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북부 모술을 점령한 수니파 반군 이라크·시리아 이슬람 국가(ISIS)가 이 지역 내에 보존되고 있던 요나 선지자의 무덤을 훼손했다고 크리스천포스트가 현지 관리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모술은 구약시대 니느웨성이 있던 지역을 포함하는 니나와 주의 주도이다.
니나와 주 지역 관리인 주하이르 알 칼라비는 최근 현지 언론인 이라크 뉴스에 "ISIS 요원이 요나 선지자의 무덤을 파괴한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밝혔다. 현지에서는 유니스(Younis)로 불리는 요나 선지자의 무덤은 그의 이름을 딴 모스크 건물 안에 보존되어 있었다. 유니스 모스크는 과거에는 기독교 교회로 쓰였던 건물로 요나 선지자의 무덤 외에도 고래 뼈가 전시되어 있으며, 이 뼈는 바다에 빠진 요나 선지자를 삼킨 고래의 것이라고 전해지고 있다.
알 칼라비는 "ISIS는 모술을 침략한 뒤 유니스 모스크를 점령했고, 그 요원들이 내부에 전시되어 있는 유적들을 훼손하고 있다"며 특히 "ISIS 요원들이 요나 선지자의 무덤을 파헤쳤다는 것을 증명하는 정확한 정보들이 있다"고 밝혔다.
이라크 기독교 지도자들은 모술에서 기독교인들이 오랜 세월 동안 무슬림들과 평화를 이루고 살고 있었으나, 최근의 사태들로 인해서 2천 년간을 이어 온 이라크 기독교의 역사가 위기에 처했다고 우려를 표하고 있다.
모술과 바그다드, 키르쿠크의 칼데아 교회 대주교들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전쟁과 분파 갈등의 영향으로 이라크 기독교 인구가 2003년 150만 명에서 현재 40만 명으로 급감했다. 교인들은 터키나 레바논, 유럽과 같은 곳들로 이주하고 있고 이라크에서 기독교가 사라질 날을 앞당기고 있다"고 말했다.
루이스 라파엘 사코 대주교는 "내일의 전망은 매우 어둡다. 이 상황이 바뀌지 않는다면 기독교인들은 이라크에서 실질적으로 존재하지 않게 될 것이다. 모두 떠나버리면 기독교의 역사는 끝이 나는 것이다"고 우려했다.
최근 이라크에서는 ISIS가 모술을 점령한 뒤 수만 명에 이르는 지역 기독교인 주민들이 박해를 피해 타 지역으로 대거 이주하고 있다는 소식이 보도된 바 있다. ISIS는 모술 내 기독교인들에게 고액의 인두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이를 내지 못하는 교인들에게는 무자비한 공격을 가하고 있다.
유시프 미르키스 대주교는 "이라크에서 기독교인의 존재는 평화의 상징과 같았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공포에 가득 차 있고 이라크에서 우리의 미래를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