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의 저명한 민주 및 인권운동가로서 국제적 명성을 누리던 여성인 살와 부가이기스가 벵가지의 자택을 침입한 무장괴한들에게 피살됐다고 경찰이 26일 발표했다.

변호사이자 인권 운동가인 부가이기스는 2011년에 일어난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에 대한 봉기에서 앞장섰으며 카다피 정권이 붕괴한 뒤에는 나라를 어지럽히는 극단적 이슬람주의자들에 대한 반대 운동에 투신했다.

그녀를 살해한 무장괴한들의 정체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는 리비아 제2의 도시인 벵가지에서 세속적 행동가, 판사, 온건파 성직자, 경찰 및 군인들을 자주 살해해 왔다.

부가이기스는 25일 밤 총선 투표를 마치고 돌아온 지 몇 시간 뒤에 머리에 총을 맞고 몸을 칼에 여러 번 찔렸다고 경찰 대변인 이브라힘 알 샤라는 말했다.

그는 병원에 실려갔으나 부상으로 사망했다고 알 샤라는 말했다.

벵가지 시의원인 그의 남편도 사고 당시 집에 있었으나 사건 뒤 행방불명 돼 납치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경찰은 말했다.

부가이기스의 친구인 하나 모하메드는 리비아의 아흐라르 TV에서 부가이기스가 수도 트리폴리에서 투표차 벵가지에 왔다가 변을 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살해 위협으로 가족과 함께 요르단으로 피신하기도 했다. 그의 아들 와엘은 올 해 초 납치를 모면했다.

그와 남편은 최근에야 귀국해 트리폴리에 머물렀다.

미국 대통령 안보보좌관 수잔 라이스는 이 사건이 악랄하고도 무의미하다고 비난했다.

카다피가 몰락한 뒤인 2011년 11월 부가이기스를 만났다는 그는 "나는 그의 용기 지도력 그리고 평화롭고 민주적인 리비아를 건설하려는 헌신적 자세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부가이기스를 "용감하고 존경받는 인권 수호자"라면서 리비아가 폭력을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가이기스는 벵가지에서 가장 유서깊고 저명한 가문의 태생으로 시민전쟁 이후에는 국제회의에 리비아 대표로 자주 참석했다.

그는 카다피가 집권하던 시절에는 트리폴리의 악명높은 아부셀림 교도소에서 수감자 가족들을 대변했었다.

그는 주로 벵가지 출신 이슬람주의자들로서 수감 중 실종된 1200명의 진상을 공개하도록 정부에 요구하기도 했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리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