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한국 YMCA전국연맹 5층 회의실에서 '핵 없는 세상을 위한 YMCA 운동연구 및 정책 워크숍'이 진행됐다.
한국YMCA생명평화센터 주최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각지 YMCA에서 모인 관심자들이 참여했다. 한국 YMCA전국연맹에서 핵 문제로 진행된 포럼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날 '핵 없는 세상을 위한 신앙고백과 에큐메니칼 운동'이라는 주제로 기조강연한 장윤재 교수(이화여대 기독교학과)는 핵에 대한 거짓신화 4가지를 제시하며 먼저는 "핵무기는 군사용이고 핵발전은 평화용이라는 거짓 신화부터 극복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원자로란 본래 우라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우라늄238을 핵무기의 원료가 되는 플루토늄238로 변화시키기 위해 고안된 장치다"며 "실로 수많은 나라들이 민간 핵발전이라는 덮개 아래서 핵무기를 개발했고 그 결과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핵발전을 통해 군사용으로 추출된 플로토늄은 약 500톤에 달한다"고 했다.
이어 "핵 과학자들이나 핵 산업계 종사자들도 그것을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핵발전을 고집하는 이유는 핵발전이 핵무기의 원료를 생산해주기 때문이다"고 했다.
그는 "한마디로 핵발전은 핵무기의 욕망 위에 서 있는 것이다"며 "따라서 핵무기가 문제라면 핵발전 역시 문제여야 한다"고 했다.
둘째로 그는 "핵에너지가 온실가스를 방출하지 않고 저탄소 청정에너지이며 기후변화의 대안이라는 신화이다"고 했다.
그는 "설사 발전부분에 국한해서 핵발전이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하더라도 핵발전의 전 과정에서 특히 우라늄의 채굴과 가공 및 농축과정에서 어마어마한 온실가스가 발생한다고 했다.
또 "설상가상으로 핵발전은 낭비가 심한, 대단히 비효율적인 에너지다"며 "물리적으로 핵발전 과정에서는 핵분열에서 방출되는 에너지의 단 3분의 1만이 전력으로 전환되고 나머지 3분의 2는 섭씨 30도가 넘은 온배수 형태로 바다에 버려져 주변 생태계를 심각히 오염시킨다"고 했다.
장 교수는 "핵발전은 또한 극도로 융통성이 떨어져 전력의 낭비를 조장하는 에너지이기도 하다"며 "한번 가동을 시작하면 전력의 수요을 맞추어 출력을 조정하지 못해 1년 내내 동일한 출력으로 그것도 언제나 최고의 소비 시점에 맞추어 전기를 생산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그 결과 핵발전에는 필연적으로 '남는 전기'라는 문제가 발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정부는 지난 수십년간 그렇게도 '심야전기'를 사용하라고 권장해왔던 것이다"고 했다.
세번째로는 "핵발전이 안전하다는 거짓신화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후쿠시마 이후 이 신화는 이미 큰 타격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한국에서는 건재하다"고 우려했다.
그는 "핵발전은 실수 없는 인간을 요구하지만 세상에 그런 인간은 없다"며 "1986년 체르노빌 핵사고는 과거의 일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가에도 계속되고 있는 현재진행형 사고다"고 했다.
장 교수는 "핵은 오히려 사회와 국가 그리고 지구 전체의 '생명안보'를 위협한다"며 "핵보유국 정상들은 핵을 독점적으로 관리하는 것을 '핵안보'라고 부르지만 황문찬의 말처럼 진정한 '핵안보'는 인간이 핵으로부터 자유로울 때만 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핵을 통한 안보'가 아니라 '핵으로부터의 안보'인 것이다"고 했다.
네번째로 그는 "우리는 우리에게 끊임없이 전기가 필요하다는 거짓 신화로부터 스스로 해방되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에너지 탐욕과 소비주의에 기초한 핵문명에서 '출애굽' 해야 하는 것이다"며 "사실 핵에 대한 신학적 성찰은 우리의 탐욕과 이기심에 대한 영적 통찰과 회심을 포함한다"고도 했다.
장 교수는 "산업화를 위한 에너지 과용은 인간의 탐욕을 채우기 위한 에너지 과소비와 소비주의로 귀결된다"고 했다.
그는 "이정배는 우리 스스로 삶의 양식을 바꾸지 않으면 탈핵을 부르짖는 것이 약자의 죽음을 언제든 방조할 수 있는 것임을 경고한다"며 "때문에 그는 이 일에 생명가치를 본질로 하는 종교적 힘을 요청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다"고 소개했다.
장윤재 교수는 "핵에 대한 물은은 곧 우리 문명의 근본을 묻는 물음"이라며 "한 달에 단 한 시간도 소등하지 못하는 우리의 '밞음의 문화'가 얼마나 일방적이고 허황된 것인지 냉철하게 돌아보는 물음이다"고도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