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언 목사(예장합신 평안교회)는 교계 인사들 가운데 강하게 '목회자 납세' 문제를 반대하는 인물이다. 그런 그가 13일 '제51회 전국목사장로기도회'에서 "목회자 납세 문제에 대한 바른 이해와 적용"이란 주제로 강연해 관심을 모았다.
박 목사는 목회자 납세 문제가 정치와 종교, 종교와 종교 간의 종교자유 본질에 관한 헌법적 문제라고 지적하고, 동시에 교회 정치의 문제 그리고 신앙의 본질에 관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대전제로, 이 문제가 "교회와 국가의 통치영역의 문제이며 교회와 목사직에 관한 신학적 문제"라고 했다.
특히 그는 "그간 종교인 과세운동이 모두 반기독교 정서확산이라는 순수하지 못한 의도에서 출발했다"고 지적하고, "종교 자체를 부정하는 소수의 사람들이 과도하게 문제를 일으키며, 기독교를 공격하는 수단으로 삼는 것을 주시해 왔다"고 전했다. 더불어 "역대 모든 정부와 사법당국도 헌정질서로서의 국정 관행이라고 판단한 종교인 비과세 관습법에 대해 '탈세'라는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종언 목사는 "대한민국 정부가 종교인 비과세를 하게 된 것은 역사적 당위성이 있다"고 설명하고, "지난 66년간 목회자를 포함한 종교인들은 탈세를 했거나 형평성에 어긋난 대우를 받아온 것이 결코 아니다"라고 했다. 또 "정교분리(헌법 제20조)의 헌법적 가치는 종교가 가진 특수성과 역사성을 고려해 국가가 종교의 고유 영역을 침해하지 않고 인정한다는 것"이라 설명했다.
이어 박 목사는 "인간의 존재는 종교와 경제 활동의 영역으로 나눌 수 있다"고 지적하고, "현 세법체계는 종교영역에서의 목회자의 직분상 특수성이 고려되지 않는다"면서 "목사직의 수행은 대가성이라는 경제원칙을 배제한다"고 했다.
또 그는 "세금을 내는 문제는 본질의 문제이므로, 명분과 개념정립이 매우 중요한데, 목사는 교회와 분리되지 않는다"면서 "교회의 공공성 회복을 위해 납세를 주장하는 이들이 있는데, 본질상 변증법적 관계인 국가와 교회 관계 가운데 교회가 국가에 세금을 내는 것에 교회의 공신력이 달려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박 목사는 헌금이 신앙 실행의 핵심인 예배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하고, 헌금 사용의 최종 승인을 이루는 교회에도 헌법과 정치제도를 갖고 있다면서 "공동의회의 결의에 따라 주님의 뜻으로 결정된, 교회재정의 모든 집행사항을 다시 세속정부의 관리에게 정당성을 조사 받으라고 한다면 이는 종교자유를 완전히 부정하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목회자들 가운데 저소득층이 많다는 사실도 지적했다. 또 "소득의 범위를 특정하지 않고, 목회자가 교회로부터 받는 사례에 대해서 과세를 하겠다는 말은 모든 선교사역을 포함해 '교회'에 과세를 하겠다는 말과 다름 아니다"고 반박했고, 교회 헌금의 사용은 국가 간섭의 기준과 다르다는 사실도 지적했다.
역으로 박 목사는 "국가가 목회자에게 과세의무를 지우고, 목회자 개인의 과세보고의 정당성을 검증하기 위해 결국은 교회 재정보고를 받고자 할 때, 국가가 감당할 수 없는 부담이 될 것"이라 주장했다. 탈북선교 혹은 이슬람 선교 등 교회재정 사용의 특수한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는데, 이것을 일일히 국가가 개입하고 간섭하기에는 무리라는 말이다.
또 그는 "이미 확인된 종교간 본질적인 차이로 인한 객관적 사실에 의거, 형평성과 공정성을 상실한 법률을 국회가 제정할 수 없다"면서 "법률로써 현저한 종교편향을 할 수도 없거니와, 현저한 종교편향이 가져올 종교 간 사회갈등을 치유할 방법조차 국가는 없을 것"이라 주장했다.
박종언 목사는 이러한 여러가지 이유로 "종교인 납세 불가"를 주장했고, "같은 이유로 한국교회 주요 55교단장의 승인 하에 한국교회의 하나 된 공식의견으로 '종교인 과세에 대한 한국교회의 입장' 공개청원서를 국회와 정부에 요청해 놓은 상태"라 밝혔다. 또 "법 개정이 없어도 종교인 과세의 자발적 신고납부는 가능하다"면서 정부가 이 문제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대처해 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예장합동 총회(총회장 안명환) 주최로 12일부터 14일까지 사랑의교회(담임 오정현)에서 열리는 이번 전국목사장로기도회는 "교회, 회복을 넘어 미래로"라는 주제로 진행 중에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