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10대 초반의 어린 나이에 미쓰비시중공업 나고야 항공기제작소에 동원된 강제노역 피해자들이 미쓰비시중공업 주주들을 상대로 근로정신대 문제 조기 해결을 촉구한다.
오는 26일 오전 일본 도쿄에서 미쓰비시중공업 정기 주주총회가 예정된 가운데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은 일본 지원단체인 '나고야 미쓰비시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을 지원하는 모임'과 함께 이 회사 주주들을 상대로 조기 해결을 촉구하는 선전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미쓰비시중공업은 '일본에 가면 돈도 벌고 상급학교에 진학도 시켜준다'며 1944년 5월경 광주전남·대전충남 등지에서 약 300여명의 10대 초반 어린 소녀들을 동원해, 군용 정찰기를 생산하는 나고야 항공기제작소에서 일본이 패전할 때까지 임금 한 푼 없이 강제노역을 시킨 바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광주전남 지역에서 동원된 6명의 소녀들은 1944년 12월 7일 발생한 지진에 의해 현지에서 사망했으며, 구사일생으로 해방 후 고향에 돌아온 피해자들 중에서도 '위안부'로 잘못 알려져 결혼 후 파혼의 아픔까지 겪기도 했다.
광주지방법원은 지난해 11월 1일 피해 할머니와 유족이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일부 승소 판결을 했으나, 미쓰비시가 판결에 불복해 항소함에 따라 현재 광주고등법원에서 다툼을 진행 중이며, 다음달 9일 결심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일본정부와 미쓰비시중공업은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으로 일단락된 문제라며 1심 판결에 강한 불만을 표시한데다 다른 사건의 전례를 볼 때 2심 판결이 나더라도 대법원에 또 다시 상고할 가능성 있어 문제 해결은 아직 요원한 상태다.
특히, 피해자들이 이미 80대 중반을 넘긴 고령인 점을 감안, 재판으로 마냥 시간을 허비하는 것은 피해자들에 대한 또 다른 비인도적 행위임을 주주들에게 직접 강조해 자발적인 조기 해결을 촉구할 예정이다.
한편, 오는 20~23일까지 동경에서는 한일 양국의 시민단체 활동가와 학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1965년 한일협정체제의 극복과 동아시아의 평화'를 주제로 '역사NGO대회 in 동경'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