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현장 지원활동을 마치고 복귀하던 소방헬기가 광주 도심 인도에서 추락해 헬기에 타던 5명이 숨지고 추락지점 인근 행인 1명이 부상했다. 목격자들은 헬기가 인구밀집지역에서 피해를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쓴 것 같다고 진술했다.
17일 오전 10시 53분께 광주 광산구 장덕동 도로에 강원소방 제1항공대 소속 소방헬기가 추락했다. 이 사고로 오전 11시 40분 현재 3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119는 밝혔다. 인근 버스 승강장에 있던 여고생 1명도 부상했다.
사고 헬기는 지난 14일부터 진도군 팽목항에서 세월호 참사 현장 지원을 마치고 오전 10시 49분 광주 비행장에서 이륙해 강릉으로 복귀하던 중이었다.
헬기에는 조종사 정모(52) 소방경, 조종사 박모(50) 소방위, 정비사 안모(39) 소방장, 구조대원 신모(42) 소방교, 구조대원 이모(31) 소방사가 타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사고 당시 주변을 지나가던 고등학교 3학년 박모(18)양이 헬기 파편에 다리를 맞아 화상을 입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목격자들은 헬기가 상공에서 불이 붙은 상태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추락 사건을 눈으로 목격한 시민들은 이구동성으로 "조종사가 참사를 막기 위해 끝까지 조정간(스틱)을 놓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사고현장 인근에는 아파트 단지와 학교가 있어 조금만 방향을 틀었어도 대형참사로 이어질 뻔했다는게 현장의 반응이다.
오동진 전남소방항공대장은 "헬기 조종사는 비상 상황시 민가나 대민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은 회피해서 불시착하는 게 기본"이라고 밝혔다. 이어 "기상여건 탓인지, 기체 결함 탓인지, 장애물에 걸린 것인지 알 수 없고, 메인로더(rodder)와 체인로더가 어떤 상태였는지 파악해 봐야 하지만 2차 피해가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볼 때 조종사가 위험지역을 회피하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비행운행 기록 등은 토대로 사고 당시 어떤 상황이었는지를 파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