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병역을 거부한 '여호와의 증인' 신도에게 징역을 확정했다. 이는 법원이 양심적 병역거부가 병역법 위반으로 처벌 대상이라는 기존 판례를 재확인한 것이다.
대법원 1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입영을 거부해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모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1년6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9일 밝혔다.
재판부는 "헌법재판소가 양심적 병역 거부에 대한 처벌이 합헌이라고 결정했고 대법원도 종교적 신념에 따른 입영 거부행위가 병역법에서 처벌 예외사유로 규정한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결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유엔자유권규약위원회가 양심적 병역 거부를 인정하라는 권고안을 제시했다고 해도 이것이 법률적 구속력을 갖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 2004년 7월 양심적 병역거부가 유죄라고 확정했고, 헌재도 같은 해 8월 입영 기피행위를 처벌하는 규정인 병역법 88조 1항에 대해 합헌 결정한 바 있다.
이후 병역법 위반으로 유죄 판결이 잇따르자 '여호와의 증인' 신도들은 유엔 자유권규약위원회에 청원을 제기해 지난해 10월 '한국정부가 유엔자유권 규약을 위반했다'는 결정과 함께 구제 조치를 마련하라는 내용의 권고안을 이끌어 냈다.
여호와의 증인 신도인 이씨는 지난해 8월 입영 통지서를 받고도 입영일로부터 3일이 지나도록 입영하지 않아 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