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의 조영무 연구위원은 27일 '미국경제에 부담 커진 학자금 대출 한국도 대비 필요하다'는 보고서를 통해 "학자금 대출이 또 다른 가계부채 문제가 되지 않도록 관심을 기울여야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미국 언론들의 학자금대출 관련 보도를 통해 미국 경기가 침체에서 벗어나고 있지만 학자금대출이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에 쌓여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WP)지는 크게 늘어난 미국의 학자금 대출 빚이 가계 에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미국 경제 회복에 빨간 불이 켜졌다고 보도했다. 국제 투자 은행(IB) 크레디트스위스 역시 미국의 학자금대출 연체율 상승을 지적하며 여전히
미국의 경기회복 전망이 낙관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미 연준 조사에 의하면, 2013년 말 미국의 학자금 대출(Student Loans) 규모는 1조 8백억 달러, 우리 돈 1,100조원에 달했다. 10년 전인 2003년 말 그 규모가 2,400억 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10년 만에 4.5배로 늘어난 것이다. 같은 기간 미국 전체 가계부채 규모가 1.6배로 늘어난 가운데 여타 주요 대출들의 증가율이 이와 비슷하거나 이에 못 미친 것과 비교하면, 교육비 관련 대출이 유독 빠르게 증가했다.
이는 부모가 학자금을 부담하는게 아닌 학생이 학자금을 부담하는 경우가 많고 정부다는 민간금융기관이 학자금 대출을 담당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고용이 부진하면서 교육에 대한 중요도가 높아진 것도 학자금대출을 늘린데 한 몫을 했다.
이 결과 그 결과, 미국 전체 가계부채 중 학
자금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말 9.4%에 달해, 신용카드 대출(5.9%), 자동차 대출(7.5%) 보다 높아졌고, 미국 전체 가계부채의 70%를 차지하는 주택담보(모기지) 대출 다음으로 많은 대출이 되었다.
주목할 대목은 미국 학자금 대출이 고용시장 회복 지연과 미국의 정부 학자금 대출 제도가 안고 있는 취약점때문에 연체율이 최근 급등하면서 부실화될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학자금 대출 부실률은 2013년 말 11.51%로 모기지 대출 3.93%보다 높았고 신용카드 연체율보다도 높았다.
졸업이후 오랜 기간에 걸쳐 갚아야하는 학자금 대출의 특성상 청년층의 소비활동을 위축시키고 향후 미국경기 회복의 결림돌이 될 수 있다는게 연구원의 설명이다.
실제로 최근 미 연준 분석에 의하면, 학자금 대출이 있는 청년층의 경우 학자금 대출이 없는 청년층에 비해 주택 및 자동차 대출 활동이 더욱 빠르
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은 미국처럼 취업 후 학자금을 상환하는 한국장학재단의 대출이 이와같은 우리 경제에 영향을 미칠수 있다고 내다봤다. 문제는 이렇게 빠르게 늘고 있는 취업후상환학자금 대출의 원리금 상환 의무가 올해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조 연구위원은 "학자금 대출을 받는 것이 불가피한 학생들이 가장 적합한 대출을 유리한 조건으로 받을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유도해야 한다."며 "교육비 지출 구조를 효율화하고, 대학 교육에 대한 사회적 지원을 활성화해 학자금 대출 수요를 줄여나가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조 연구위원은 "무엇보다도 학자금 대출의 부실화를 막기 위해서는 청년층 고용 상황 개선이 가장 중요하다."며 "학자금 대출이 또 다른 가계부채 문제가 되지 않도록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