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기업과 정부의 부채규모가 급증해 3천300조원 돌파가 임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증권업계와 연구기관 등에 따르면 지난 6뭘 말 현재 민간기업, 공기업, 일반정부,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부채 총액은 3천283조원으로 1년 전인 작년 같은 시기의 3천106조원보다 5.7% 늘었다.

이 통계에서는 한국은행 자금순환표상 부채로 분류되는 주식ㆍ출자나 직접투자는 제외됐다. 자금순환표에서는 민간기업이 주식발행을 하거나 직접투자를 받으면 부채로 계산한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부채는 1천50조원으로 1년전의 960조원에 비해 9.4% 늘었고 일반정부(중앙정부+지방정부)는 396조원에서 419조원으로 5.9% 증가했다.

민간기업은 1천461조원으로 1년 전의 1천446조원보다 1.0% 늘었으며 공기업은 305조원에서 353조원으로 15.9% 증가했다.

올해 경상 성장률이 8%에 이른다면 올해 명목 국내총생산(작년1 1천173조원)은 1천267조원으로 계산된다.

6월 말 현재 민간ㆍ정부 부채액은 올해 명목 GDP 예상치 대비 259%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부채가 안심할 단계를 넘어섰다고 지적했다.

키움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의 부채수준과 증가속도가 위험한 수준이며 특히 개인부채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키움증권은 "개인부채 규모는 감내하기 어려운 정도다. 신용위험이 큰 자영업자의 부채가 많고 내수부진 등으로 채무자들의 상환능력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가계부채가 최근 2∼3년간의 속도로 계속 늘어나면 상당히 위험해질 수 있다. 그러나 가계부채 문제가 과거의 카드 대란 만큼의 폭발력을 갖지는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민간기업들의 회사채 만기가 내년 상반기에 집중되는 것도 한국 경제에 부담스런 요인이다.

KIS채권평가와 동양종합금융증권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에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와 여신전문 채권 규모는 보증사채와 사모사채, 자산유동화증권(ABS)를 제외했을 때 27조4천940억원에 달한다.

상반기 기준으로 이렇게 많은 규모가 만기를 맞은 사례는 없다. 연도별 상반기 액수는 2007년 9조2천500억원, 2008년 8조2천970억원, 2009년 12조8천870억원, 2010년 20조10억원 등이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내년에 한국경제의 가장 큰 위험은 금융위기가 이탈리아 등으로 확산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부채가 부담스러운 요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나은 상황에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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