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왕으로 이 세상에 오신 주님! 우리는 64년 전 이 땅위에서 벌어졌던 비통했던 형제와의 싸움을 기억합니다. 서로에게 총과 칼을 겨누며 미워하고 죽이기를 서슴지 않던 지난 날 이래로 이 땅의 온전한 평화는 지금까지 찾아오지 않았습니다···오 일치의 주님, 대립과 분열로 깨어져 피로 물들었던 이 땅을 다시 회복시켜 주사 화해와 평화의 옥토가 되게 하소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김영주 목사) 화해통일위원회가 주최한 '2014 민족화해주간 예배 및 강연회'가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개최됐다.
이날 예배 참석자들은 "주님께서는 자신의 몸을 바쳐서 막혔던 담을 헐고 원수로 하여금 그들을 화해시켜 하나로 만드셨다"며 "우리도 남과 북의 막혔던 담을 헐고, 민족을 화해시키는 일에 뜻과 책임이 있다"고 결단의 고백을 했다.
'죄인들도 그만한 일은 한다'(눅6:27~36)라는 제목으로 설교를 전한 방현섭 목사(함께나누는세상 사무국장)은 "전역을 3개월 앞둔 임 모 병장이 총기난사 후 탈영을 한, 가슴 아픈 일이 발생했다"며 "언론은 고문관으로 몰고 있지만, 근본적 원인은 분단에 있다는 걸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방 목사는 "한반도 전체가 분단병을 겪고 있다"면서 "민족이 화해하지 않으면, 수많은 젊은이들이 앞으로도 희생 당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사업상 북한을 방문해, 개성 사람들을 만났을 때 그들은 우리와 똑같은 모습이었다"며 "평양과 남포 및 사리원에 갔을 때도 '마귀'와 같은 사람은 없었다. 그들도 우리와 같은 관심사를 가진 동포였고 이웃이었다"고 말했다.
더불어 "가족과 친척에게 잘해 주는 것은 죄인들도 잘하지 않겠느냐"며 "원수를 사랑하라는 성경의 말씀에 비춰 볼 때도, 민족 화해의 명령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라고 권면했다.
조헌정 목사의 축도로 예배를 마친 후, 박태균 교수(서울대)가 '6.25 한국전쟁의 올바른 이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박 교수는 적대적인 남북 관계를 하루 빨리 청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전쟁에 대해 이제는 초점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누가 먼저 총을 쏘았는가. 그러나 그것에만 묶여 있다면 냉전적 인식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며 냉전적 사고에서 탈피할 것을 주문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전쟁은 사실상 모두에게 실패한 전쟁"이며 "전쟁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박 교수는 "한국전쟁과 수십년 간의 한반도 냉전으로 수많은 유무형의 비용을 쏟고 있다. 분단 비용을 우리 후대에게도 똑같이 치르게 할 수는 없다"며 한반도 평화와 긴장된 남북관계 개선을 강조했다.
이날 박창빈 목사(전 월드비전 부회장)는 '평화의 고백 - 전쟁 1세대의 고백'을 낭독하며, "하나님의 평화를 거부한 잔인한 싸움판이 됐던 이 땅에 우리들은 매일 두려움과 슬픔에 떨어야 했었다"며 "서로 다른 생각과 판단으로 쏘아댔던 증오와 정죄의 화살은 오히려 우리 자신을 찌르는 화살로 되돌아왔고 우리를 더 아프고 메마르게 했다"고 전했다.
박병권 목사(한국기독교사회봉사회)는 '전쟁 2세대의 고백'에서 "한반도에 살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전쟁이라는 아픈 역사가 있었다"며 "그러나 그 아픔을 내 것이 아니라 남의 것, 남의 나라 일로만 생각하고 지낸 우리였다"고 말했다.
박 목사는 "우리의 이웃들이 배고픔에 허덕이고, 그들의 자유와 행복의 목마름에 외면한 우리였다"며 "우리의 이 못난 모습들을 주님 앞에 내려놓고 회개하며, 우리의 허물을 용서해 주옵소서"라고 고백했다.
김소형 총무(예장 통합 청년회전국연합회)는 '전쟁 3세대의 고백'을 통해 "그리스도의 마음을 품어 분단으로 인해 우리 민족이 겪고 있는 아픔에 대해 알게 하소서. 이 땅의 정의롭게 평화로운 관계를 확보하기 위해 기독청년들이 먼저 일어나 준비하게 하소서"라고 한반도 평화를 기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