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다운 단원고 학생 250명을 포함하여 304명의 인명을 앗아간 진도 앞바다에서의 세월호 참사는, 압축적 경제성장으로 선진한국을 자랑하는 대한민국이 만들어낸, 잊어서는 안 되는 부끄러운 사건이다. 정부는 컨트롤타워의 부재와 부처간 혼선 문제 등 국가재난상황대처의 무능력을 여실히 드러내어 국민의 신뢰를 잃어버리고 말았다. 우리는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유가족들의 형언할 수 없는 슬픔과 고통을 공감하면서 비통에 잠기게 되고, 유병언 일가의 파렴치와 해수부마피아의 부패와 정부의 무능력에 대해서 큰 분노를 느끼게 된다. 세월호 참사는 비도덕적인 선장과 선원들의 개인적 일탈 행위의 결과일 뿐만 아니라, 부도덕한 청해진 해운과 유병언 집단의 몰상식한 비리와, 해수부마피아와 해운업계의 검은 유착과, 적절한 초동대처와 구조작업을 수행하지 못한 해경의 무책임과 국민이 안전관리책임을 방기한 정부의 무능력과 무책임으로 인한 필연적인 귀결이며, 대한민국호의 총체적 위기신호이다. 아직도 실종자가 다 수습되지 못하여 실종자 가족들이 고통 중에 있는데, 남은 실종자들을 속히 다 수습하게 되기를 기도한다. 희생자 유가족의 슬픔이 계속되고 있는 중 우리는 이제 어처구니없는 비극이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근본 원인을 찾아, 우리 어린 아들, 딸들의 희생을 헛되이 하지 않을 방안이 무엇인지를 허심탄회하게 논의해야 한다.
세월호 참사는 현재 침몰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의 실태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그러나 현사태를 정권 타도운동으로 몰고가는 것은 희생자와 유가족을 욕되게 하고, 사회에 혼란을 가중시키는 것이다. 대통령은 5.19담화에서 "최종 책임은 저에게"라고 직접 사과하였고 해경 해체, 국가안전처 신설, 관피아 척결 방안, 4.16을 '국민안전의 날' 제안 등 성의있는 대책을 보여주었다. 사회구성원 모두가 이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고 이런 사회 속에 안주해온 의식구조와 관행을 바꾸는데 동참해야 한다. 정부는 이번 참사를 통해서 드러난 국가의 근본적인 위기상황을 직면하고, 대통령이 제시한대로, 철저하고 지속적인 개혁을 통해 국가 전반의 개조를 이뤄내야 한다. 국민은 경제성장을 추구하면서 맘몬주의 정신으로 탐욕과 이기심으로 병든 의식을 개혁해야 한다.
샬롬나비는 국가의 근본적 제도적 개혁과 국민의 의식개혁을 기대하면서 정부와 정치권, 시민사회와 국민, 교회에 다음과 같이 촉구한다.
첫째, 정부와 시민사회는 생존자와 희생자 유가족에게 정당하게 배상하고, 적절한 치유를 지속해야 한다.
이번 사고는 생존자들과 희생자 유가족들에게 씻기 어려운 상처를 주었다. 정부와 시민사회는 살아남은 생존자들 특히, 청소년들의 외상후스트레스증후군(PTSS)을 비롯한 심리적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자책과 절망 때문에 자살충동에 시달리는 등 극심한 정신적인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희생자 유가족들을, 지속적인 사랑과 공감으로, 이들의 상처가 치유되기까지 돌보아 주어야 한다.
둘째, 정부는 세월호 참사의 원인을 철저히 조사하고, 책임자를 처벌해야한다.
유가족의 상처를 치유하는 길은 세월호의 직접적인 침몰 원인, 운항 과정의 위법행위를 밝혀내고, 참사의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한 유병언 일가의 탐욕으로 인한 비리와 관련단체의 비리를 철저히 밝혀내어 응징하는 것이다. 유병언의 추종자 구원파 신도들은 "세월호 승객 사망은 해경 책임"이라는 궤변으로 단체 행동을 통해서 법의 집행을 막고 있다. 이는 사회공동체와의 약속을 깨뜨리는 반사회적 행위다. 정부는 초동대처와 시간대별 조처의 문제점과 구조시 문제점들을 철저히 수사하고 참사 책임자를 처벌하여 유가족의 분노를 덜어주어야 한다.
셋째, 희생자들의 죽음을 헛되게 하지 않기 위해 정부는 재난안전시스템을 구축하고 공직사회를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한다.
국회는 대통령이 제시한 국가안전시스템이 구축하고 국민의 안전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이 실행되도록 초당적으로 협력하여 조속히 입법화해야 한다. 재난시 이를 총괄하는 국가안전처 신설, 전직관료들의 관련단체의 재취업으로 인한 부패의 고리, 소위 관피아의 고질적인 부패악습을 끊는 단호한 공직사회의 개혁이야말로 세월호 참사의 희생자들의 죽음을 헛되지 않게 만드는 핵심사항일 것이다.
넷째, 희생자의 죽음의 의미를 살리기 위해서 시민들의 의식개혁이 필요하다.
한국 사회 곳곳에 부정부패가 켜켜이 쌓이고, 무사안일, 적당주의, 형식주의가 적폐된 사회에서 또 다른 세월호가 시한폭탄처럼 기다리고 있다. 물질적인 탐욕과 이기심에 눈먼, 생명경시 사상과 안전불감증이 연이어 일어나는 사회적인 재난들의 근본원인이다. 국민 모두가 원칙준수를 물질적인 수익보다 더 귀히 여기고 타인과 공동체의 유익을 개인적인 이익보다 우선시하는 시민의식을 배양해야 한다. 지금 가장 절실한 것은 수준 이하의 사회 구조를 방치해 온 지도층의 통절한 자기반성이다. 여기에는 여야, 좌우, 지역의 구분이 있을 수 없다. 우리 누구도 이 참사의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이념과 당파의 차이를 넘어 "내 탓이오!"를 외치야 한다. 서로 삿대질하는 비난을 멈추고, 희망을 찾고 서로 위로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필요하다. 시민들의 의식과 공직자 정치지도층의 의식의 혁명적 변화가 오지 않으면 대한민국호의 침몰까지 발생할 수 있다.
다섯째, 한국교회는 유가족들의 치유를 위해서 기도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위해서 솔선하여 회개해야 한다.
세월호 참사는 파수꾼의 사명을 방기한 한국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엄중한 경고이다. 한국교회는 이번 세월호 참사로 우는 자와 함께 울며, 상처를 싸매고, 위로하고, 희망을 주어야 한다. 한국교회는 구조적 부패를 방조하고 그 시류에 편승하면서 침몰하는 부패된 사회를 만든 것과, 사회적 약자들과 소외자들을 품고 상처를 치유하는 사명을 망각해 온 것에 대해서 철저히 반성하고 회개해야 한다. 한국교회는 불의에 저항하고 낮은 자들을 섬기는 사랑의 실천을 통해, 도덕적으로 침몰하고 있는 한국사회가 나아가야할 바른 윤리의 지향점을 보여주어야 한다. 무엇보다 한국교회는 청소년들을, 지금의 병든 사회를 치유하고 미래를 여는, 건강한 정신을 소유한 꿈나무들로 세우는데 앞장서야 한다.
2014년 5월 20일
샬롬을꿈꾸는나비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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