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간) 유로존 경제력 3위 국가인 이탈리아의 새 총리로 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을 역임한 마리오 몬티(68) 상원위원이 지명되면서 그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마리오 몬티는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아 지방 바레세 출신으로, 보코니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후 미국 예일대에서 ‘금융거래세(토빈세)’ 개념을 만든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제임스 토빈 교수 밑에서 공부했다. 제임스 토빈은 금융시장의 질서를 지키기 위해 금융거래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토빈세’ 이론을 창시한 학자이다. 몬티 역시 독점 환경에서 은행들의 운영 방식을 연구한 클라인-몬티 모델을 내놓기도 했다.
1999년부터 2004년까지는 유럽연합(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을 지내며 글로벌 기업들이 유럽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하는 지 감시했다.
1999년 EU 경쟁담당 집행위원 시절 마이크로소트프와 제너럴일렉트릭(GE) 등 대형 다국적 기업들이 반독점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합병을 저지하고 강도 높은 규제를 하는 등 명성을 떨치기도 했다.
미국제너럴일렉트릭(GE)과 하니웰의 합병은 미국 내에서 법적 승인을 받은 450달러 규모에 달하는 거대기업의 합병이었지만 유럽 항공주주시장의 공정한 경쟁을 저해할 수 있다는 이유로 합병에 반대했고 그 뜻을 관철했다.
2004년 EU 경쟁담담 집행위원직을 마친 후에는 6년간 이탈리아 보코니대학 교수가 돼 연구 활동에 매진했다.
그러다 작년부터 이탈리아의 막대한 재정적자 문제가 드러나자 베를루스코니 총리 정부의 경제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해왔다.
최근에는 여러 차례 신문을 비롯한 각종 매체에서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무능과 실책을 강도 높게 비난하는 칼럼을 실기도 했다.
그러나 학자로, 경제 관료로 명성을 떨쳐온 그이지만 정치권의 활동이 전무하다는 이력은 취약점으로 꼽힌다.
대부분의 정당은 몬티 내각을 지지하지만, 전 총리인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소속된 자유민주당은 조건부 지지, 자유민주당과 연정인 북부동맹은 아예 시작부터 반대각를 세운 상황이다.
또 총리로 지명되기 전에 경제력이 취약한 남부의 민심을 달래기 위해 선심성 예산을 집행해 재정적자를 키운 베를루스코니 총리를 여러 차례 비판한 마리오 총리 지명자에 대한 야당 내 남부 출신들의 시각도 좋지 않은 상황이어서 앞으로의 행보가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