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기독교인과 유대교인, 무슬림들이 지난 15일(이하 현지시간) 이스라엘과 가자 지구 간의 평화를 위한 금식의 날로 지정하고 이날을 지켰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가 17일 보도했다.
지난 10일부터 이어지고 있는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공습은 팔레스타인 극단주의자들에 의해서 이스라엘 10대 세 명이 납치되어 살해된 사건을 계기로 촉발되었으며, 현재까지 가자 지구 내 1,000여 곳에 대한 공격이 이뤄져 민간인 200명 가량이 숨지고 800명이 넘는 부상자가 나왔다. 또한 900여 채의 가옥이 파괴된 것으로 집계됐다. 하마스는 이에 이스라엘에 대한 로켓 공격으로 맞섰으나 이로 인한 사망자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이날 전 세계의 3대 종교인들은 트위터(Twitter)상에서 #hungryforpeace라는 해시태그('#' 뒤에 특정 단어를 넣어 그 주제에 관한 글이 검색되도록 하는 기능)를 나누면서 이스라엘군과 하마스가 서로의 차이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고 유혈 충돌을 중단해 줄 것을 촉구했다. 15일은 무슬림 월력에 따른 금식월인 라마단 기간 중 한 날이었으며, 유대교인들 역시 히브리력상 금식을 지키는 날이기도 했다.
트위터 캠페인과 금식 운동은 가장 처음 이스라엘에서 시작되어 이후 영국과 미국 등지로 퍼져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영국 내 이스라엘 평화 운동 단체인 야카드(Yachad·히브리어 성경에서 '연합'의 의미)가 이 운동을 주도하고 세계 금식의 날을 지정하는 일을 추진했다고 크리스천포스트는 전했다.
야카드의 디렉터인 해너 와이스펠드는 자신들의 단체가 "이스라엘과 서안 지구, 가자 지구 간의 평화를 지지하고 고무하기 위해" 금식의 날 지정에 앞장섰다고 밝혔다. 그는 "금식을 통해서 영국의 유대교인들은 분명하고 뚜렷한 목소리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두 국가 해결안에 대한 협상을 재개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우리는 이 방법만이 이 지역의 안정과 평화를 보장해 줄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와이스펠드는 또한 "우리는 이스라엘인과 팔레스타인인의 민족자결권과 안정, 그리고 안전을 보장해 줄 평화를 위해 앞으로도 계속해서 헌신해야 한다"며, "이러한 노력에 많은 사람들이 금식으로 동참해 주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그는 "금식은 많은 영국 내 유대인들이 평화를 위해 어렵지만 반드시 밟아야 할 단계들을 지지하고 있음을 보여 주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다"고도 말했다.
15일을 금식의 날로 지키면서, 많은 기독교인들과 유대교인들, 그리고 무슬림들은 트위터상에 평화를 소망하는 메시지와 함께 #hungryforpeace가 적힌 카드를 들고 있는 사진들을 올렸다.
미국 미주리 주 세인트조셉의 생명의말씀교회를 목회하고 있는 브라이언 젠드 목사는 "화평케 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은 세상 물정을 모르거나 어리석지 않으며 나약하지도 않다. 그들은 하나님의 아들들이고 딸들이다"라는 메시지를 트위터에 남겼다. 일리노이 주 오로라의 오챠드커뮤니티교회 목회자인 스캇 핫지 목사 역시 "오늘 우리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형제와 자매들을 위해 기도하고 금식한다. 샬롬의 영이 모든 증오의 외침을 잠잠케 하시기를 기도한다"라고 메시지를 나눴다.
한편, 최근 가자 지구 공습으로 인한 고통에 대해 현지 기독교인 지도자인 알렉스 아와드(Alex Awad·팔레스타인 베들레헴성경대학 교수) 박사는 "기독교인 역시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일부"라며, 우리의 마음은 무슬림, 기독교인, 유대교인, 이스라엘인을 막론하고 이 불필요한 전쟁으로 피해를 입고 있는 모두와 함께 하고 있다"고 세계 기독교인들의 이해를 촉구한 바 있다.
그는 분쟁의 원인이 겉으로는 이스라엘 10대 세 명이 납치·살해된 사건으로 보이지만, 근본적으로는 이스라엘 정부가 서안 지구 점령에 반대해 시위를 벌이다 부당하게 투옥된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석방하라는 미국 존 케리 국무장관의 요구를 거절한 데서 비롯됐다고 지적하며, 이 일이 이미 이스라엘에 적대적 감정을 품고 있던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분노를 일으켰다고 설명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