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나치 정권에서 독재자 히틀러에 대항해 지금 이 시대에도 청년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는 디트리히 본회퍼의 저서를 통해 그의 신학을 이해하고자 케리그마신학연구원이 세미나를 마련했다.
오는 6월 12일부터 9월 11일까지 매주 목요일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신촌성결교회(담임 이정익 목사) 채움3실에서 '디트리히 본회퍼 세미나'를 진행한다.
28일 그의 서재에서 만난 케리그마신학연구원(Kerygma Theology Academy) 김재진 원장(칼바르트학회 회장, 전 계명대 교수)은 "교계와 신학계에서 디트리히 본회퍼(D. Bonhoeffer, 1906-1945)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독재자 히틀러(A.Hitler)에 대항하다가, 옥사(獄死)한 젊은 학자로만 이해하고 있다"며 "그러나 젊은 본회퍼는 신학사적으로 볼 때, '사회 속에 있는 교회'를 주장하였다는 특성이 있다"고 했다.
그는 "히틀러 독재정권에 대한 교회의 정치적 투쟁만을 생각한다면, 스위스 개혁교회 신학자 칼 바르트(K. Barth, 1884-1968)와 장로교 목사 니뭘러(M.Niemöller, 1892-1984)란 이름도 반드시 함께 기억해야 할 것이다"며 이 두 신학자와 본회퍼의 특성을 위와 같이 말했다.
이어 "칼 바르트는 '사회 속에 있는 그리스도인'이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했지만, 바르트의 이러한 신학적 착상을 '사회-정치학적'으로 발전시킨 사람이 바로 본회퍼이다"고 했다.
그는 "본회퍼는 자신의 박사학위 논문인 '성도의 교제'(Sanctorum Communio) 제1-2장에서 그리스도적 인격개념을 '사회학적'규정하고 있다"며 "그의 교수자격취득 본문인 '행위와 존재'에서는 교회를 '존재와 행위의 통일' 속에 있는 것으로 보고 인간 존재 자체를 그리스도처럼 사회 속에 있는 존재와 하나님의 말씀을 거역한 '아담' 아래 있는 조재로 규명하고 있다"고 했다.
김재진 원장은 "본회퍼는 신학 혹은 교회의 '사회-정치학적 해석'을 처음으로 시도한 학자라고 볼 수 있다"며 "우리는 본회퍼를 그의 삶으로만 기억하고 있을 뿐, 그를 그의 신학을 통해서 충분히 이해, 평가하지 못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혹자는 그의 신학을 평가하기를 그를 20세기의 신학자로 볼 것인가, 아니면 21세기의 신학자로 볼 것인가 망설이는 분도 계시다"며 "저는 본회퍼의 신학은 이미 21세기의 신학의 여명을 밝혀주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한국교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한국교회가 위기에서 벗어나는 길은 하나님의 말씀, 곧 '말씀의 신학'으로 되돌아가는 것이요. 본회퍼처럼 '신앙을 삶'으로 살아가는 '실천하는 신앙', 곧 모든 교인들이 '신행일치'의 삶을 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신학교의 수업에서 학과목의 세분화 등으로 중요한 신학을 깊이 천착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며 "즉 주마간산 식으로 공부를 하기 때문에, 사실상 한 사람의 신학에 대해서도 깊은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점을 보완하는 차원에서 저희 케리그마 신학연구원에서 시대를 변화시키고 교회를 개혁한 권위 있는 신학자들의 신학을 보다 깊이 이해하고자 집중적으로 신학자들의 원서를 탐독하는 독해 세미나를 개설하고 있다"고 했다.
이를 위해 케리그마신학연구원이 개설한 칼 바르트의 교회교의학 독해 세미나는 올해로 3학기째 진행되고 있다.
김 원장은 "이를 통해서 한국의 목회자 특히 신학생들이 신학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있기를 바란다"며 "우리나라에도 훌륭한 신학자들이 많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했다.
한편 '디트리히 본회퍼' 세미나는 본회퍼를 전공한 교수들과 본회퍼 선집을 번역한 교수들이 강사로 나서 '성도의 교제', '본회퍼 선집'을 교재로 진행된다.
첫번째 강의의 강사인 유석성 교수(서울신대 총장)는 한국본회퍼학회 회장으로 '성도의 교제', '그리스도론' 등 본회퍼 선집을 우리말로 번역하는 프로젝트를 담당했다.
이신건 교수(서울신대 조직신학)는 '성도의 교제', '나를 따르라', '윤리학'을 번역했으며 고재길 교수(장신대 기독교와 문화)는 독일 베를린 훔볼트대학에서 본회퍼의 사회윤리를 연구했다.
김성호 교수(서울신대, 케리그마신학연구원)는 독일 오스나부뤽대학에서 본회퍼의 교회론과 윤리를 연구했으며 김재진 원장(케리그마신학연구원)은 '행위와 존재'를 번역했다.
오성현 교수(서울신대 조직신학)는 '윤리학'을 번역, 이정환 교수(한세대)은 독일 하이델베르크에서 바르트와 본회퍼의 윤리를 연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