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 기독교인들은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고통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이 지역 기독교 지도자가 안타까움을 표했다.
팔레스타인 내 베들레헴성경대학 교수이자 동예루살렘교회 목회자인 알렉스 아와드(Alex Awad) 박사는 14일(현지시간) 보도된 미국 크리스천포스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서구에 있는 기독교인들 대부분은 이곳의 현실에 대해서 모르고 있다. 그들은 누가 누구를 지배하고 탄압하고 있는지, 누가 누구의 땅을 불법으로 점령하고 있는지, 누가 사람들을 서로 떨어뜨려놓기 위해 벽을 쌓고 있는지 이 모든 것들에 대해서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아와드 박사는 최근 가자 지구 분쟁의 원인은 이스라엘 10대 세 명이 납치·살해된 사건보다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보고 있다. 그는 이스라엘 정부가 요르단 강 서안 지구 점령에 반대해 시위를 벌이다 부당하게 투옥된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석방하라는 미국 존 케리 국무장관의 요구를 거절한 것을 비판하며, 이 일이 이미 이스라엘에 적대적 감정을 품고 있던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분노를 일으켰다고 설명했다.
아와드 박사는 특히 최근의 분쟁 역시 실제적인 갈등은 서안 지구에서 벌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제사회의 초점을 가자 지구로 돌리기 위한 이스라엘 정부의 눈속임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언론은 일반적인 사람들이 이 분쟁의 인과관계에 대해 이해할 수 있을 만한 설명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며, "오늘날 가자 지구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스라엘의 공습과 하마스의 로켓포 공격은 진공 상태에서 일어난 일이 아니다. 팔레스타인 포로들을 학대하는 이스라엘과 평화 협상의 붕괴가 그 원인이며, 이로 인해 지금의 분쟁을 촉발시킨 분노가 일어난 것이다"고 말했다.
아와드 박사는 한편, 분쟁이 지속되면서 팔레스타인 주민들, 특히 기독교인들이 처한 고통에 대해서 증언했다. 그는 "가자 지구에서 팔레스타인 기독교인들은 무슬림들만큼이나 고통을 받고 있다. 이들은 폭격 당할 위협에 놓여 있을 뿐 아니라, 하루 24시간 가운데 오직 8시간만 전기를 사용할 수 있으며, 신선한 물을 구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고 밝혔다.
그는 "팔레스타인 기독교인들은 자신들만의 마을이 아닌 가자 지구에서 무슬림들과 어울려 살아가고 있다. 그러므로 무슬림들이 고통을 받으면 기독교인들도 고통을 받는다. 이는 가자 지구 뿐 아니라 서안 지구에서도 마찬가지다"고 전했다.
아와드 박사는 "팔레스타인 기독교인들은 폭력적이지 않다"며, "서안 지구와 가자 지구에 있는 기독교인들은 분쟁과는 무관하다"고도 밝혔다, 그는 "대부분의 기독교인들은 매우 중립적이다. 우리는 팔레스타인 형제·자매들, 심지어 무슬림들의 편에 서 있다. 그들 역시 점령과 압제 아래 있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곳에 살아가고 있는 주민들은 정말로 인권을 침해하는 세력이 어느 쪽인지를 분명히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와드 박사는 또한 "우리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일부"라며,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지만 동시에 팔레스타인 아랍인이다. 우리는 아랍어를 사용하고, 우리 스스로 팔레스타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압제 아래에 살아가고 있는 동일한 아픔이 팔레스타인 기독교인들과 다른 주민들을 하나로 묶어주고 있다며, "우리의 마음은 무슬림, 기독교인, 유대교인, 이스라엘인을 막론하고 이 불필요한 전쟁으로 피해를 입고 있는 모두와 함께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미국 가톨릭 언론인 내셔널 캐톨릭 레지스터(National Catholic Register)에 따르면 이스라엘 기독교인들은 최근 350여 회나 이어진 팔레스타인 로켓포 공격으로 인해서 피신해야 했으며, 하마스가 지배하고 있는 가자 지구의 기독교인들 역시 이스라엘군의 공습이 1,000회 가량 지속되면서 고충을 겪고 있다.
오늘날 가자 지구에 살고 있는 기독교인은 약 1,000명이며, 이들은 200만 명에 이르는 무슬림 공동체와 마찬가지로 최근 분쟁으로 인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위기에 처해 있다.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가자 지구 내에서 현재까지 200명 이상의 주민이 숨졌으며 800명이 넘는 부상자가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