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를 매개로 발생하는 풍토병인 '뎅기열'이 국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어 보건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7월에 뎅기열 환자로 보고된 경남 거주 30대 여성이 국내에서 감염됐을 가능성이 제기됨에 따라 거주지 주변 2km 내 모기 채집 검사와 유사 환자 감시 등 역학조사에 나섰다고 9일 밝혔다.
본부에 따르면 이 여성은 지난 6월9일 발열과 오한과 두통, 근육통 증상이 나타나 같은 달 11일 서울의 한 병원을 방문해 항생제 처방을 받았다.
항생제를 복용한 뒤 손목, 얼굴 등에 가려움증이 동반된 발진이 생겨 대전의 한 병원에서 약물발진 진단을 받고 투약을 중단했다.
증상이 호전되지 않자 14일에는 진주의 한 병원에 방문해 혈소판 감소증, 간효소 수치 경도 상승, 발진 등의 증상을 확인하고 대전의 한 병원에 입원했다. 병원 촬영 결과 전형적인 뎅기열로 보이지는 않았다.
그러나 6월15일과 7월18일 두차례에 걸쳐 질병관리본부에 의뢰해 실시한 뎅기열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
이 여성은 4월24일~5월1일까지 뎅기열 발생 지역인 인도네시아를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질병관리본부는 인근 지역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는 뎅기열 의심환자 모니터링에서도 뎅기열 추가환자가 보고된 바 없어, 현재까지 뎅기열의 국내발생을 뒷받침할 증거는 발견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하지만 본부는 국내에서 자생하는 모기에 의한 감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인도네시아 방문과 뎅기열 증세가 나타난 시차가 39일로 일반적인 뎅기열 잠복기인 14일 보다 큰 차이를 보였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측은 "역학조사 결과 현재까지 뎅기열의 국내발생을 뒷받침할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면서 "뎅기열 바이러스를 보유한 모기가 발견되지 않았고 인근지역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는 뎅기열 의심환자 모니터링에서도 뎅기열 추가환자가 보고된 바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본부는 "이번 뎅기열 환자와 관련한 역학조사 및 모니터링을 지속할 예정이며, 추가로 확인되는 정보를 통해 감염경로 및 국내발생 여부에 대하여 판단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 용어설명 '뎅기열'이란?
▷ 열대숲모기, 흰줄숲모기 등 매개모기에 의해 뎅기열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발병하는 질환이며, 사람간 전파되지는 않는다.
▷ 발열, 두통, 근육통 등의 증상이 발생하며, 드물게 쇽이 발생할 수 있으나 적절한 치료로 충분히 완치가 가능한하며, 현재까지의 국내 뎅기열 사례는 모두 해외에서 감염된 후 국내에서 발병된 사례이며 사망사례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