 타지역과 해외로 나갈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김 선교사는 "하나님이 중국 성도에게 세계선교의 중책을 맡긴 것은 중국과 이슬람 국가 사이에 광활한 접경선 때문만이 아니라 중국인과 그 인근 국가 사람들과의 전통적인 우의 관계 때문"이라며 "중국교회가 개척해 나가야 할 선교 방향은 파미르 고원을 넘어 파키스탄, 이란, 이라크를 통과해 복음을 듣지 않은 땅끝으로 계속 나아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자교회와 가정교회의 관계에 대해 그는 "서로 대항하면서도 접촉하고, 의심하면서도 대화하고 있다"면서 "지역마다 역사적 배경과 종교 정책이 달라 매우 복잡하지만, 삼자교회의 자전이 구호에 끝나지 않고 세계를 향해 선교하는 교회가 되도록 가르치고 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하나님을 사랑하고 진리를 사모하는 삼자교회 안의 남은 자들이 먼저 가정교회 내의 형제자매들과 연합하여 성경을 진리의 기준으로 삼고, 주님의 지상명령의 공동비전을 향해 걸어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북경 선교사는 신학자들에게는 성경의 핵심 사상과 요절인 요한복음 3장 16절을 기초해, 3.16신학의 자신학화를 제안했다. 그는 "3.16신학은 성경신학과 계통신학을 종합한 아시아 신학의 가능성을 포함한 기본 틀"이라며 "신론-인애론-세상론-독생자론-교회론-구원론-종말론을 새로운 각도에서 바라보는 것으로, 과거 서구 신학을 부정하지 않으면서 아시아인의 가치관과 세계관에 맞는 신학을 끊임없이 발전시켜가려는 시도"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