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고등학교 전성시대를 외친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자율협사립고등학교(자사고) 축소에 나섰다. 일반고등학교로 전환하는 자사고에 대한 지원방안을 밝힌 가운데 자사고 교장들은 정책의 일관성을 주장하며 부정적 의견을 드러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특별시교육청에서 열린 '교육감과 자사고 교장과의 간담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조희연 교육감은 14일 서울시교육청에서 취임이후 처음으로 서울시 소재 자사고 교장 25명과 만난 자리를 가졌다. 간담회 형식으로 치러진 이 자리에서 조 교육감은 자사고 폐지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하고 "자발적으로 일반고로 전환하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일반고 전성시대를 언급하며 자사고 문제에 대한 큰 틀의 접근을 제시한 조 교육감은 "자사고 안에서도 사정이 다르다.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하는 과정에서 재정적 어려움이 있거나 신입생 충원이 안 돼 어려움을 겪는 자사고가 있는 것으로 안다"며 "우선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사고에 대한 일반고 전환을 위한 지원책과 정책방향에 대해 밝히고 (교장들의) 의견을 취합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사고가 우수학교가 됐다고 해서 학부모나 학생들의 고통이 해결되지 않는다"면서 "각자 현장에서 국민이 바라는 공교육 정상화와 일반고 살리기가 어떻게 하면 수용될수 있을까 하는 고민에 대한 지혜를 주시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조 교육감은 "한 번 시행된 정책을 전환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고 있지만 선거에서 드러난 민심의 큰 흐름, 교육변화의 방향이 무엇인지 함께 토론하고 협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일반고로 전환하는 자사고의 경우 기존의 서울형 중점학교라는 이름으로 지원하는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간담회에서 조 교육감은 일반고로의 자발적인 전환을 원하는 자사고에 대해 서울교육청 차원의 경제적·행정적 지원을 약속하고 학부모와 동문, 학생, 교직원 모두의 만족을 도모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조 교육감은 자사고들이 일반고로의 전환이 용이하도록 기존의 '서울형 중점학교'로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중임을 내비쳤다.

조 교육감의 방안에 자사교 교장들은 견해차를 드러냈다. 자사고 교장들은 "충분한 협의를 거쳐야 한다"며 "자사고 지정 취소는 학생과 학부모, 졸업생, 동문회 등의 반발을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자사고 뿐 아니라 외국어고등학교와 과학고등학교, 특성화고등학교가 일반고에 미친 영향의 분석이 필요하다"며 "일반고 황폐화의 원인은 단순히 자사고에만 있는게 아니다"고 주장했다.

교장들은 특히 정책의 일관되어야 함을 거듭 주장했다. 교장들은 자사고는 국가 정책에 의한 것이었으므로 정책의 일관성이 유지될 필요가 있고 25개 자사고가 5년간 투자를 통해 공교육 발전을 위해 노력해왔음을 내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교장들은 자사고가 공교육에 미친 긍정적 영향이 일반고에도 전파돼 자사고와 일반고가 상생하는 교육의 장을 만들자고 교육감에 제안했다.

한편 조 교육감은 이날 간담회를 시작으로 '일반고 전성시대'와 자사고 정책 방향에 대해 일반고 교장(16일), 자사고 교사(17일), 교육단체 대표자(17일) 등과 간담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현재 교육감직 인수위원회는 자사고 관련 공약이행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재검토 작업을 진행 중이다.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특별시교육청에서 열린 '교육감과 자사고 교장과의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모두발언을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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