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세월호 실소유주인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 등 세월호 침몰사고 책임자들을 상대로 재산가압류에 들어갔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법무부는 정부를 대리하는 정부법무공단을 통해 유 전 회장과 이준석 세월호 선장 등 세월호 참사에 책임이 있는 이들의 재산에 대해 가압류를 신청했다.
정부가 설정한 피보전채권액은 4천31억5천만원이다. 정부는 이 금액으로 희생자 구조·수습, 가족들에 대한 지원비용 등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정부의 지출 일체와 인양작업을 비롯해 앞으로 들어갈 예상비용, 정부가 우선 부담할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금을 충당할 것으로 알러졌다.
정부는 부동산, 선박, 채권, 자동차 등에 대해 다양한 형태의 가압류를 신청했다. 채무자로는 유 전 회장을 비롯해 이준석 세월호 선장과 선원 8명, 청해진해운 법인, 김한식 청해진해운 대표와 직원 4명 등을 특정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그간 선 보상 후 구상권 행사 방침을 언급한만큼 정부의 이번 가압류 신청은 세월호 희생자 보상의 첫 단추라는 평이다. 또한 세월호 참사 책임자들이 재산을 빼돌리지 못하게 선조치한다는 의미도 담겨있다.
이날까지 법원이 접수한 사건 수는 총 13건이다. 사건은 53단독, 59단독, 78단독 등 3개 재판부에 배당됐다. 법원은 이날 비공개로 가압류 신청사건 심문기일을 열고 가압류 신청서를 검토, 일부 오류가 있는 신청재산과 청구금액에 대한 보정명령을 내렸다. 법원은 정부 측으로부터 보정서가 제출되면 조속한 시일 내에 가압류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법무부 관계자는 "사고책임자들의 책임 재산을 확보하기 위해 형사 절차와는 별도로 가압류 등 보전 처분을 신청한 것"이라며 "아직 본안소송을 제기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