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관악구 남현동에 위치한 총회신학(총장 정서영 박사)은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개혁) 인준 신학교로서, 철저한 청교도 개혁주의 보수신학을 지향한다.
1천명 이상 졸업생 배출하며 교단도 3천여 교회로 성장
최고의 교육 서비스 제공… 엄격한 훈련 거쳐 목사 안수
특히 이 학교는 최근 매년 1천명 이상의 졸업생을 배출하고 있으며, 서울·인천·대전·대구·광주·천안·청주·전주·순천 등에 캠퍼스를 개척했고, 총신디지털평생교육원을 부설하는 등 그 규모 면에서 놀랄 만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덕분에 소속 교단인 예장 합동개혁측도 3천여 교회가 속해 있는 대형 교단으로 자리잡았다.
▲총회신학 총장이자 합동개혁측 총회장인 정서영 목사. 그는 최근 한국장로교총연합회 상임회장에 단독 입후보하기도 했다. ⓒ고영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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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신학교들이 이러한 ‘규모’를 보며 부러워하고 또 벤치마킹을 하지만, 실제 총회신학이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따로 있다. 바로 ‘내실’ 있는 신학 교육이 그것이다. 워낙에 빠르게 규모가 확장돼온 터라 “목사 안수를 남발한다”는 비방도 있었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총회신학은 오히려 어지간한 주류 신학대학들보다도 더욱 엄격한 교육과 훈련을 하고 있다.
먼저 학제를 살펴 보면, 일반 정규 대학교들의 경우 4년간 8학기로 운영하는 반면 총회신학은 2년간 방학 없이 8학기를 교육한다. 뒤늦게 소명을 받은 만학도(晩學徒)들을 배려하기 위해 수업 연한을 단축한 것이다.
정서영 총장은 “자기가 이전까지 하던 일을 그만두고 앞으로는 주님 일만 하다 죽겠다고 각오한 사람들인데, 빨리 공부시켜서 하나님의 일을 하게 만들어줘야 하지 않겠느냐”고 소신을 밝혔다. 이같은 이유 때문에 합동개혁측은 목사 정년을 폐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짧은 기간이더라도 교육 강도는 훨씬 높다. 졸업을 위해 필수적으로 72과목 216학점을 이수해야 한다. 일반 정규 대학교들이 평균 46과목 140학점 정도를 이수하면 된다는 점과 비교하면 약 1.5배 높은 수치다.
또 편입학자의 경우 일반 신학대들의 경우 바로 신대원 과정에 입학 가능한 것과 달리, 총회신학은 일반대 출신이면 박사학위 소지자라 할지라도 예외 없이 학부 3, 4학년 과정을 이수해야 한다.
여기에 목사 안수를 받기 위해서는 신대원 1년(4학기) 과정을 수료한 뒤 고시를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총회신학에 입학한 뒤 목사 임직을 받기까지 필요한 시간은 방학 없이 내내 공부만 해도 최소 4년이 소요된다. 또 교회 개척을 하거나 선교를 떠나는 등 확실한 임지(任地)가 있어야만 목사 안수를 해주기 때문에, 한 해 1천여명의 졸업생 중 최종적으로 목사가 되는 이들은 80여명에 불과하다.
▲총회신학은 2008년부터 매년 1천명 이상의 졸업생을 배출하고 있다. 그러나 그 중 안수를 받는 사람은 80여명에 불과할 정도로 목사 자격을 엄격히 심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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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들도 신대원장 박아론 박사를 비롯해 총신대·장신대 출신 박사학위 소지자들이 대부분이며, 학교측에서는 이들에게 최고의 대우를 하는 동시에 최고의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독려·감독하고 있다.
이토록 엄격한 교육과정을 갖고 있으면서도 총회신학은 어떻게 이런 성장을 이룰 수 있었을까. 1997년 5월 이사장에 취임하고 같은 해 9월 제1대 학술원장을 거쳐 1998년 3월 제17대 학장에 취임한 뒤 지금껏 총회신학을 이끌어오고 있는 정서영 총장은 “이 학교는 하나님께서 세우셨고, 학생들이 키웠다”고 했다.
그가 처음 이사장으로 왔던 1997년도는 이 학교가 큰 위기를 겪던 시기였다. 교단의 내분으로 많은 교회들이 떠나갔고, 때마침 닥친 IMF 경제 위기로 인해 등록금을 제대로 내는 학생들이 거의 없을 지경이었다. 그 때 정서영 총장의 머릿속에는 단 한 가지 생각밖에는 없었다. 바로 “이 학교에 입학한 학생들은 하나님께서 내게 사명자로 키우라고 보내신 것이니, 형편이 어렵다고 해서 내보낼 수는 없다”는 사명감이었다.
그래서 정서영 총장은 자신의 집까지 팔아 학생들을 먹이고 재우며 공부시켰다. 정 총장은 “집안이 어려워 학교에 나오지 않는 학생들을 찾아다니면서까지 학업을 독려했다”며 “지금 생각해 보면 교육이 아닌 목회를 한 것 같다”고 했다. 그 전통은 지금까지 이어져서 이제껏 학비를 내지 못해 졸업하지 못한 학생은 단 한 명도 없다. 학생 3분의2에게서 등록금을 받아, 형편이 어려운 나머지 3분의1에게 지원해주는 식이다.
▲예장 합동개혁측 총회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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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몇 해를 보내자 극적인 전환이 일어났다. 학교에 신세를 졌다고 생각한 졸업생들이 주변 지인들에게 총회신학을 적극 추천해 학생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한 것이었다. 게다가 졸업생들이 학교와 교단에 대해 큰 애정을 갖고 있기 때문에 다른 교단으로 떠나는 경우도 거의 없어서, 교단까지 급성장하게 됐다.
이제 총회신학과 합동개혁총회는 한 발 더 나아가, 한국교회에 새로운 비전과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정서영 총장은 “지금 한국교회는 교회 숫자와 교인 숫자도 줄어들고, 사회로부터 외면당할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우리 교단이 한번 새로운 운동을 일으키자고 교단 목회자들에게 권면하고 있다”고 했다.
정서영 총장이 말하는 새로운 운동은 바로 “초대교회 정신으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정 총장은 “초대교회는 돈도 명예도 없었지만 세상에 희망을 줄 수 있었다”며 “그런데 지금 일부 대형교회들은 돈과 명예를 가진 대신 존경을 잃어버린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정 총장은 “초대교회 정신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가진 것이 많으니 낮은 곳으로 내려가길 두려워한다. 문제도 알고 답도 아는데 답을 쓰기 싫어하는 상황”이라며 “우리 교단은 대부분 개척교회이기 때문에 낮아지는 것을 두려워할 사람은 없다. 3000여 교회들이 다 초대교회 정신으로 돌아가 죽을 때까지 주의 일만 하면, 한국교회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