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이 우리 가까이에 다가와 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슬람에 대해 너무나 모르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슬람을 알아야 하는 이유는 그들을 두려워해서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잘 전하기 위해서입니다."
이슬람권을 위한 국제선교단체 FIM국제선교회 대표 유해석 목사는 "14세기 동안 성장해 온 이슬람은 지금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기독교인이 이슬람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15일 본지에 기고한 글에서 그는 "이슬람은 공산주의 붕괴 이후 그 자리를 급속도로 대체하고 있고, 9.11 테러 이후 미국과 맞서는 존재로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고 "그러나 이 때문에 우리가 이슬람에 관심을 갖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기독교인이 이슬람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에 대해 성경의 '지상명령'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남겨진 가장 큰 미전도지역인 이슬람권을 알고, 무슬림에게 다가가 복음을 전하는 주님의 명령에 순종하기 위해서 이슬람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유 목사가 말하는 기독교인이 이슬람을 이해하는 관점 9가지는 다음과 같다.
①복음을 들을 기회가 없었던 무슬림
무슬림 인구는 전세계 70억 인구의 22%(약 16억)를 차지한다. 영국의 데이빗 바렛(David Barrett)은 미전도종족에 대한 선교지도를 미복음화된 A지역(30개국 13억 명), 전도됐으나 기독교 신자가 적은 B지역(76개국 23억 명), 기독교 국가인 C지역(145개국 18억 명)으로 구분했다. 하지만 세계교회의 수입 중 99.8%는 이미 복음화된 C지역에서 사용되고, 0.09%는 비기독교지역에서 사용되며, 나머지 0.01%만이 미복음화된 A지역에서 사용되고 있다고 유 목사는 말했다. 그는 "17만 기독교 선교사 중 3천 명 만이 A지역에서 사역하며, 이들 대부분은 무슬림이 사는 지역에서 사역한다"고 말했다.
19세기까지 기독교에서 이슬람권을 향한 선교의 역사는 순교의 역사였다. 5차 십자군 전쟁이 진행되는 중 이집트의 술탄을 방문해 복음을 전한 아시시의 프란치스코(1181~1226)는 최초로 이슬람권에 선교적 접근을 했다. 프란치스코 수도사들은 순교를 각오하고 무슬림에 복음을 전했고, 실제 1219년 모로코로 간 5명의 수도사는 1년만에 순교했다.
무슬림을 위해 최초로 조직적으로 사역한 레이몬드 룰 선교사(1235-1316)는 이슬람권 선교사 훈련을 위해 1290년 아랍어과와 신학부가 있는 몽펠리에 대학을 설립, 유럽에 이슬람과 아랍 학문을 고취시켰다. 레이몬드 룰 선교사는 82세에 튀니지에서 복음을 전하다 베자야 해변에서 돌을 맞아 순교했다.
이후 영국 성공회 목사로서 인도 동인도회사의 전임 사목으로 있다 힌두교성경을 번역하고, 이란에서 이란성경을 번역한 핸리 마틴(1781-1812)은 결핵으로 31세에 터키 토카트에서 죽었다. 이슬람 선교의 아버지로 불리는 사무엘 쯔머(1867-1952)는 학생신앙운동에 자극 받고 헌신하여 아랍선교회를 세우고, 1900년대 초반 이집트에서 사역하여 40년 간 20여 명의 개종자를 얻었다. 그리고 이슬람 선교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미국교회에 알렸다.
유해석 목사는 "이슬람권을 향한 몇몇 선교사들의 복음에 대한 열정과 달리, 역사적으로 서구 기독교는 이슬람 성장 과정에서 반목과 갈등의 관계에 놓여 있었다"며 "이런 상황은 무슬림에게 복음을 전하는데 항상 걸림돌이 되어왔다"고 말했다.
그는 "더 안타까운 것은 오늘날 많은 기독교인들조차 이슬람에 대해 알고 싶어 하지 않으며, 무슬림에 대해 배우는 것에 관심이 없다"며 "복음을 전해야 할 기독교인들이 무슬림에 대해 무관심하면서 결국 무슬림은 복음을 듣고 진리를 알 기회조차 없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무슬림은 자연스럽게 서구교회로부터 냉대를 받았고, 관심 밖에 존재하게 됐다는 것이다.
유 목사는 "이런 무관심으로 인해 성경이 아랍어로 번역된 것은 이슬람이 시작된 지 227년이 지난 837년이었고, 아랍어 성경이 출판된 것은 1516년이었다"며 "아직 복음을 듣지 못한 전세계 무슬림의 80%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이슬람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②구교회로부터 무시당한 무슬림
유 목사는 "무슬림이 구교회로부터 학대 받은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며 "더 이상 복음의 진보와 역사 앞에 이 같은 엄청난 과오를 범하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1099년부터 8차에 걸쳐 일어난 십자군 전쟁 기간 많은 무슬림들이 학살당하며 이슬람과 기독교 사이에는 큰 상처가 생겼다고 말했다. 반대로 데이빗 바렛의 세계 그리스도인 백과사전에는 AD 33년부터 AD 2000년까지 약 6천942만 명의 기독교인이 신앙을 이유로 죽임을 당했으며, 그 중 910만여 명이 무슬림들에 의해 순교를 당했다.
유해석 목사는 "무엇보다 모든 인류를 편애하지 않고, 사랑하시는 예수님의 마음으로 무슬림을 바라봐야 할 것"이라며 "기독교를 가장한 인종주의와 차별주의에 분별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③과거 기독교 지역에서 성장
무함마드가 살던 시절 중동은 기독교 중심지였고, 북아프리카는 가장 큰 교구를 자랑했다. "초대교회 기독교는 예루살렘, 알렉산드리아, 안디옥, 콘스탄티노플(지금의 이스탄불), 로마 등 5곳에 거점을 두었지만, 이 중 4개 지역은 모두 이슬람 국가가 됐다"고 유 목사는 말했다.
기독교 지역이 이슬람 지역이 된 이유에 대해 그는 ▲비잔틴 제국 시절 종교 압제와 세금 가중으로 종교의 자유를 보장한다는 이슬람을 해방자로 여긴 점 ▲수세기에 걸친 기독교 이단논쟁과 영토전쟁으로 복음전파의 열정이 식은 점 ▲기독교인이 종교적 신념보다 정치적, 경제적 실리를 택하여 종교세(인두세, 지지야 Jizya) 정책을 따랐고, 이로 인해 사실상 2등 국민(딤미, Dhimma)으로 사회적, 정치적 불평등을 받게 된 점 ▲무슬림 남성이 샤리아법에 따라 기독교 여성과 결혼을 한 점 등을 꼽았다.
④세계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는 종교
이슬람 인구는 1930년 2억3백만 명에서 16억 명이 됐다. 1970년 이슬람 인구는 세계인구의 15%를 차지했지만 2000년 20%로 증가한 반면, 기독교는 같은 기간 34%에서 33%로 감소했다. 유 목사는 "이슬람이 7세기 초에 시작되었지만 문화, 인종을 넘어 세계적으로 퍼지고 있고, 많은 국가와 지역에서 기독교인수를 압도하는 것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유럽의 경우 이슬람 인구가 1970년 720만 명에서 2007년 5300만 명으로 성장했으며, 아시아에서는 1970년 4억2600만 명에서 1990년 7억5600만 명으로 늘었다. 오늘날 아프리카의 이슬람 인구는 아프리카 인구의 41.32%로 3억2410만 명이다.
⑤한국에서도 성장하는 이슬람
부족한 국내 노동력을 충당하기 위해 1989년부터 외국인 노동자가 본격적으로 유입됐고, 체류 외국인의 10%는 무슬림이다. 인도네시아, 우즈베키스탄,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키르기스스탄, 이란 등 이슬람 국가에서 온 체류자들은 중국, 대만, 일본 등 한국 근접 국가 다음으로 많다. 이들은 전국의 모스크와 기도처(무쌀라)에서 모이며, 특히 무쌀라는 국가별, 지역별 모임으로 늘어나 정보교환과 만남의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무슬림 남성이 한국 여성과 결혼해 한국국적을 취득하는 경우도 두드러지게 늘고 있다. 한국 남성과 결혼 비율이 높은 여성의 국적은 우즈베키스탄, 인도네시아, 키르기스스탄, 카자흐스탄 등이며, 한국 여성과 결혼 비율이 높은 남성의 국적은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이란, 나이지리아 등이다.
⑥이슬람은 잘못된 기독교를 고치기 위한 종교라 주장
유해석 목사는 "서구에서 이슬람은 유대교, 기독교와 같은 종류의 신성한 근원에서 나왔고, 무슬림은 구약과 신약에 나오는 하나님과 같은 신으로 알라를 소개한다"며 "그들은 모세를 통해 유대교가 세워지고 예수를 통해 기독교가 세워졌든 무함마드를 통해 하나님이 그 자신을 보여준다고 주장한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아프리카나 비서구 지역에서는 유대교와 기독교의 잘못을 고치기 위해 온 종교로 소개한다"며 "이는 이슬람의 양면성을 아주 잘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서구 지역, 특히 아프리카에서 이슬람은 기독교가 백인의 종교이고, 이슬람이 아프리카의 종교라며, 백인들이 노예제도를 통해 기독교로 바꾸어 놓았다고 주장한다"며 "이슬람이 나타나기 전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는 가장 큰 기독교 중심지 중 하나였는데도, 무함마드 이전에 아프리카가 기독교 지역이 아니라고 말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⑦성경의 권위에 인정하지 않는 종교
그는 "이슬람 학자는 성경이 유대인과 기독교인 의해 부패했기 때문에 알라가 무슬림에게 꾸란을 주었다고 가르친다"며 "본래 하나님이 예언자를 통해 준 구약과 신약은 옳은 것이었으나, 후에 유대인에 의해 구약이 변질되었고 기독교인에 의해 신약이 욕심에 따라 변질되고 바뀌었다고 주장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비난은 꾸란에서도 근거를 찾을 수 없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오히려 꾸란은 성경의 권위를 강하게 인정한다"며 "무함마드 자신이 계시에 의심이 생겼을 때 성경으로 돌아가라고 명령했고(수라 10장 94절) 실제로 무슬림 학자들은 꾸란이 지닌 모순 때문에 꾸란을 가르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했다.
⑧기독교와 대비하여 자신을 정의
유해석 목사는 "무함마드는 기독교에 대해 그때그때 다른 태도를 취했다"며 "기독교에 대한 태도가 우호와 적대라는 양 극단 사이에서 흔들렸다"고 말했다. 그는 메디나에서 유대인을 대항해 싸울 때는 기독교에 우호적이었으나, 아라비아 반도에서 지배력을 확보했을 때 기독교인을 신앙 공동체에서 배제했다. 시리아의 비잔틴 전초기지에 군대를 보내겠다는 무하마드의 결단은 기독교와 이슬람의 대결의 시작이었다. 유 목사는 "무함마드는 군사적, 정치적 결단을 신학적으로 정당화했고 이를 계시로 결정지었다(꾸란 9장29절)"며 "이슬람은 언제나 기독교와 유대교를 대비하여 자신들을 정의하기 때문에 꾸란에 정의되어 있는 기독교인에 대한 내용을 알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⑨무슬림을 위해서도 십자가에서 죽으신 예수님
유해석 목사는 "무슬림에 대해 숫자적 명분이 아니더라도 관심을 가져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예수님이 무슬림을 위해 이 땅에 오셨다는 사실"이라며 "이는 위의 다른 이유보다 더 강력하고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복음의 불모지라 여기는 이슬람권에 가기를 주저한다면, 주님이 보이신 모범은 우리에게 벽화와 같다"며 "모든 민족에게 동등하게 다가가신 예수님을 따라, 그들이 날마다 암송하는 꾸란의 이사(Isa)가 성경의 예수님이시며, 복음의 진리가 한국교회를 통해 무슬림에게 알려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1866년 평양에서 순교한 토마스 선교사 등 서구 선교사들의 희생으로 복음을 받아들이고, 유래 없는 부흥을 경험한 한국교회가 이제 복음의 빚을 갚기 위해 무슬림에게 나아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