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다드=AP/뉴시스】 북부 시리아와 이라크의 넓은 지역을 점거한 이슬람 무장단체 '이라크·레반트 이슬람 국가(ISIL)'는 29일 현재의 점령 지역에 이슬람 국가를 건설했다고 선언했다.
원래의 알카에다 계열에서 이탈한 ISIL은 명칭도 '이라크·레반트'를 생략한 채 '이슬람 국가'로 개칭한다고 온라인으로 선언했다.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은 지난날 수백 년 동안 여러 가지 형태로 중동 지역을 통치했던 최고 통치자 칼리프 체제의 이슬람 국가의 재건을 꿈꿔왔다.
ISIL 대변인 알 아드나니는 이 그룹의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가 이 이슬람 국가의 새 지도자 즉 칼리프라고 선언하면서 이들이 통치하는 지역에 거주하는 모든 사람들이 그에게 충성을 맹세하고 그를 지지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이어 기존의 '왕국(emirates)' 단체 국가 및 기관들은 이 칼리프의 권위가 신장됨에 따라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알 아드나니는 이제 칼리프 국가가 성립됨으로써 이 단체는 이름도 '이라크·레반트'를 생략하고 '이슬람 국가'로 부르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 '이슬람 국가'의 영토가 북부 시리아에서 이라크 북부 디얄라주에 이른다고 막연하게 말했다.
이날의 선언이 시리아와 이라크 현지에서 어떤 영향을 줄지는 미상이지만 애널리스트들은 그것이 광범위한 지하드 공동체에 드라마틱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브루킹스 도하 센터의 비지팅 펠로우 찰스 리스터는 이것이 세계적으로 알카에다 계열에 영향을 주며 "독립적인 지하드 단체들은 이제 '이슬람 국가'를 지지하고 합세할 것인가 이에 반대할 것인가를 선택해야 할 판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슬람 국가'선언은 그들에게 충성을 서약하지 않은 어떤 단체건 이슬람의 적으로 간주할 것임을 밝히고 있다"면서 "이미 '이슬람 국가'는 시리아의 지하드 분파들로부터 찬성이나 반대의 성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리스터는 이런 판정 기간이 극히 중요하며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리스터는 그러나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은 지난 수 년 동안 국제적으로 지하드의 횃불을 치켜들었던 조직인 알카에다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메일에 쓴 코멘트에서 "이 선언은 알카에다에 커다란 위협을 제기한 것"이라면서 젊은 지하디스트들은 갈수록 '이슬람 국가'를 지지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들은 '이슬람 국가'가 잔인한 전술로 급격한 성과를 얻는 능력에 경도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알 바그다디는 알카에다 지도자 아이만 알 자와히리와 오랜 동안 의견 충돌을 빚다가 알 자와히리가 알 바그다디에게 시리아로부터 물러나라고 요구한 것을 거부함으로써 그 불화가 외부에 알려졌다.
알 자와히리는 올해 초 '이슬람 국가'를 정식으로 부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