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아동노동 반대의 날 기념 정책포럼'이 국제구호개발NGO 월드비전(회장 양호승) 주최로 10일 오후 서울 국회의사당 본청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동윤 기자

아동노동 근절을 위한 '세계 아동노동 반대의 날 기념 정책포럼'이 국제구호개발NGO 월드비전(회장 양호승) 주최로 10일 오후 서울 국회의사당 본청에서 개최됐다. '모두를 위한 경제성장과 아동인권'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포럼에는 국제NGO, 유엔산하기구, 학계, 인권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참석자들은 아동 인권을 고려한 경제성장 방안과 함께 전세계적으로 여전히 8,500만여 명의 어린이들이 '가장 가혹한 형태의 아동노동'에 동원되고 있는 현실 속에서 정부, 기업, 시민사회가 함께 할 수 있는 노력들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인도 월드비전 옹호부장인 레니 야곱(Reni Jacob), 유니세프 네팔 국가사무소 대표인 토무 호주미(Tomoo Hozumi), 공익법센터 어필의 김종철 변호사 등이 발표를 맡았다. 발표 후에는 토론 및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토론에서는 남상은 팀장(한국 월드비전)이 '모두를 위한 경제성장과 아동인권'이라는 주제로 발언하며, "아동강제노동은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아동권리 침해이며, 아동인권의 보호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남 팀장은 "여전히 1억 6,800만 명의 어린이들이 신체적, 정서적, 도덕적 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노동현장에 내몰린 채 잠재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약 8,500만 명은 건강과 안전, 도덕성에 치명적인 해를 입고 있는 현대판 노예제와 다름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고 전했다.

그는 "아동노동은 장기적으로는 한 국가의 건전한 인적자본 축적의 위협요인이 돼 경제성장을 방해하며, 단기적으로 어린이들의 희생을 담보로 한 경제적 이득으로 부를 얻을 수는 있지만 결코 지속가능한 방법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레니 부장은 '인도의 아동노동 문제 - 인도 월드비전의 경험'에 대해 발제했다. 그는 인도 아동노동의 실태에 대해 설명하며 "인도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아동노동자가 존재하는 국가 중 하나이다. 인도 정부는 자국 내 약 1,200만 명의 아동노동자가 존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국제자유노동조합연맹(ICFTU)의 보고서에 따르면 약 6,000만 명의 아동노동자가 농업과 공업 및 서비스업 등 산업부문 전반적으로 발견되고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인도 아동노동의 문제점에 대해 "학교에 가지 못하기 때문에 이러한 아이들은 기본적 교육과 기술을 익힐 수 없다. 이는 성인이 되고 나서 취업이 불가능한 상태가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또 "현재 인도 국내법상 아동노동을 금지하고는 있으나, 이러한 법이 존재하는 지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또한 실제 이행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레니 부장은 "각종 조사와 연구에 따르면, 인도 아동노동의 90% 이상이 외곽지역의 농업부문에 집중되고 있다. 낙후된 농촌지역은 아동노동자가 향후 도심지역에서 비공식 노동시장으로 유입하는데 기여하는 환경을 조성했다. 그 원인은 도시화의 급증, 농업부문의 침체, 취업기회 감소 등"이라고 전했다.

그는 "인신매매를 통해 아동노동을 경험하게 되는 아이들의 경우에는, 건설업 등 각종 임시직으로 일하며 법의 테두리 밖에 있다. 이러한 아동노동자는 강제노동, 무보수, 초과근무, 신체적·성적학대, 심지어 고문까지 당하며 착취와 학대로 고통받고 있다"고 비참한 아동노동의 실태를 고발했다.

레니 부장은 아동노동을 근절하는 데 있어서 큰 걸림돌은 빈곤, 열악한 금융서비스 , 교육서비스에 대한 접근성, 부실한 사법기관 등에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인도 월드비전이 펼치고 있는 성공적인 아동노동 근절 활동에 대해 소개했다. 레니 부장은 "개발전문가 지역 사회복지사, 아동노동을 경험한 아동 등과 함께 공동으로 예방, 재통합, 옹호 등 총 3가지 전략을 수립했다"면서 "이후 월드비전의 노력으로 30만 이상의 아동이 거주하는 1,945개의 마을에서 아동노동이 사라질 수 있었다"고 성공사례를 전했다.

레니 부장은 "인도 월드비전은 정부, NGO, 언론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 간의 협력관계를 구축해 아동노동의 발생률을 줄이고 학교 입학률을 높이는 등의 큰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며 "아동을 포함한 지역사회의 역량강화, 모든 형태의 학대로부터 아동을 보호하는 단체인 '아동보호유닛'의 마을 정착 등이 큰 효과를 발휘했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활동에 대해 레니 부장은 "인도 월드비전은 더욱 결연한 의지를 발휘해 아동노동 관행을 근절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많은 업주가 아동노동을 아동과 가정의 생계를 위한 것이라며 정당화하고 있다. 이처럼 잘못된 인식은 양심을 무력화시킨다. 인도 전역에서 아이들이 풍성한 삶을 회복할 수 있도록 부모들과 함께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김종철 변호사는 '아동노동 근절을 위한 기업과 정부의 역할'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해외에 진출한 한국기업이 아동노동에 연루돼 있다고 언론 등을 통해 보고된 사례는 크게 3가지 범주로 나눠 볼 수 있다"며 "첫째는 한국기업이 아동을 직접 고용한 경우이고, 둘째는 한국기업의 공급망에서 아동노동이 발생한 경우, 셋째는 악질적이지만 한국기업이 보상 내지 위로 차원에서 직원들에게 아동의 성매매를 알선하는 경우"라고 전했다.

김 변호사는 이러한 아동노동의 근절을 위한 정부의 역할에 대해 "먼저, 아동노동에 연루돼 있는 기업들에 대한 공적기금의 투자를 회피하도록 해야 한다"며 "아동노동에 연루돼 있는 해외기업으로부터 물건을 구매하지 않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대외무역법이나 관세법 등을 개정해 아동노동에 의해 생산된 물건에 대한 수입을 규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국가가 전체적인 안목과 계획을 통해 아동노동 근절에 대한 명확하고 정책적 메시지를 기업에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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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노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