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교회 기관지 기독교세계 지령 1,000호 감사예배 및 '감리교인 신앙의식조사 결과 발표' 세미나가 10일 정동제일교회에서 개최됐다.   ©이동윤 기자

한국교회가 위기라는 사실이 실감 나게 다가오고 있다. 교인 수가 계속 감소하고 있으며, 감리교회는 지난 3년 동안 3만 명이나 줄었다.

10일 서울 중구 정동제일교회에서 열린 기독교세계 지령1000호 감사예배 및 세미나에서, 이원규 목사(실천신대 석좌교수)는 전국 감리교회 교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면접조사 결과를 분석·발표했다. 이 면접조사는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출판국이 기독교세계 지령 1000호를 맞아 시행했으며, 전문 리서치 기관인 한국갤럽이 진행했다.

세미나에 앞서 열린 1부 기독교세계 지령 1,000호 감사예배는 손인선 목사의 사회로 영상물 상영, 황대성 목사의 축시 낭독, 허원배 목사의 기도, 전용재 감독회장의 '함께 만들어 가는 기독교세계'라는 제하의 설교, 공로·감사패 수여 및 시상, 정지강 목사의 축사, 박계화 감독(기감 경기연회)의 격려사, 고성은 목사의 '<기독교세계>의 역사와 그 참 가치를 찾아'라는 주제의 연구 발표 순으로 진행됐다.

2부 감리교인 신앙의식조사 결과 발표에서는 이원규 목사가 '한국 감리교인, 그들은 누구인가'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이 목사는 "한국교회에 빨간 불이 켜졌으며, 우선 교인이 줄고 있다"며 "감리교회를 포함해 한국의 주요 교파의 교인 수가 최근 계속 감소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 목사는 "감리교만 하더라도 지난 3년 사이 교인 수가 3만 명이나 줄었다"면서 "교인들의 신앙적 열정도 전보다 약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부흥회 등 신앙 집회에 참석하는 교인이 줄고 있으며, 문을 닫는 기도원이 늘고 있다"며 "전도는 잘 안 되며 헌금도 줄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수평이동이 아닌 새신자는 날로 감소하는 반면에, 교회를 떠나는 사람은 늘고 있다"며 한국교회의 위기를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목사는 더욱 심각한 것은, 한국교회의 사회적 공신력 상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문제를 더욱 어렵게 만드는 것은 한국교회의 눈부신 성장과는 반비례해 사회적 공신력을 잃었다는 사실"이라며 "영성, 도덕성, 공동체성을 상실하면서 한국교회는 사회적 존경과 신뢰를 잃었다"고 일갈했다.

더욱이 "한국교회는 가장 신뢰받지 못하는 종교로 전락했으며, 반기독교 운동이 크게 일어나고 있다"며 이 사안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이 목사는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 상실에는 감리교회도 그 책임을 면할 수 없다"며 "그동안 분쟁과 파벌싸움, 일부 교회와 교계 지도자들의 부도덕성 때문에 감리교회가 언론의 집중포화를 받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목사는 이제 한국교회와 감리교회가 변해야 한다고 충언하며, 이를 위해 한국교회가 신앙의 본질과 사회적 공신력을 회복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국교회가 변하지 않는다면, 미래는 암울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 목사는 한국교회가 변해야 할 방향에 대해, 우선 현실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지식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그는 "한국교회의문제를 바르게 진단할 수 있어야 이에 대한 처방이 나올 수 있다"며 "이러한 점에서 이번 기감 출판국이 시행한 실태조사와 의식조사가 의의를 찾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 목사는 기감 출판국의 조사연구를 분석한 결과를 설명하면서, 분석 결과 중 하나로 "감리교인은 너무나 모범적이며, 그러나 이중성이 보인다"고 전했다.

이 목사는 "감리교인들은 한국교회가 부도덕하고 세속화 됐다고 신랄하게 비판하지만, 자신의 출석 교회는 모든 것이 잘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한국교회 목회자는 정치적이고 성공 지향적이지만, 자신의 교회 담임 목회자는 문제가 없는 훌륭한 분으로 생각한다"고 이중적인 면을 지적했다.

또 그는 감리교인의 신앙적 이중성도 지적하며 "감리교인들은 믿음이 좋아, 하나님을 잘 믿고 교회도 잘 나오고 열심히 기도하고 성경을 읽지만, 신앙의 다른 차원, 즉 열매 맺는 삶의 문제에 있어서는 얘기가 달라진다"고 전했다.

이 목사는 "감리교인들이 사랑을 실천하고 사회정의를 수립하는 일에 그들은 무엇을 했는가"라고 질문하며, "사람들에게 모범이 될 만큼 바르고 착하게 진실된 삶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가"라고 꼬집었다.

이와 함께 이 목사는 "감리교인은 한국교회가 공신력을 잃게 된 것이 주로 교회 지도자의 탓으로 여겼다"며 "물질, 권력, 명예에 집착하는 교계 지도자들의 세상적인 욕심이 한국교회 문제의 근원이라고 보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교회 공신력 실추를 감리교에 적용해본다면, 교단 지도층의 학연과 서클 중심의 파벌싸움, 과열된 감독선거 제도, 그리고 낮은 윤리의식 등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 교수는 한국교회의 부정적인 면도 있지만, 아직도 한국교회 교인들은 신앙적 열정으로 적극적인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것은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교수는 한국교회 위기 극복을 위해 ▲성장과 성숙을 함께 지향하는 교회 ▲교인의 믿음과 삶이 조화를 이루는 교회 ▲개 교회 중심에서 지역사회 봉사를 우선하는 교회 ▲조직보다는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교회로의 패러다임 변화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한국교회의 문제를 알지만, 필요한 것은 삶과 실천"이라며 "변화와 갱신을 위한 목회자와 교계 지도자의 솔선수범이 요청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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