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와 저가 주택의 가격 차이를 나타내는 '5분위 배율'이 지난달 최저치를 기록했다.
15일 KB국민은행 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단독·연립주택·아파트) 평균 가격의 5분위 배율은 4.9로 집계됐다. 이는 KB국민은행이 이 조사를 시작한(2008년 12월) 이후 6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5분위 배율'은 주택 가격 상위 20% 평균(5분위 가격)을 하위 20% 평균(1분위 가격)으로 나눈 값이다. 배율이 높을수록 가격 격차가 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2008년 12월 8.4로 시작한 5분위 배율은 2009년∼2013년 같은 달 기준으로 8.2→7.3→6.0→5.4→5.1로 하강 곡선을 그렸다.
올 들어서는 3월에 5.0으로 하락, 3개월간 이를 유지하다 지난달 0.1포인트 하락하며 최저점을 찍었다.
지난달 전국 5분위(상위 20%) 주택 가격은 평균 5억1천824만원으로 5년 전인 2009년 6월(5억5천951만원)과 비교하면 4천127만원 하락했다.
저가인 1분위(하위 20%) 주택 가격은 평균 1억490만원으로 5년 전(6천682만원)보다 3천808만원 올랐다.
고가 주택값이 5년 동안 7.4% 떨어진 사이 저가 주택값은 57.0%나 뛰어오르며 가격 격차를 좁힌 것이다.
서울의 주택값 5분위 배율은 지난달 4.3으로 작년 같은 달과 같았다.
1분위 가격은 2억1천775만원으로 1년 사이 337만원(1.6%) 올랐고, 5분위 가격은 9억3천212만원으로 33만원(0.00%) 상승하는데 그쳤다.
경기도의 5분위 배율은 3.6으로 지난해보다 0.1포인트 떨어졌다.
1분위 가격이 1억3천532만원으로 501만원(3.8%) 오르는 동안 5분위 가격은 4억8천370만원으로 0.4%(212만원) 내렸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부동산 침체에 따른 실속소비 현상, 전세난으로 작은 집이라도 장만해야겠다는 전세 회피 수요, 중대형 고가주택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 하락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전문위원은 "비싼 주택은 가격이 내려 고소득층의 주택 구매는 쉬워지고 저렴한 주택은 가격이 올라 저소득층의 내 집 마련은 험난해진 격"이라며 "보통 집값이 올라가면 전셋값도 따라 오르는 경우가 많아 저소득층의 주거비 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