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16일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을 만나 정부의 부실한 대응을 직접 사과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45분께 청와대에서 세월호 사고 가족 대책위원회 대표단과 면담한 자리에서 "마음고생이 이루 말할 수 없이 크실 텐데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정부의 부족했던 부분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어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회의 안전 시스템을 근본부터 다시 바로잡고 국가대개조라는 수준으로 생각하면서 사회에 기초부터 다시 세우는 것이 안타까운 희생을 헛되게 하지 않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만간 있을 대국민담화와 관련해서는 "그동안 관련 전문가 여러분께서 의견을 폭넓게 수렴했고 그래서 안전 시스템부터 공직사회의 개혁에 이르기까지 하나하나 대책을 세우고 있다"며 "하지만 현장에서 처음부터 지금까지 현장을 지켜보신 유가족 여러분들의 의견을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이렇게 모시게 됐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느끼셨던 문제점들과 또 바로잡아야 되겠다 하는 것들을 의견을 주시면 꼭 바로잡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대통령은 또 "(유가족들이) 생계 문제로 고통을 받으시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된다"며 "그런 어려움도 말씀해 주시면 정부가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최대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다"며 "마음에 담아두셨던 생각을 허심탄회하게 말씀해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접견실에서 면담하기 전 본관 1층에서 17명의 유가족들을 맞이하며 일일히 악수를 청했다. 면담에서는 모두발언 내내 침울한 표정으로 시선을 아래에 뒀다.

대책위 측 대표는 "저를 포함한 많은 희생자들이 역사에 남을 수 있도록 가장 가치 있고 고귀하게 만들어 주시는 것이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의 책임이라 생각한다"며 "그런 점에서 정부의 구체적인 방안을 한번 여쭤보고 싶다"고 말했다.

앞서 대책위는 각 언론사에 보낸 취재요청서에서 이날 면담을 통해 ▲실종자 전원 수습 ▲피해자 가족의 진상규명 전 과정 참여 ▲사고 전 과정에 대한 진상규명 및 충분한 조사기간 확보 ▲지위고하를 막론한 진상규명 ▲정부기관의 관련 정보 투명 공개 ▲강제조사권 갖춘 진상조사기구 설치 ▲민·관 차원 진상조사 결과 반영 ▲관련기관 및 관련자에 대한 민사·형사·행정·정치·도의적 책임 ▲확실한 재발방지시스템 구축 등을 요구할 것이라 밝혔다.

한편, 김병권 위원장, 김형기 부위원장, 유경근 대변인 등 대책위는 이날 면담 직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면담 결과에 대한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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