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남한산성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선정됐다. 국내 11번째, 도내 3번째다.
도는 22일(한국시각) 오후 카타르 도하 국립컨벤션센터(Qatar National Convention Centre)에서 열린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WHC; World Heritage Committee) 제38차 회의에서 '남한산성'의 세계문화유산(World Cultural Heritage) 등재가 확정됐다고 밝혔다.
국내 유적이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것은 지난 2010년 '한국의 역사마을 양동·하회' 이후 4년 만이다.
이로써 우리 나라는 석굴암·불국사와 해인사 장경판전, 종묘(이상 1995년), 창덕궁, 수원 화성(1997년), 경주 역사유적지구, 고창·화순·강화 고인돌 유적(이상 2000년), 제주 화산섬과 용암 동굴(2007년), 조선왕릉(2009년), 하회·양동 역사마을(2010)을 포함해 11건의 세계유산을 보유한 국가가 됐다. 이 가운데 수원 화성과 조선왕릉 등 3건이 도내에 있다.
이날 위원회는 49건의 등재신청 유산 가운데 사전 완전성 평가에서 탈락한 9건을 제외한 40건을 대상으로 심사했다. 남한산성은 24번째로 심사 대상에 올라 '등재(Insribe)' 유산으로 분류됐다.
남한산성은 세계문화유산 자문기구인 ICOMOS(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로부터 동아시아에서 도시계획과 축성술이 상호 교류한 증거를 지닌 군사 유산으로 세계 유산적 가치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형을 이용한 축성술과 방어전술의 시대별 층위가 결집한 초대형 포곡식(包谷式) 산성이라는 점도 높은 점수를 얻었다.
효과적인 법적 보호 체계와 보존정책 등으로 상태도 양호한 것으로 조사됐다.
광주시와 성남시, 하남시 등 3개 시(市)에 걸쳐 있는 남한산성은 1963년 1월 사적 제57호로 지정된 산성이다. 크게 성곽을 중심으로 하는 산성과 행궁 구역으로 나뉘는데 행궁은 임금이 임시 거주하던 왕궁이었다.
성곽의 길이는 모두 11.76㎞로 본성이 9.5㎞, 외성이 2.71㎞이다. 면적은 총 3만6447㎢로 성 안쪽이 2317㎢(6%), 성 바깥쪽이 3만4130㎢(94%)를 차지한다.
산성 내에는 수어장대, 연무관, 숭열전, 청량당, 현절사, 침괘정 등 6개의 도 지정문화재가 있으며 망월사지와 개원사지 등 도 기념물도 2개가 있다.
현장에서 심사를 지켜본 김문수 도지사는 "오늘 이곳, 이 자리에서 남한산성은 새로운 미래를 향한 또 하나의 발걸음을 내딛게 됐다"며 "대한민국과 경기도는 동아시아 역사 중심인 남한산성의 인류 보편적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 체계적으로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는 남한산성의 문화유산 등재를 기념해 다음달 24일 남한산성 행궁에서 대규모 축하 행사를 연다. 다음날인 25일에는 수원 라마다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국내외 세계유산 전문가가 참가하는 '남한산성 등재 기념 국제학술심포지엄'을 개최한다.
중장기적으로는 ▲국제적 기준의 남한산성 유형·무형유산의 체계적인 보존관리 계획 수립과 ▲대폭적인 관광객 증가에 대비한 방문객 관리시스템 구축 ▲도내 세계유산인 수원화성, 조선왕릉을 연결하는 문화관광벨트 조성 등을 구상 중이다.
■세계문화유산 = 국제연합교육과학문화기구(유네스코; UNESCO)가 1972년11월 제17차 정기총회에서 채택한 '세계 문화 및 자연유산 보호협약'에 따라 구성한 세계유산위원회가 협약에 가입한 191개 국의 문화유산 가운데 선정한다.
세계유산은 역사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가지는 문화유산과 지구의 역사를 잘 나타내는 자연유산, 이를 합한 복합유산으로 구분된다. 지난 해 말까지 172개국 987건의 유산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세계유산위원회는 매년 6~7월 회의를 열어 각국이 신청한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에 대한 등재여부를 결정한다. 세계유산신청서 제출에서 등재 결정까지 보통 1년 반 정도가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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