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진행된 장신대 113주년 개교기념감사예배 2부 기념행사에서 명예신학박사로 위촉된 위르겐 몰트만 박사   ©오상아 기자

13일 오후 1시부터 장신대 세계교회협력센터에서 개막한 제15회 학술대회에서 '도시는 희망의 장소인가?'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위르겐 몰트만 박사(독일 튀빙겐대학교 조직신학교수 은퇴, 튀빙겐대학교 명예교수)는 기독교의 도전으로서의 거대도시(Mega-City)에 대해 언급했다.

몰트만 박사는 "40년 전에 하비 콕스(Harvey Cox)는 현대인들의 세속화는 그들의 도시화에 근거하고 있다는 명제를 대변했다"며 '세속도시(The secular City)에는 성전이 없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15년 전에 그는 그러한 자신의 생각을 수정했고, '세속도시 속의 종교(Religion in the Secular City)'에 관한 책을 썼다"고 했다.

몰트만 박사는 "종교는 도시화를 통하여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함께 변화된 것이다"며 "그런 점에서 그는 옳은 일을 한 것이다"고 평가했다.

그는 "도시 그 자체는 기독교에 대한 특별한 도전이 아니다. 초기의 기독교는 시(市)종교였다"며 "기독교는 농촌 백성의 자연종교로부터 생겨난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기독교는 예루살렘이라는 도시에서 형성됐으며 사도 바울의 편지가 보여 주듯이 지중해의 항구들과 도시들로 확장됐다"고 했다.

덧붙여 "사람들은 믿음으로 그리스도인들이 된 것이지, 자연의 힘에 대한 경외로부터 된 것이 아니었다"고 했다.

또 몰트만 박사는 "종교개혁은 대부분 취리히, 스트라스부르, 제네바의 도시들에 의해 지지되었다"며 "독일에서 프로테스탄트는 도시종교로 여겨졌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에서 초기의 산업화와 더불어 자유교회는 고향도 잃고 의무도 없게 된 노동자들 가운데 퍼져 나갔다. 특히 장로교회와 감리교회가 그렇다"며 "1906년 로스엔젤레스 아주사 거리의 부흥운동 이래로 오순절 교회의 출발은 대도시의 종교현상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차고나 공장에서 예배를 드린다"고 했다.

덧붙여 "산업중심지들로 이민대이동이 일어날 때 가족적인 교회 소속 대신에 개인적인 신앙의 결정과 자발적인 공동체가 들어선다"며 "대도시들 속에서 결속은 느슨해지고 선택의 자유는 증가되며, 사람들은 자동차로 인하여 더 기동력을 얻게 된다"고 했다.

메가시티에 필요한 교회는 메가교회인가, 소규모의 가정교회인가

이어 몰트만 박사는 "많은 사람들이 메가-시티는 메가-교회가 필요하지 않은가를 물으며, 다른 사람들은 소규모의 기독 공동체가 더 옳다고 호언장담한다"며 "내 생각에는 그 둘이 서로 대립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그는 "모든 살아있는 공동체는 수많은 작은 공동체들로 이루어진다"며 "기독 가정들이 과거에도 있었고 지금도 존재하며 또 미래에도 점점 더 많이 존재할 것이다"며 "그러한 가정교회들을 양성하기 위해서는 손님을 잘 대접하는 기독교적인 친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손님을 잘 대접하기 위해서는 좋은 이웃관계가 필요하다"며 "최근에 저는 '당신의 이웃을 만나세요'라는 운동을 알게 됏는데 이러한 것은 이전에는 당연한 것이었다"고 했다.

몰트만 박사는 "현대의 아파트에 사는 수많은 사람들은 오른쪽, 왼쪽, 위아래에 사는 자신의 이웃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 그들은 서로 존중하지도 않으며, 위급한 경우 도우러 오지도 않는다"며 "사망한지 일주일이나 지나서야 자신의 거처에서 발견되는 시신의 사례가 언제나 다시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좋은 이웃관계는 생존을 위해 필수적이다"며 "가정교회들은 열려있어야 하며 낯선 사람들과의 접촉에 능해야 한다. 그러한 가정교회가 지나치게 커지면 분립해야 한다"고 했다.

덧붙여 "기독 공동체는 또한 하나님 앞에서 만인이 평등한 장소이기도 하다"며 "여기서 부와 가난은 인간의 가치를 결정짓지 않는다. 여자들과 남자들은 동등한 인간 존엄 속에서 존중받는다"고 했다.

몰트만 박사는 "가난에 대한 대안은 부가 아니라 바로 공동체이다"며 "누군가가 기독 공동체에 오면 그는 즉시로 '가게나 공장에서처럼 너희는 그렇지 않구나' 라고 느낄 수 있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또 그는 "수많은 도시들 안에 있는 교회들에게 있어서 공동체의 일과 도시의 일은 서로 밀접한 관계를 이루고 있다"며 "그것은 한편으로는 시민운동에 참여하는 일을 의미하며, 다른 한편으로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스프를 끓여주는 '밥상'(Tafel)이라고도 불리는 스프부엌(Supperkuchen), 그리고 겨울에 노숙자들을 위한 따뜻한 방, 무료 의료봉사, 법무상담, 죽어가는 사람들을 위한 생활도우미와 호스피스 간호 등을 의미한다"고 했다.

이어 "더 큰 교회 단체들은 위에 언급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시의 계획에도 참여할 수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교회의 신학만 있는 것이 아니라, 공적신학과 정치신학도 있다"고 말했다.

몰트만 박사는 "대도시들의 미래는 이루어질 수도 있고 또한 실패할 수도 있다"면서 "생명을 선택하는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 우리는 희망의 용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21세기 아시아 태평양 신학과 실천'을 주제로, 13일에는 '온 신학'(김명용 총장/장신대), '나사렛 예수로부터 배우는 리더십'(존 왈라스 총장/아주사퍼시픽대학교), '성경의 한글번역 과정에서 일어난 하나님 이름 논쟁'(임희국 교수/장신대) 발표가 진행됐다.

14일 대회는 오후 1시부터 '아시아 태평양의 맥락에서 바라본 공적 신학의 전망과 방향'(제임스 맥도날드 총장/샌프란시스코신학교), '사도적 공동체의 형성'(하가 츠토무 학장/동경신학교),'사회주의 국가 안에서의 교회 건설'(원거 교수/남경신학교) 발표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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