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2일 오후 6시께 서해 연평도 서남방 14㎞ 북방한계선(NLL) 남쪽 수역을 포격했다. 이날 포격은 연평도 근해에서 초계임무를 수행중이던 우히 해군 유도탄고속함 인근에 두발의 포격을 가했다. 국방부는 이날 "초계 임무를 수행하던 우리나라 초계함정 인근에 포탄이 떨어져 즉각 대응 사격을 실시했다"며 "우리 군의 피해는 없었다"고 밝혔다.
우리 해군 함정은 북한군의 포격 직후 곧바로 5발의 함포를 NLL 이북 해상에 있던 경비정 인근으로 발사했다. 군은 또한 인근에서 조업 중이던 어선을 복귀하도록 하고 780여명의 주민들도 긴급 대피시켰다. 북한은 이날 기습 포격을 가하기 전에 해상에 선박항행금지구역도 선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북한이 이날 해안포를 발사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북한군이 포탄을 발사한 사실은 물기둥으로 인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발사한 포는 우리 해군 함정으로부터 150여m 떨어진 해상에 떨어졌다"며 "우리 함정이 발사한 포탄도 북한 경비정 인근 150여m 해상에 낙하했다"고 설명했다.
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공군 전투기를 발진시켰고 해군 함정도 대기토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북한군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추가 도발에 대비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서해 NLL에서 함정 간 교전이 발생한 적은 있지만 함정 인근에 포격을 가한 것은 처음"이라며 "새로운 형태의 도발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군이 함정을 맞추려고 포격을 한 것인지 경고사격인지는 분석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군은 북한의 포격 직후 서해지구 군통신선으로 북측 남북장성급회담 대표 앞으로 남북장성급회담 수석대표 명의의 전통문을 보냈다. 국방부 관계자는 "전통문을 통해 북한의 화력도발 행위에 대해 엄중 경고하며, 모든 책임은 북측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북한의 이날 도발은 공교롭게도 정부 안보라인의 핵심축인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남재준 국가정보원장의 사표 수리 발표 이후 나왔다. 이 때문에 외교안보라인 교체 상황에서 우리 군의 대비태세를 떠보려는 것 아니겠느냐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