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를 두고 청와대가 곤혹해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문 후보자에 대한 임명 동의안 재가를 21일 중앙아시아 순방 이후로 연기했다. 공식 입장은 순방에 따른 바쁜 일정을 들었지만 일각에선 박 대통령이 민심의 추이를 보고있다는 관측이다.

문 후보자는 19일 오전 출근하면서 "밤사이에 (입장) 변화가 없다. 저는 어제 말한 것처럼 오늘 하루도 제 일을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문 후보자가 사퇴입장을 드러내지 않고 일단 버티는 입장을 보이면서 청와대로서는 문창극 후보자에 대한 사퇴압박도 정치적 부담을 느끼게 됐다.

문 후보자로 계속 나가기에는 그를 반대하는 야당 뿐 아니라 여당 내 사정이 좋지 않다. 7월 중순에 열리는 새누리당 전당대회서 당권주자들이 잇따라 청와대를 향해 결단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친박 실세인 서청원 의원은 18일 기자들에게 "당과 국민을 위해, 현 정부를 위해서라도 본인이 스스로 판단해서 모두에게 부담주지 않고 (사퇴)하는 것이 좋지 않겠나. 스스로 퇴진하는 게 좋지 않겠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비주류를 대표하는 김무성 의원도 "대통령과 당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는 본인(문 후보)의 결단이 필요하다"며 일단 지켜보자던 기존 입장에서 선회했다.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해 문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과한다 해도 여야 내 반대기류로 인준안 표결이 어려운 상황에 놓인것이다.

국정을 바라보는 민심 또한 녹록치 않다. 19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전국 성인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지지도가 날이 갈수록 떨어지기 떄문이다.

하루 전 42.7%를 기록했던 박 대통령에 대한 국정수행 지지율은 이날 41.4%에 이름으로써 40%대 붕괴에 임박했다. 부정적 입장을 밝힌 비율도 문 후보의 문제발언이 보도된 11일 41.8%에서 19일에는 51.7%까지 치솟았다.

우호적이던 당내 분위기와 여론이 나날히 변해가면서 청와대로서는 문 후보자로 인한 국정운영 부담감을 주목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7.30 재보선이 '미니총선'급으로 중요성이 커지면서 문 후보자로 인한 논란이 민심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세울수 밖에 없게된 것이다.

앞서 청와대는 박 대통령의 순방 뒤 재가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방침을 밝힘으로써 우회적으로 문 후보자에 대한 사퇴를 암묵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11일 문 후보자의 논란이된 발언이 논란이 되었음에도 이후 청와대 및 내각개편에 나서며 문 후보자 임명을 추진했다. 그러다 순방중인 지난 17일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이 우즈베키스탄 순방 중 브리핑에서 "총리 및 장관의 임명동의안과 인사청문요청안은 귀국해서 재가하는 것을 검토할 예정"이라는 박 대통령의 입장을 내놨다. 그럼에도 문 후보자가 청문회행을 거듭 밝힌 것은 청와대가 사퇴압박을 주고있다는 설득력이 힘을 얻는다.

문 후보자가 스스로 물러나는 선택을 하지 않는다면 결국 박 대통령이 지명을 철회하는 정치적 부담을 감수해야할 판이다. 이와 별도로 청와대 내 인사검증을 총괄하는 김기춘 비서실장을 교체해야 한다는 국회와 여론의 압박이 전보다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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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창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