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협의회(WCC)가 이스라엘과 하마스에 상호 폭력 행위를 중단해 줄 것을 촉구했다. 울라프 퓍세 트베이트 총무는 10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을 통해서 이스라엘군의 공습과 하마스의 로켓포 공격을 규탄하면서, 양측에 "폭력의 순환"을 끊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트베이트 총무는 또한 최근의 사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평화 협상 실패와 두 국가 해결안 실행의 부재에 따른 것이라며, 이러한 상황이 "오늘날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용인될 수 없고 참혹한 폭력과 증오의 순환을 촉발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과 같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불법 점령 상황을 종식시키지 않으면 폭력의 순환은 계속될 것이다"고도 강조했다.
WCC의 이러한 입장 표명에는 팔레스타인 가톨릭 지도자들도 뜻을 함께 했다. 이들 역시 일련의 폭력 사태들의 근본적인 원인이 이스라엘의 불법 점령에 있다고 지적했다.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남아프리카공화국 데스몬드 투투 대주교는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해 앞서 9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서 "또 다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주민들이 상호 보복의 연속인 폭력 사태에 휘말려들었다. 이 싸움에는 승자가 없고 패자만이 있을 뿐이다"고 강조했다.
투투 대주교는 "마치 어린이들처럼 양측의 정치·종교 지도자들은 평화를 이루려는 노력 대신에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면서,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을 탄압하는 것으로 안정과 평화를 얻을 수 없고, 팔레스타인도 폭력을 행사하는 것으로는 독립을 얻을 수 없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해결되지 못할 갈등은 없고 극복되지 못할 분쟁도 없다"며, "세계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주목하고 있고 더 이상의 어린이들이 희생되기 전에 행동에 나서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촉구했다.
팔레스타인 가톨릭 지도자들은 이번 사태로 인해 목숨을 잃은 이들과 그 가족들에게 위로의 뜻을 전했다. 이들 지도자들은 "우리는 숨진 이들이 증오와 보복 속에서 폭력으로 인한 죽음을 맞이한 마지막 사람들이 되기를 기도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이스라엘 극단주의자들에 의한 팔레스타인 어린이 납치 살해 사건으로 촉발된 이번 폭력 사태에 대한 우려가 국제사회 전반으로 퍼져가고 있는 가운데, 10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안보리 긴급회의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전쟁을 피하는 것이 매우 시급하다"고 밝혔다.
반 사무총장은 양측에 휴전 합의를 촉구하면서, "양측 주민들이 영구적으로 공습의 공포 속에서 사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군의 과도한 무력 사용과 하마스의 로켓포 공격을 모두 규탄하면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에 최대한 자제를 행사해 줄 것과 충돌 확산의 위험성을 고려해 줄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반 사무총장은 또한 국제사회에도 이번 폭력 사태의 중단을 위한 중재에 나서 줄 것을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