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평화통일을위한기독인연대] 일반적으로 평화는 '전쟁과 전쟁 사이에 무기가 침묵하는 기간'으로 정의됩니다. 이런 개념 정의는 전쟁의 반대개념으로서 평화를 매우 소극적이고 좁은 의미로 해석한 것입니다.
역사를 돌이켜보면 평화는 밖에서부터만 위협을 받은 것이 아닙니다. 한 나라의 흥망성쇠가 언제나 밖에서부터 온 도전에 원인이 있었던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지난 4월 16일에 있었던 '세월호' 침몰 사고로 온 나라가 침통한 애도에 휩싸여 있습니다. '세월호' 사고는 부실하고 근본을 바로 세우지 못한 우리 사회의 총체적인 모순과 부정부패가 드러난 사건입니다.
그리고 '세월호' 사고 희생자들은 우리가 만든 세상,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이 세상의 모든 죄악, '세월호'라는 이름 안에 총체적으로 집약된 한국사회의 모든 죄악, 배금주의, 적당주의, 부정부패의 먹이사슬, 오만하고 독선적인 정부의 무능과 관료주의, 철저한 개인주의적인 무관심과 무책임이라는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 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살아있는 모든 이들이 이들의 죽음, 아니 이들의 죽임에 책임감을 느끼고, '지켜주지 못해 미안한' 집단적 죄책감으로 가슴을 치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그러나 이제는 일어나야 할 때입니다. 또 다른 힘없는 사람들이 더 큰 희생 제물로 바쳐지지 않도록 '세월호' 사고에 대한 책임을 철저하게 묻고,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는 권력을 심판해야 합니다.
더 이상 '기본이 없는 나라', '국민을 협박하면서 정부는 책임지지 않는 나라', '소 잃고도 외양간 고치지 않은 나라'라는 오명을 씻어내야 합니다.
'세월호'와 함께 대한민국의 미래까지 침몰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이 길이 속죄양으로 희생당한 이들의 생명으로 자신의 생명을 아직 유지하고 있는 살아있는 이들이 해야 할 '부활제의'이고, 안으로부터 위협받는 평화를 지키는 일입니다.
글ㅣ채수일 한신대학교 총장(평통기연 운영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