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소환통보에 유벙언(73) 전 세모그룹 회장 자녀들이 사실상 잠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초기 유 전 회장 측은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던 약속과 달리 유 전 회장의 자녀 모두 검찰의 소환 통보를 거부하고, 사실상 잠적한 상태다.
유 전 회장 일가의 비리 의혹 수사중인 검찰은 비리의 정점에 서있는 유 전 회장 자녀들이 검찰 소환에 불응함에 따라 수사가 차질을 빚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13일,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에 따르면 유 전 회장의 장남 대균(44)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렀지만 소환에 불응에 곧바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신병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대균씨가 지난 10일 검찰의 소환에 불응한데 따른 것이다.
유 전 회장의 실질적인 후계자로 알려진 차남 혁기(42)씨를 비롯해 장녀 섬나(48)씨 등 해외에 머물고 있는 자녀들과 핵심 측근들이 모두 소환에 불응해 미국 연방수사국(FBI)와 국토안보수사국(HSI) 등과 함께 강제 송환에 나섰다.
현재 검찰은 서울 서초구 염곡동에 위치한 유 전 회장 일가 자택에 수사관을 보내 장남 대균씨의 신병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자택에 인기척이 없어 검찰은 대균씨에 대한 강제 집행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검찰은 늦어도 6·4지방선거 이전에 수사를 마무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유 전 회장 자녀들의 소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수사 기간이 다소 길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사건 초기 검찰과 유 전 회장 일가의 연락 창구 역할을 했던 변호인들도 모두 사임계를 제출한 상태여서 검찰이 유 전 회장 측과 사실상 연락을 취할 방법이 마땅치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