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 회장이 급성 심근 경색으로 삼성 서울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했으나 의식을 되찾고 안정적인 상태에서 회복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긴박함은 다소 줄어든 분위기다.
다만 아직 향후 몸 상태가 어떻게 변할지 모르고 회복 후 후유증 여부 등도 있을 수 있어 삼성과 취재진들은 차분하게 분위기를 지켜보고 있는 상태다.
11일 삼성에 따르면 이 회장은 자택에서 호흡곤란 증상으로 지난 10일 오후 10시 56분 서울 한남동 자택 인근 순천향대학병원 응급실로 이동한 후 심장마비 증상을 보여 심폐소생술(CPR)을 받았다.
이어 오전 0시15분 심장기능 상태가 호전돼 삼성서울병원으로 이송했으며 정밀검사 후 급성 심근경색으로 진단, 심장 혈관 확장술인 스텐트(stent) 삽입 시술을 받았다.
이 회장의 수술 소식이 전해지자 삼성서울병원에는 이른 아침부터 취재진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취재진들의 수가 늘어나자 삼성에서는 지하 1층 강당에 임시 기자실을 만들고 이 회장의 상황에 대해 실시간으로 알렸다.
삼성은 오후 2시에 브리핑을 열 계획이었으나 이를 취소하고 보도자료를 배포 하는 것으로 대체했다. 병원 측은 자료를 배포한 후 기자들의 질문을 한꺼번에 모아 서면으로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이 회장이 현재 치료를 받고 있는 곳은 3층 흉부외과 중환자실로 경호원과 삼성 관계자들이 외부인의 출입을 막으며 철저하게 보안을 지키고 있다. 이 회장은 이곳에서 며칠간 치료를 좀 더 받은 후 일반 병실로 이동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의 입원 소식에 자녀들도 병원을 찾아 경과를 지켜보고 있다. 이 회장의 첫째 딸인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은 이날 오전부터 이 회장을 돌보고 있으며 오후 1시께에는 둘째 딸인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사장도 병원을 찾았다.
미국 출장 중이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급히 귀국해 이날 오전 11시30분쯤 병원으로 이동했다. 이 회장의 상태가 호전된 것으로 확인하자 업무 차 회사로 발길을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도 직접 병원을 찾아 이 회장의 건강상태를 챙겼다. 윤순봉 삼성서울병원 사장도 임시 기자실을 방문했다. 그 밖에 사장단들은 이 회장의 건강이 위독한 수준이 아니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굳이 병원을 찾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이 회장은 자가호흡이 돌아오는 등 안정을 되찾고 있으며 경과가 좋아진 상황이다.
삼성병원은 "이 회장이 수술 후 진정제를 투여 받고 있는 등 안정적인 상태에서 회복을 하고 있다"면서 "순천향대병원에서 초기 응급 치료를 잘했고 관련 시술도 성공적이어서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이 회장의 정확한 상태나 입원한 병실, 예상 입원기간에 대해서는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어 정확한 사실을 알기는 어려운 상태다.
한편, 재계에서는 이번 이 회장의 입원으로 삼성 그룹의 경영권 승계와 계열사 간 사업조정, 지분 정리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삼성은 이재용 부회장이 다수의 지분을 보유한 삼성SDS 상장을 발표했으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사업구조 재편 작업을 벌였다.
제일모직의 패션 사업 분리, 삼성SDS-삼성SNS 합병, 삼성코닝정밀소재의 지분 매각, 삼성에버랜드의 건물관리 사업 에스원 이관 및 삼성SDI-제일모직 합병 등이 이뤄지면서 그룹의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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