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교회, 한국천주교회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그리스도인 일치운동의 활성화와 일치 증진을 위해 한국 그리스도교 신앙과 직제협의회(가, 이하 한국신앙직제)를 창립하고, 오는 22일 정동 대한성공회 서울대성당에서 창립총회를 연다.
한국에 기독교가 전래된 이래 정교회와 천주교, 개신교가 공식적 기구를 통해 일치의 증진은 물론 선교협력으로 나아가는 단초를 마련하게 된 것은 한국 그리스도교 역사적으로 큰 의미를 갖는 일인 동시에 세계교회 차원의 신학적 협의를 한국적 상황에 맞게 전개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기에 기독교계를 넘어 사회적으로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한국신앙직제는 "올해로 한국에 천주교가 들어온 지 230년, 개신교는 130년을 맞이한다. 이 역사 안에서 한국 그리스도교는 일치와 협력의 경험보다는 선교 전략상의 의도적인 차별화 정책으로 다른 종교인 것처럼 지내왔다. 더불어 개신교 내부에서의 많은 교파 분열은 이러한 인식을 굳어지게 한 요인이 되었다"고 말하고, "이러한 한국 그리스도교적 상황에서 한국정교회, 한국천주교회, NCCK, 그리고 NCCK 회원교단은 '아버지와 내가 하나인 것처럼 이 사람들도 하나가 되게 하여 주십시오.'(요 17:11)라고 기도했던 예수의 기도를 바탕으로, 그리스도인의 일치는 교회의 본질에 대한 근본적 인식이며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 은혜를 이 땅에서 실현시켜 나가는 교회의 선교 행위와 다르지 않다"고 인식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이어서 "이러한 공감을 바탕으로 한국정교회, 한국천주교회, NCCK, 그리고 NCCK 회원교단은 그리스도인 일치 증진을 위해 1986년 일치기도회를 시작으로 교류를 지속하였고 지난 2001년 '한국 그리스도인 일치운동'을 조직해 매년 일치기도회, 일치포럼, 신학대화, 신학생 교류 등 공교회 차원의 일치운동을 전개해 왔다"고 밝혔다.
이러한 공교회 차원의 일치운동을 전개 과정에서 2012년을 즈음하여 한국 그리스도인 일치운동의 강화에 대한 공감이 일어났고, 같은 해 12월 교단대표 간담회는 한국 그리스도인 일치운동의 활성화를 위한 연대의 틀이 강화되어야 한다는 요구에 '한국 그리스도인 일치운동'을 '한국 그리스도교 신앙과 직제협의회'로 개편하는 합의로 응답했다.
한국신앙직제는 "이는 지난 십수년 동안 진행된 일치운동이 일치에 대한 관심을 증대하는 것에 무게를 두었다면, 향후 일치운동은 신학적 대화를 포함하여 본격적인 일치증진을 위한 활동에 중점을 두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이러한 의미를 바탕으로 한국신앙직제는 먼저 가깝게 사귀기, 함께 공부하기, 함께 행동하기, 함께 기도하기를 통해 한국 그리스도인들의 일치와 교파 간의 신앙적 친교를 이루고 이 땅의 그리스도인들이 복음적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하게 된다.
한편 한국신앙직제는 '세계교회협의회(WCC) 신앙과 직제위원회'의 모델을 따라 운영된다. 신앙과 직제위원회는 세계교회협의회 탄생 이전부터 갈라진 교회들의 일치를 위한 신학과 직제에 대한 문제들에 관심을 두었던 가장 중요한 전통 중의 하나이며 오늘에 이르러서는 신학적 대화를 바탕으로 한 선교적 과제를 함께 다루고 있다.
22일 개최되는 한국신앙직제 창립총회는 1부 기도회, 2부 총회, 3부 축하의 순으로 진행된다. 1부는 하나의 신앙으로 일치를 가능케 하는 기도회로 창립총회의 시작을 열고, 2부 총회 중에는 각 교단대표가 나와 한국신앙직제 창립선언문에 서명하는 순서가 마련돼 있다. 3부는 문화체육관광부 유진룡 장관과 교황대사인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 WCC 신앙과직제위원장의 축사가 이어진다.
한국신앙직제 창립에는 한국정교회, 한국천주교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이하 NCCK), 그리고 NCCK 회원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기독교대한감리회, 한국기독교장로회, 한국구세군, 대한성공회, 기독교대한복음교회,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기독교한국루터회가 참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