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사고 이후 첫 기관보고가 국회에서 열렸다. 국회의원들은 정부기관을 상대로 사고 이후 초기대응 미흡이 참사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이를 집중 추궁했다.
국회 세월호 침몰사고의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는 30일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안전행정부, 국방부, 전라남도, 전남 진도군으로부터 첫 기관보고를 받았다.
여기서 국방부와 해양경찰청은 초동대응 실패를 주로 지적받았고 안전행정부는 재난 컨트롤타워로서 제 역할을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각 부처의 장관들은 의원들의 지적에 고개를 숙였다.
새누리당 경대수 의원은 "목포 해경과 전남도 업무보고에 나온 사고접수 시간이 6분이나 차이가 났고 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초기 태도를 보면 368명을 구조했다고 하다가 175명으로 바꿨다."고 지적하며 재난 발생시 대처에 의문을 드러냈다. 같은 당 권성동 의원은 안행부에 책임을 물으며 "세월호 사건의 원인은 무리한 화물 과적과 낮은 의식 수준, 관리·감독을 책임지는 해수부와 해경의 유착, 아마추어보다 못한 초동대치로 인해 발생한 일"이라며 "국가재난의 컨트롤 타워를 담담해야할 안행부가 조정 역할을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권 의원은 "경찰은 사고당시 '세월호 선장이 (승객들에게)바다로 뛰어내리라'고 했다고 보고했는데 이준석 선장은 그런 지시를 한 적이 없다. 정부 보고가 엉터리였다"고 질타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광진 의원은 국방장관을 향해 "김 장관은 오전 9시27분에 보고를 받았고, 3함대 사령부는 9시3분에 인지했다. 하지만 출동명령을 내린 것은 9시34분이다"며 "그런데 31분이 지나서 출동 명령을 내린 이유가 뭐냐"고 따졌다.
같은 당 김현미 의원은 "해군 헬기와 해경구조대의 출동 일지를 해군 3함대는 오전 9시40분에 출동해 10시1분에 도착한 반면 122구조대는 배가 전복된 후인 12시15분에 도착했다"며 "해경 122 구조대는 1㎞밖에 안 되는 해군의 길을 왜 이용하지 못했느냐. 군경이 긴밀하게 제대로 교신했다면 바보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질타했다.
같은 당 민홍철 의원은 "세월호는 6000톤 이상의 선박으로 국군의 레이더망에 실시간으로 항적이 감지된다"며 "참사 당일 국방부가 세월호의 항적을 발견하지 못했는데 유사시에는 적군의 동태도 파악하지 못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든다"고 비판했다.
이 과정에서 청와대에 대한 책임론도 부각됐다. 새정치연합 김현 의원은 "이번 참사에 제 역할을 못한 안행부를 만든 유민봉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이 왜 다시 국가안전처를 설계했는지 모르겠다"며 유 수석에 대한 책임론을 제기했다.
이날 회의에는 특위가 요청한 39명 중 37명의 증인이 출석했으며, 김 국방장관은 오후 이임식 참석을 위해 오전에만 자리를 지켰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 소속 희생자 가족들도 방청석에서 기관보고를 지켜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