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대주주인 우리은행의 민영화를 위한 밑그림이 공개됐다. 전문가들은 우리은행이 규모가 큰 시중은행인 만큼 두그룹으로 분산 매각해 지배주주와 투자주주로 나눠 지분에 따른 경영권 혼란을 막고 입찰경쟁력을 높여 순조로운 민영화를 이루겠다는 정부의 의도로 보인다.
9일,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금융위원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은 계획을 밝혔다. 신 위원장은 "기본 철학은 시장이 원하는 물건을 팔아야 한다는 것"이라며 "경영권에 관심이 있는 A그룹과 단순 투자목적의 B그룹으로 나눌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정부기관인 예금보험공사가 57.97%가 대주주로 있다. 신 위원장의 발언을 보면 우리은행 민영화가 57.97%의 정부지분 중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는 대주주 자격의 A그룹이 되기 위해선 지분 30%를 확보해야한다. 대신 B그룹은 콜옵션 등의 프리미엄을 주기로 했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정부는 A그룹에 일반경쟁 방식으로 매각하고 B그룹에는 10% 미만으로 분산해 재무적투자자에게 희망수량 방식으로 매각하기로 했다.
신 위원장은 "30% 일반경쟁은 복수 입찰이 안되면 법에 따라 유찰이 되는데 만약 유찰이 되면 그것만 다시 나중에 팔면 된다"며 "재무적 투자자에게는 콜옵션(미리 정한 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을 줄 계획으로 몇 개 펀드들이 재무적 투자자로서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재무적 투자자가 지분 취득 이후 경영권을 노리는 부작용에 대해 신 위원장은 "기술적 검토를 끝냈고 적절한 장치를 해놨다고" 말했다.
신 위원장이 직을 걸고 진행하는 우리은행 매각방안은 오는 23일 발표될 에정이다. 매각방안이 나오면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국내외에서 기업설명회(IR)를 개최하고, 투자자들에게 매각 방식 등을 설명할 방침이다. IR이 끝나면 오는 9월께 매각 공고를 내고, 10월에는 입찰을 시작한다. 올 연말이면 인수 대상자가 최종 확정될 것으로 시장은 보고있다.
현재, 교보생명이 우리은행 인수전을 공식 선언한 상태다. 교보생명이 우리은행 인수에 참여한데 대해 금융권에서는 은행에 유리한 금융정책들이 보험업만으로 성장의 한계를 느낀 교보생명을 움직이게 한 요인으로 보고있다. 우리은행 인수시 기업가치를 한번에 끌어올릴수 있고, 보험업 탈피와 함께 1000여개가 넘는 우리은행 영업망을 통한 방카슈랑스 판매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정부는 우리은행 매각시 자회사인 우리카드, 우리FIS, 우리PE, 우리종합금융, 우리금융경영연구소를 묶어 매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