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주일기념 특별포럼이 연지동 기독교회관에서 열리고 있다.

제494주년 종교개혁주일기념 특별포럼이 ‘한국교회, 세속화를 경계한다’를 주제로 10일 오후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 대강당에서 개최됐다.

포럼은 김명혁 목사(한복협 회장)가 설교한 예배 이후 진행됐다. 인사말을 전한 박노원 목사(한국교회개혁연대 공동대표)는 “오늘 우리에게 꼭 필요한 일들을 더 열심히 토론하고 연구함으로써 한국교회가 새로워지기를 소망한다”며 “기독교의 성적 타락 문제를 꾸준히 관심을 갖고 운동을 전개해 왔는데 좀더 심도있는 문제제기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주최측은 “아가서는 솔로몬이 지은 1005편의 노래 중에서 가장 귀한 ‘노래 중의 노래’이자 ‘시집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집’일 뿐 아니라 유대인의 가장 귀한 절기인 유월절에 낭독되는 사랑의 말씀”이라며 “현재 일각에서 이를 철저하게 왜곡해 한국교회를 내부에서 세속화시키고 있는데도 많은 교회들이 침묵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취지를 밝혔다.

양원준 장로(종교근본주의연구소 이사) 사회로 진행된 2부 포럼에서는 강연 후 성명서가 발표됐다. 이광원 목사(대한기독신문)가 낭독한 성명서에는 “절대절명의 위기 가운데 있는 한국교회는 종교개혁의 의미를 되새기며 제2의 개혁운동에 나서야 한다”며 “성경으로 돌아감은 물론, 교파분열과 교회갈등을 극복하고 합력하여 선을 이루며, 한국교회 도덕성 회복운동을 전개해 나가자”는 내용이 담겼다.

“<하나되는 기쁨>, 성경을 성행위 지침서로 왜곡”

▲일부 가정사역자들이 전국을 다니며 교재로 쓰고 있다는 <하나되는 기쁨>을 들어 보이며 강연중인 이재실 목사.
먼저 ‘아가서의 성애적 해석이 옳은가?’를 발표한 이재실 목사(두란노신학연구원)는 “성(聖)경을 성(性)경으로 둔갑시킨 <하나되는 기쁨>은 처음부터 끝까지 아가서를 남녀의 성이라는 편견의 시각에서 일관되게 해석하고 있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며 “더욱 놀라운 점은 가정사역을 한다는 전문가들이 이 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 목사는 “특히 책에 추천서를 쓴 가족관계연구소장 정모 목사는 ‘본서에는 전혀 비성경적이거나 비윤리적인 요소가 없고, 오래 전부터 정통 신학자들이 펼쳐 온 견해’라 변론하고 있다”며 “이 책은 아가서와 성경 많은 구절들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마치 성경을 성행위 지침서처럼 왜곡하는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목사에 따르면 아가서는 한 마디로 ‘하나님 뜻에 따라 남녀간에 나누는 사랑의 기쁨’을 담고 있으며, 이는 인간 상호간의 순수하고 아름다운 사랑은 하나님의 선물이라는 의미다. 아가서에 나타난 남녀간의 은밀한 사랑은 성도를 향하신 하나님의 크신 사랑을 축약해 놓았다. 결론적으로 문자적으로는 평범한 남녀의 사랑 이야기이지만, 역사적으로는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의 사랑 이야기이고 복음적으로는 예수 그리스도와 성도들의 사랑 이야기인 셈이다.

이 목사는 <하나되는 기쁨> 내용들을 아가서 장별로 조목조목 반박한 다음,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인간의 본래 형상을 찾기 위해 위로 하나님과의 관계를 바르게 하고, 인간 본래 형상을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회복해 가야 한다”며 “남녀는 동반관계 속에서 신앙성숙으로 나아가야 하고, 하나님께서는 우리와 교제하려 하시고 신비한 연합을 원하신다는 관점에서 아가서를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포도원을 허는 여우’는 남녀 육체관계를 방해하는 것?”

이어 문병길 목사(종교근본주의연구소장)는 ‘간음과 음행은 이단보다 더욱 무섭다’ 발제에서 “하나님은 사람을 사랑의 짝으로 지으셨기에 성경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는 것이 간음과 음행이고, 교회의 그림자인 가정도 가장 중요한 것이 사랑이요, 가장 경계해야 하는 것이 간음과 음행이다”며 “그러기에 간음과 음행은 이단보다 더욱 무섭고, 바로 하나님의 질투의 대상”이라고 전했다.

문 목사는 “간음과 음행은 각자의 믿음의 근본과 관련된 문제인데다 당장 막을 수가 없어 교회를 내부로부터 허물고 있고, 더 무서운 것은 기독교 복음의 파괴”라며 “성폭력 피해자들은 ‘내가 믿는 하나님이 어디 있는가, 하나님의 종이라는 사람이 이렇게 할 수 있는가’ 하며 신앙의 체념과 포기와 더불어 영혼의 혼란과 믿음을 왜곡하는 단계에까지 이르고 있다”고 토로했다.

특히 <하나되는 기쁨>이 아가서에 등장하고 있는 ‘포도원을 허는 작은 여우’를 남녀간 사랑을 방해하는 것, 구체적으로 육체관계에서 오르가즘을 방해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데 대해 “해괴망측한 주장”이라며 “이는 황무지의 굴 등지에 홀로 서식하면서 과즙을 즐겨 포도원을 망치곤 했던 여우를 교회를 망치고 황폐화시키는 악한 거짓 선지자에 빗댄 표현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렇듯 포도원을 허물고 있는 ‘여우’를 잡을 유일한 길은 성경 말씀에 의지하는 ‘믿음의 도’를 확실하게 지키는 것 뿐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그는 “그리스도와 교회가 ‘하나됨’의 비밀을 알지 못하고 이를 세속화시켜 부부의 성적 결합으로만 체험할 수 있다는 주장이 공공연하게 전개돼도 이를 방관하고 있는데, 이것이 바로 배도의 길이요 세속화의 길”이라며 “현재 한국교회의 대표적인 세속화는 가정사역이라는 이름으로 ‘색욕거리’인 세상 성문제를 교회에까지 끌고 들어와 성도들의 영혼을 파괴함으로써 성경말씀과 멀어지게 하고 있는 일”이라고 개탄했다.

“가정사역, 방법론은 도구일 뿐 기도하며 맡겨야”

▲발제자들의 모습. 왼쪽부터 이재실 목사, 양원준 장로, 문병길 목사, 김기홍 목사.

마지막으로 김기홍 목사(분당아름다운교회)는 ‘한국교회 가정사역 어디로 가야 하는가?’ 강연에서 “가정은 하나님께서 남녀를 창조하신 뒤 가장 먼저 주신 선물이고, 여기에 다시 교회를 주셔서 영적 가정이 되게 하심으로서 개개 가정이 하나님의 생명을 받아 가정의 역할을 바로 하게 하셨다”며 “그러므로 교회는 항상 가정을 위해 무엇인가 하지 않을 수 없고, 교회가 가정을 향해서 하는 모든 일이 가정사역”이라고 정의했다.

김 목사는 “교회는 그대로 영적 가정이므로 교회사역은 그대로 하나님이 아버지, 교회는 어머니, 성도는 모두 자녀가 되는 가정사역이 된다”며 “교회가 신앙공동체로서 역할을 바르게 한다면 구성원들은 각자 가정에서도 신앙공동체를 구성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목회자가 교회성장만 생각한다면 가정사역과 공동체로서의 교회는 존재할 수 없고, 교인 수 늘리는 게 주 목표가 될 때 그 지역교회는 영적 가정으로서의 공동체는 될 수 없다”며 “그러나 가정사역이 잘 되어 교회가 정말로 영적 가정 역할을 한다면 어느 정도의 교인 수 증가는 저절로 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목사는 “이러한 공동체적 치유가 없을 때 이런 음란한 아가서 강해식의 부부관계 상담도, 심리학을 기반으로 한 내적치유상담도 생기지만, 큰 교회에서 하는 여러 프로그램 자체만으로는 안 된다”며 “예수가 해결하신 것은 인간의 죄이고, 방법론은 도구일 뿐 문제 가정을 하나님께 맡기고 기도해야 해결이 나온다”고 강조했다.

이번 포럼은 한국교회개혁연대, 한국교회평신도지도자협회, 종교근본주의연구소 등이 공동 주최했으며, 개혁포럼준비위원회가 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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