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의 하나님과 꾸란의 알라는 과연 같은 하나님일까.'
기독교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생각했을 법한 질문이다. 20일 서울 영등포구 FIM선교센터에서 열린 FIM국제선교회 이슬람선교학교 첫 강의에서 FIM국제선교회 대표 유해석 선교사는 "이슬람을 연구할수록 이슬람의 신학적 구조가 기독교와 비슷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며 "왜냐하면 꾸란에 사용된 단어의 18%가 아랍어 성경의 어형을 지니고 있고, 그중 4분의 3은 신약성경에서 이용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슬람과 기독교, 무엇이 다른가'라는 주제로 강의한 그는 "그럼에도 이슬람은 정통기독교와 다른 교리 구조를 가지고 있다"며 이슬람과 기독교에서 말하는 하나님과 삼위일체, 성령, 구원관, 예수님, 인간론, 죄, 계시 등에 대한 차이를 소개했다. 이슬람선교학교는 6월 12일까지 매주 화, 목요일 저녁에 진행된다.
이슬람의 알라와 기독교의 하나님
한국이슬람교중앙회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는 '나는 하나님 외에 신이 없음을 증언합니다'라는 문구가 있다. 유 목사는 "한국의 이슬람은 알라를 하나님이라 소개하고, 이슬람의 알라와 기독교의 하나님은 같은 하나님이라고 주장한다"며 "꾸란에서도 이슬람의 근원을 아브라함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슬람은 아브라함이 본래 무슬림이었고, 유대교와 기독교의 뿌리가 이슬람이었다고 가르친다. 또 유대교와 기독교는 본래 원형이 변질했기 때문에 알라가 마지막 선지자 무함마드를 보내 원형을 복구했으며, 그것이 바로 이슬람이라고 주장한다.
유 목사는 "아랍어에서 신(神) 개념인 '알라'는 '유일한 진리이고 우주적인 신'으로, 아랍어를 사용하는 기독교 성경에도 하나님을 알라라고 말한다"며 "그런 면에서 알라와 하나님의 동의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것이 성경의 하나님과 꾸란의 알라가 동일한 본질과 성품을 소유하고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주장했다. "하나님과 세상이 분리되어 존재한다는 면에서 꾸란의 알라는 자연신앙적이고, 정통이슬람에서 하나님과 인간의 인격적인 교제는 나타나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이슬람에서는 알라가 창조물에 속한 모든 속성과 상태를 초월한다고 이해하기 때문에 예수님의 성육신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알라는 혈관보다 인간에 가까우니라', '알라는 모든 것을 에워싸고 계시도다'(꾸란 4:126)고 말하지만, 인간이 아무리 알라와 가깝게 있다 해도 알라는 인간 속에 내주하지 않으며, 종이나 노예의 관계라고 설명했다. 유 목사는 "그러나 기독교의 하나님은 인간 속에 내주하는 하나님이다"고 말했다.
삼위일체와 성령에 대한 오해
이슬람은 삼위일체에 대한 교리를 비판한다. 삼위일체 교리가 비논리적이고 신성모독적이라 보기 때문이다. 그는 "대부분 무슬림은 이를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않는다"며 "삼위일체를 믿는 기독교인에게 동정적인 태도를 취하거나 세 명의 신을 섬긴다고 비판하며, '기독교인과 어울리는 죄'에 빠지지 말고 유일신 알라를 전하라고 권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알라의 유일성에 사용하는 아랍어는 숫자적 단일을 나타내는 '와헤드'(wahed)가 아닌, 삼위일체를 배제하는 특별한 의미의 단일성을 말하는 '아하드'(ahad)를 사용한다. 또 기독교의 삼위일체에 대해서도 하나님과 마리아, 예수님으로 오해한다.
그러나 기독교는 성부, 성자, 성령의 삼위일체 하나님의 단일성을 믿는다. 하나님에 대해 성경에서 사용된 두 개의 히브리 단어 중 '이카드'(echad)는 '하나'를 의미하면서도 동시에 여러 존재를 포함하는 복합통일체 명사이며, '야키드'(yachid)는 절대적인 하나인 수학적 통일체로 사용된다고 그는 말했다. 유 목사는 "하나님은 자신의 본성의 복수성, 복합적 통합성의 단일성을 말씀하실 때는 이카드를, '나 외에 다른 신이 없느니라'고 말씀하실 때는 야키드를 사용하셨다"고 설명했다.
하나님의 영에 대해 무슬림은 신성모독이라 믿는다. 그는 "꾸란에서도 '영'을 20번 사용하지만, 이 단어가 시체를 관통할 수 있는 신비적인 육체를 가진 존재로 이해된다"며 "꾸란에 영감을 주는 개체(꾸란 16:102), 천사 가브리엘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성령을 이해하며, 가브리엘은 무함마드 계시의 경로(꾸란 2:97, 66:4)라 한다"고 말했다.
이슬람의 구원관
유 목사는 "알라는 인간을 올바른 길로 인도하기도 하고 타락의 길로 인도하기도 한다고 말한다"며 "또 '알라는 진과 사람들 모두로 지옥을 채우리라'(꾸란 32:13), '거기에 이르지 아니할 자 아무도 없나니'(꾸란 19:71)라고 말하기 때문에 이슬람 신자조차도 지옥으로 보내질지 여부에 대해 확신이 없다"며 불확실한 이슬람의 구원관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나 천국에 갈 수 있는 몇 가지 기준도 제시하고 있다. 알라의 선택(꾸란 9:51)이나 선행을 쌓는 것(꾸란 23:102~103), 메카 성지순례(꾸란 3:97), 지하드에 참전했다가 순교할 경우(꾸란 4:74, 3:169) 등이다. 그는 "이슬람의 알라는 알라와 이슬람을 위하여 싸우는 이들에게는 커다란 보상이 주어지지만, 타락의 길로 인도한 우상숭배자와 불산자에게는 복수의 화신과 같다"고 말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성경의 하나님은 악을 싫어하시며 도덕적 악을 창조하거나 인간을 타락의 길로 인도하지 않으신다"며 "성경은 하나님의 철저한 도덕적 성품을 강조하며, 거룩한 본질에 의해 비롯된다"고 그는 말했다.
꾸란에서 예수님에 대한 긍정적인 내용
그는 "성경과 마찬가지로 꾸란은 동정녀에서 탄생한 분은 예수님밖에 없다(꾸란 19:16~21, 3:46~48)고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슬람은 예수님에 그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진 않는다. 동정녀 탄생 또한 알라의 자비를 보여주는 것일 뿐이다. 유 목사는 "이슬람은 예수님이 이사야 선지자의 예언에 따라 임마누엘로 오셨고, 인류 타락 후 여자의 몸에서 구세주가 나올 것이라는 예언을 성취하기 위해 오신 분이라는 사실을 모른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슬람은 기적적으로 예수님의 동정녀 탄생을 믿고 존경한다"고 말했다.
또 꾸란에는 예수님이 메시아라는 말이 11번 나온다. 하지만 그는 "성경의 메시아의 속성은 아니며 단지 이름일 뿐이다"며 "메시아에 대한 의미 설명이나 구약과 신약의 예언들은 언급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꾸란은 모든 인간이 죄에 대하여 자유로울 수 없지만, 예수님만은 죄가 없다고 기록한다. 이는 성경과 같다. 그러나 꾸란은 예수님이 태어나기 전부터 죄로부터 보호됐다고 말하며(꾸란 3:36), 이슬람 학자 사히흐 알 부카리는 "예수님과 악마 사이에 휘장이 놓여 있어서 사단의 공격이 휘장만 만졌기 때문에 그들에게는 전혀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고 해석한다.
꾸란의 모든 선지자 중 기적을 일으킨 선지자도 예수님이 유일하다. 예수님만 성령의 보호를 받았고(꾸란 2:87), 이 성령의 보호는 기적을 행하게 했으나 다만 알라의 명령에 따라 철저히 수동적으로 행동했다고 말한다. 시각장애인을 고치고 앉은뱅이를 일어서게 하며 죽은 사람까지 살리는 기적(꾸란 5:113), 유일하게 하늘로 승천하신 것(꾸란 4:158), 예수님만이 죽지 않고 살아서 하나님과 가까이 계신다(꾸란 3:45)는 기록도 있다.
마지막 날에 예수님의 재림도 언급한다(꾸란 43:61). 그는 "심판의 때 예수님 외 어느 선지자도 거론하고 있지 않기에 예수님이 마지막 선지자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시사한다"며 "또 예수님은 심판의 날 우리의 증인이며 중재자(꾸란 4:159)라 말한다"고 설명했다.
꾸란에서 예수님에 대한 부정적인 내용
성경이 가르치는 예수님과 사역을 부정적으로 표현하거나, 인정하지 않는 예수님의 특성도 있다. 먼저 꾸란은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부인한다(꾸란 2:116, 꾸란 43:81)). 또 하나님에게는 아들이 없고, 아들이 있다고 믿고 죽은 자를 저주한다.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말도 육체적인 관계를 가진 것으로 암시한다. 유 목사는 아랍어 단어에서 아들을 의미하는 '왈라드(walad)'와 '이븐(ibn)' 중 아랍어 성경은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단어에 항상 이븐을 사용하지만, 꾸란은 육체적 관계를 통해 얻는 자연적 아들을 의미하는 왈라드를 항상 사용한다고 말했다.
또 꾸란은 하나님에게는 자식이 없고, 알라와 동등한 것도 없다고 말하며 삼위일체를 철저히 거부한다.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도 부인하며(꾸란 4:157), 예수님이 설령 십자가에 죽었다고 하더라도 예수님에 의한 구원은 거절하며 그 신성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그는 말했다.
이슬람의 인간론
유 목사는 "이슬람에서 인간의 목적은 알라의 뜻에 삶의 모든 것을 통합하는 것"이라며 "이슬람은 인간의 본질은 연약하며 쉽게 타락하고 탐욕스럽고, 인간은 행위의 자유에 제한을 받아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고 율법으로 제한한다"고 말했다.
또 "이슬람의 기본 원칙인 알라에 대한 복종은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문제에 대한 운명론에 수동적이게 만든다"며 "복종은 효과적인 진보를 막고 개혁을 방해한다"고 주장했다. 한 예로 테헤란의 한 아파트에서 발코니 난간이 낮아 어린아이들이 우연히 떨어져 죽는 사건이 자주 발생하는데도, 아이들의 죽음이 알라의 뜻이고 모든 것은 받아들여야 한다며 아무것도 개선하지 않은 점을 들었다.
유해석 목사는 "알라의 과장된 전능과 복합된 운명적인 세계관은 거의 완벽한 도덕적 책임감의 부재를 가져온다"며 "어떤 일도 알라의 섭리 없이 발생할 수 없으며, 결과적으로 인간의 모든 행위는 이미 운명 지어진 계획으로 보면서 항상 무슬림들은 '알라는 나를 이렇게 만들었다', '나는 그저 알라가 이미 계획한 길을 따라가는 것뿐이다'고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무슬림의 죄에 대한 개념
그는 "이슬람은 죄의 본질에 대해 침묵하고 죄의 기원, 결과, 치료에 대해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꾸란의 죄는 금지된 것을 행하는 것(haram)과 의무적인 임무를 생략하는 것(farde, wajib)이 있으며, 대죄와 소죄가 있는데 7가지 대죄는 우상숭배, 살인, 간음에 대한 거짓 고발, 고아를 괴롭히는 것, 성전(jihad)에서 이탈하는 것, 부모에 대한 불순종이다. 그는 "대죄를 범하지 않으면 알라는 소죄를 용서하고 천국에 들어가도록 허락하며(꾸란 4:31), 가장 악하고 용서받지 못할 죄는 알라를 다른 신과 연관 짓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꾸란은 인간의 타락성과 죄의 진정한 본질을 말하지 않는다. 유 목사는 이슬람과 기독교 둘 다 죄라는 단어를 사용하지만, 개념은 서로 다르다며 "이슬람에서 인간은 스스로 노력하여 알라의 인정을 받으려고 하지만, 기독교에서는 하나님이 인간을 의롭게 만들고 예수의 희생적인 속죄를 통해 인간을 받아들이신다"고 설명했다.
꾸란과 성경의 계시관
기독교와 이슬람은 모두 인류가 구원이 필요하다고 믿는다. 그는 "무슬림은 계시가 법의 형태로 인간을 위한 신성한 지침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믿지만, 기독교인은 계시가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시키기 위한 구원에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세계 인구 70억 중 16억이 무슬림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들의 80%는 기독교 진리에 대해 단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며 "예수님의 지상명령에 순종해 한 번도 복음을 듣지 못한 무슬림들에게 복음을 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유해석 목사는 총신대학교, 영국웨일즈대학교 신학부를 졸업하고 GMS 파송 이집트 선교사로 활동했으며, 서울신학대학교 대학원 강사를 역임했다. '우리 곁에 다가온, 이슬람' 외 다수의 이슬람 선교 전문 저서를 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