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교육감 후보로 나온 고승덕 후보가 지난 20일 기독교의 모 기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교내 신우회 구성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발언을 하였다 하여, 불교계와 일부 언론들이 연일 맹공격하고 있다.
언론에 보도된 대로 고 후보가 교육감이 되었을 때, '교내 신우회 구성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다면, 이는 편향적 태도이다. 그러나 고 후보가 발언했다는 내용을 살펴보면, '제가 생각할 때는 우리 중고등학교에서 신우회, 교장 선생님들이, 신우회 못하게 하는 학교들이 꽤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런 부분들을 시정하고...'라고 발언한 것이다.
그런데 이를 불교계와 언론들은 '신우회 구성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것으로 과장하고 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오해 하고 있는데, '신우회'를 교사들의 종교 모임으로 본 것이다. 그러나 발언의 취지로 보면, 교사들을 지칭한 것이 아니라 학생들을 대상으로 말한 것이다. 이는 고 후보가 지난 22일 불교계의 요청으로 조계사에서 '종교를 믿거나 믿지 않을 자유는 국민의 기본권으로 학교에서 특정 종교를 강요하는 교육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발언한 것에서도 그 의미를 찾아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여기에서 말하는 '신우회'는 교사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종교 동아리'를 말하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일선 학교에서는 일부 종교계의 지나친 감시와 간섭으로, 학생들이 전통적으로 해 오던 성탄절/부활절 행사조차도 교장이 못하게 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런데도 대한불교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와 불교 단체인 종교자유정책연구원은 5월 26일 각각 성명서를 내고 고승덕 후보에게 사퇴하라는 압력과 공격에 나선 것이다.
여기에서 살펴볼 수 있는 것은, 종교편향보다 더 무서운 것은 '사실 왜곡'이라는 것이다. 차제에 부연할 것은 지난 22일 불교가 서울시 교육감 후보를 조계사로 불러 '특정종교 강요 문제' 등을 포함하여 토론을 벌이게 했다는데, 이는 암묵적으로 교육계에 불교의 정책을 강요하려는 의도가 아니겠는가? 이것이야말로 종교편향을 부추기는 것이 아닌가?
어찌 종교가 모든 정치 행위에 대하여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겠는가? 더구나 정치중립적인 태도를 취해야 할 불교계가 교육계에 압력을 행사하려는 의도를 뭐라고 설명해야 하는가?
그리고 공직자의 '종교편향'을 정확히 말하려면, 지난 5월 6일 조계사 봉축 법요식에 참석한 대통령도 문제를 삼아야 우리나라에서 '종교편향'을 없애겠다는 주장의 객관성이 담기게 되는 것이다. 왜냐하면 박 대통령이 성탄절과 부활절에 기독교나 천주교 예배나 미사에 참석한 예가 없기 때문이다.
반면에 국가를 위한 기도회에 대통령이 참석한 것을 문제 삼고 '종교편향'이라고 몰아가는 불교가 아닌가? 우리 국민들은 결코 이런 사실들을 모르지 않는다. 지금 우리는 세월호 참사 사건으로 국민 모두가 자숙하고, 서로를 위로하고 감싸주는 분위기이다. 그런데 불교계가 교육계를 위해 일하겠다는 특정 후보의 발언 내용을 왜곡하면서까지 국민들을 호도하는 것은 결코 옳지 못하다. 이는 국민들의 바른 선택에 대한 방해 행위인 것이다.
한국교회언론회 (대표 김승동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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