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美)정신의학회(APA, 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는 지난해 10월, 정신장애진단통계편람(DSM, 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의 5번째 버전인 DSM-5를 발표하면서 성적도착을 비(非)진단대상인 성적도착(paraphilia)과 진단대상인 성적도착질환(paraphilic disorder)으로 구분해 구체화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성적도착(paraphilia)을 '성적지향'이라고 표현했고 사회적으로 많은 비난과 반발을 받았다. 특히 성적도착 중 하나인 소아성애(pedophilia)를 성적지향으로 표현한 것이 많은 논란이 되었는데, APA는 성적지향(sexual orientation)을 성적흥미(sexual interest)로 정정했다. 다음은 그 정정발표 내용이다.

"성적지향"은 소아성애질환의 진단기준 안에서 사용되는 용어가 아니고, DSM-5 본문논의에서 성적지향 용어의 사용은 실수이고 성적흥미로 이해해야 합니다. 사실 APA는 소아성애질환을 성적지향이 아닌 성적도착(paraphilia)으로 간주합니다.
- 출처: http://www.psychiatry.org/advocacy--newsroom/newsroom/news-releases
'APA Statement on DSM-5 Text Error' (2013 APA News Releases October)

'소아성애는 성적지향이 아니다'라는 입장발표로 사건은 표면적으로 일단락된 것 같으나, APA가 소아성애를 왜 성적지향 그리고 바꿔서 성적흥미로 표현했는가 그 의도를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사실 소아성애가 성적도착인데 성적흥미로 보기에는 정서상 무리가 있기도 하다. 앞서 말한 것과 같이 APA가 소아성애와 소아성애질환을 구분했다는 사실이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는데, DSM-5에서는 소아성애(pedophilia)를 그 자체만 놓고서는 질환으로 진단내릴 수 없게 해 놓았다는 것이 성적흥미에서 성적지향으로 발전할 수 있는 원인을 제공한다. 이해를 돕기 위해 아래 그림을 살펴보도록 하자.

APA가 DSM-5에서 기존에 사용했던 성적도착(paraphilia)용어를 성적도착질환(paraphilic disorder)로 변경한 이유는 모든 성적도착들이 반드시 질환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지는 않다는 것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질환적인 요소만을 더 구체화시켜 진단해내길 원한 것이다. 질환적 요소가 나타나지 않는 성적도착자들은 진단에서 제외가 되지만 제외되었다하더라도 아직까지는 비정상이다. 그러나 사회적, 법적인 방법으로 비정상을 정상으로 인정받게 되면 성적도착은 일반인과 동일한 성적 흥미 또는 성적지향(sexual orientation)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소아성애는 8가지 성적도착들 중 하나인데, 마찬가지로 질환적(pedophilic disorder), 비질환적(pedophilia) 요소로 구분하게 된다. 아래는 그 기준을 말하고 있다.

Criteria A(기준A): 사춘기이전(일반적으로 13세이하)의 아이에 대해 6개월 이상 반복적이고 강렬한 성적끌림, 성적충동을 느끼고, 이 성적흥미는 신체적으로 성장이 끝난 사람에게서 느끼는 흥미와 동등하거나 그 이상인 것을 가리킨다.
Criteria B(기준B): 소아성애로 인한 현저한 괴로움을 가지고 있고 성적충동에 의한 죄책감, 수치심, 불안감이 있고, 성적도착충동에 의해 정상생활에 제한을 받는다는 것이 주요점으로 이 기준에 있는 사람은 실질적이고 객관적인 반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아성애를 전면 부인하고 있으며 아이에 대한 성적 끌림과 성적 기호가 사회심리학적인 곤란을 야기시키는 것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되면 소아성애질환으로 진단받게 된다.

기준A는 소아성애의 성질적 본질에 관한 것이라면, 기준B는 타인에게 괴로움, 피해 또는 손해를 끼치는 부정적인 결과를 구체화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소아성애가 질환으로 진단을 받기 위해서는 기준A와 기준B에 모두 속해 있어야 한다.(B는 A에 속해있음) 기준A에만 속하고 기준B에 속하지 않으면 이런 소아성애는 질환이 아니며 진단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렇게 될 때, 소아성애는 사실상 정상인과 다를 바가 없게 되는 것이다.

DSM 공동연구자인 Ray Blanchard 교수는 언론에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블랜차드 교수는 비범죄적 행위를 정신질환으로 명명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었다.
"아이에 대한 아주 강력한 성적유혹을 받는 사람이 있는데, 그가 그 유혹에 따른 행동을 전혀 하지 않아왔고, 그 행동을 앞으로도 안 할 것이며, 또 어른이 아이와의 성적인 관계를 사회적으로 금지하는데 동의하고 있다면, 당신은 이 사람을 정신질환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고 싶습니까?"
- 출처: Huffingtonpost, http://www.huffingtonpost.com

과거 1970년대 미정신의학회는 동성애도 이와 같은 동일한 방식의 질환, 비질환을 구분지었었다. 1952년 동성애는 반사회적 성격장애들 중 하나로 DSM 초기 버전에 등재되어 있었으나, 1968년에 가서 DSM-2에는 성적인 탈선항목으로 분류하면서 반사회적 대상목록에서 제거됐다. 그 후 1973년, DSM-3에서는 파격적인 변화를 보이는데, 동성애가 사람에게 불만족스럽게 만들고 있을 때만 오직 문제(질환)로 간주되고, 동성애 생각, 느낌, 행위에 있어서 편안함을 느끼고 잘 지낼 수 있다면 질환으로 간주되지 않는다고 한 것이다. 그 후 DSM-3는 추가개정이 되어 진단매뉴얼에 동성애라는 이름이 사라지고 참고조차 할 수 없게 되었다.

중요한 사실은 동성애가 그 행위에 초점이 맞춰져서 2가지로 분류가 되었다는 점이다. 행위가 사회에 문제가 되지 않고 본인에게 만족스러움을 준다면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는 것이다. 행위의 정도와 모습에 따라 질환적 부분과 비질환적 부분으로 구분하기 시작하면서 결국 동성애는 DSM에서 제거되었다. 행위적으로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논리가 승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행위가 아무리 만족스러움을 준다할지라도 행위가 아닌, 동성애 자체는 인식적 자아와 부딪쳐서 괴로움(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데, 이런 비정상적 질환을 치유 받을 수 있는 통로가 전면 차단된 것으로 이를 방치할 때, 동성애를 통해 또 다른 성적 도착이 유발되는 부정적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현재 성적 도착으로 분류된 소아성애는 DSM-5을 통해 동성애와 같은 길을 걷기 시작했다. 10년 동안 검토된 DSM-5가 비진단성 소아성애를 성적지향으로 표현한 것은 실수일 수가 없다. 또한 성적지향에서 성적흥미로 정정했다고 하더라도 그 뜻은 성적도착이 아닌 평범하고 충분히 정상적인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소아성애를 일부 정상적인 것으로 인정하고 있는 것과 같다.

법의 범위가 한 번 넓어지게 되면 그 틈바구니로 다른 것들이 들어올 수밖에 없고 인정할 수밖에 없게 된다. 차별금지법이 법의 범위를 넓히는 역할을 하고 있는데, 미국 비영리 단체인 B4U-ACT와 NAMBLA(North American Men/Boy Love Association)는 소아성애를 DSM에서 제거하려고 하고 있고, 성인과 미성년자의 성관계를 막는 '결혼과 성관계 인정되는 연령에 관한 법'(age of consent law)를 폐지하려고 하고 있다.

한국은 아직 희망이 있다. 동성애를 방관하여 내 아이를 내어 주겠는가? 아니면 무너지고 있는 사회 성윤리의식을 나부터 다시 찾겠는가? 미국과 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 한국은 아름다운 성(性)을 비롯한 성윤리의식을 가족 단위에서부터 지켜내야 하며,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지속적인 사랑이고, 이 사랑 안에서 자녀들이 건강하게 양육될 수 있고 이들이 건강한 사회로 나갈 수 있게 발판이 되어줘야 한다.

글ㅣ건강한사회를위한국민연대

■ 건강한 사회를 위한 국민연대(건사연)는 많은 독소조항들을 포함하고 있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시민단체로, 동성애 및 동성결혼, 종교 및 표현의 자유 문제 등 차별금지법과 관련하여 다루고 있다. 블로그 '바로가기'

※ 외부 필자의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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