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강원도 고성군 22사단 GOP(일반전초)에서 동료들을 향해 총기를 난사 3명을 숨지게 한 임 모(22) 병장이 사건 진술을 거부했다. 임 모 병장의 총기난사에 희생된 장병들의 유족들은 장례절차 진행을 중단하며 국방부 장관의 명담을 요구했다.
26일 국방부 관계자에 따르면 의식을 회복한 임 병장은 1차 수사 과정에서 육군 중앙수사단 수사관계자에게 진술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임 병장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한 뒤 구체적인 범행 동기 등에 대한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임 병장이 묻는 말에 거의 대답을 하지 않고 있어 사고자에 대한 대면 조사가 상당히 길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1차 수사단계서부터 임 병장이 진술을 거부하면서 이번 사건 정황에 대한 진실이 나오기까지 시일이 걸리게 됐다. 임 병장에게 희생된 장병들의 유가족들은 영결식을 하루 앞두고 모든 장례절차 진행 중단을 선언했다.
이들은 합동분향소가 차려진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에서 오전 8시40분부터 40여분간 회의를 거쳐 이렇게 결정하고 국방장관 면담을 요구하고 나섰다.
유족들은 김관진 국방장관의 전날 국회발언을 언급하며 "피해자(희생 장병)가 마치 가해자인 것처럼 말해 희생 장병들에게 (이번 사건의) 책임을 돌리려는 것 아니냐"며 크게 반발했다. 그러면서 임 병장이 자해를 기도하기 전에 쓴 메모를 유족들 핑계로 공개하지 않은 김 장관의 발언에도 불만을 나타냈다.
25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한 김관진 장관은 "경계 부대의 관리 분야가 소홀히 다뤄져 이번같이 큰 사건을 유발한 것에 사과한다"며 "집단 따돌림이라는 현상이 군에 존재한다. 그러나 (이번 사건) 원인이 그것뿐이냐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유족은 임 병장 메모와 관련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유족들은 임 병장의 메모 공개를 반대한 적 없는데 국방부가 거짓말하고 있다"고 짧게 밝힌 뒤 자세한 언급은 꺼렸다.
유족들은 국방장관 면담 등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공동기자회견을 열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임 병장은 이날 강릉 아산병원에서 국군 강릉병원으로 이송됐다. 군은 이곳에서 임 병장에 대한 수사와 치료를 병행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