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은 입원 치료 중인 이건희 회장의 상태가 서서히 호전되고 있다고 9일 밝혔다. 이준 삼성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전무)는 이날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열린 수요 사장단회의' 직후 가진 브리핑에서 이 회장의 상태를 묻는 질문에 대해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치료 경과에 대해서는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며 "서서히 나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는 10일로 만 두 달째 입원 치료 중인 이건희 회장은 지난 5월10일 서울 한남동 자택에서 호흡곤란 증상을 보이다 쓰러져 곧바로 자택 인근 순천향대학병원 응급실로 옮겨져 심폐소생술(CPR)을 받았다. 이후 서울 삼성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져 저체온 치료와 진정치료 등을 받았다.
삼성에 따르면 이 회장은 최근 들어 8~9시간 정도 눈을 뜨고 손발을 움직이는가 하면, 문안인사 시 눈을 맞추는 등 외부자극에 대해 점차 강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건희 회장이 부재에 따라 가장 유력한 경영후계자인 이재용 부회장의 역할이 커졌다는 평이다. 그간 이 부회장은 그룹 콘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을 관장하는 최 부회장의 도움을 받아 반도체 공장 근로자의 백혈병 등 직업병 발생 문제, 그룹사 전반적 사업구조 재편, 삼성전자서비스 금속노조 농성 등 굵직한 이슈 대응책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지난 2분기 삼성전자 실적이 5분기만에 매출액 53조원 밑으로 떨어지고 영업이익도 지난해 2분기 9조5천300억원보다 25% 떨어진 8조4천9백억원을 기록했다. 이 부회장은 이 회장의 부재 속에 삼성전자의 바람을 이뤄야하는 자리에 섰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