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회장인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이 검경수사대가 포위중인 순천을 벗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이를 시인하면서 역대 최악의 검경합동작전이라는 오명이 불가피하게 됐다. 또한, 검찰의 뒷북수사에 대한 비판도 거세게 일고 있다.
8일 인천지검 특별수사팀 (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는"유씨가 순천을 이미 벗어나서 해남·목포 쪽으로 간 정황을 확인하고 해당 지역을 중심으로 수색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검찰이 금수원 관계자의 승합 차량이 해남으로 들어선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을 확보한데 따른 것이다. 이 차랑은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측근인 금수원 상무 아들 소유의 차량으로 유 전 회장이 타고 있을 가능성 또한 제기되고 있다. 또한 해당 승합차 뒤에는 각종 이삿짐을 실은 화물차 또한 뒤따른 것으로 나타나 유 전 회장에 대한 장기도피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검찰이 확보한 유 전 회장의 이동 흔적이 담긴 CCTV는 이미 열흘 전 상황이어서 또 다시 뒷북 수사 논란을 더하고 있다.
해남이 해안가인만큼 밀항가능성에 대해 검찰은 "아직 아니다"는 반응을 보인다. 하지만, 2~3일 안에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하면 뒷북 수사 논란을 비롯해, 이번 수사는 사실상 장기화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사 초기 유 전 회장 측이 변호인을 선임하면서 검찰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과 관련해 검찰이 유 전 회장에 대한 신병 확보를 지나치게 안이하게 판단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의 수사 진행 상황에 비춰 봤을 때 '이미 전쟁을 치러봤다'는 대균씨의 말처럼 유 전 회장 일가는 검찰 수사에 철저하게 대비했던 것으로 보인다.
'쫓는 검찰 위에 나는 유병언이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검찰은 유 전 회장 일가의 뒷모습만 쫓았다는 게 검찰 안팎의 시각이다.
인천지검은 현재 김회종 특별수사팀장을 전남의 추적현장에 내려가 며칠 째 직접 상황을 지휘하며 유 전 회장 검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를 위해 80여명의 검경체포조를 강력부 검사와 수사관 14명을 보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