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주 열린 유엔 제네바 인권이사회 회의에 앞서서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기독교를 인권 탄압의 근원으로 규탄한 것을 두고 북한 인권 운동가들이 강력히 반박했다.
앞서 김정은 정권은 성명을 통해 "미국은 '현존하는 지옥'"이라며, "미국에서는 가장 기본적인 생존권조차 극심하게 침해 당하고 있다. 미국의 이 같은 참혹한 인권 실태는 반인도적인 정권 정책의 불가피한 산물이다"고 비난했다. 특히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대해서는 "날마다 사치를 일삼는 오바마는 자기 국민들의 비참한 삶은 안중에도 없이 수억 달러를 해외 여행에 허비하고는 한다"고 힐난하며 인종차별적인 표현까지 동원했다.
이어 북한은 소세평 유엔 제네바 대사를 통해서 발표한 성명을 통해서도 "중국 북동부 지역의 교회와 성직자들은 북한에 적대적인 행위를 일삼고 있다. 이들은 불법으로 국경을 넘는 북한 주민들을 반체제 사상으로 세뇌시킨 뒤 이들을 북한으로 되돌려보내 파괴와 인신매매 그리고 테러 행위를 벌이게끔 선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억지 주장들에 대해서 북한 인권 전문가인 서울USA 대표 에릭 폴리 목사는 "북한 정권은 자신들의 인권 문제와 내부의 어려움을 국제사회와 기독교 선교사들의 책임으로 돌리려고 하고 있다. 이 같은 발언들은 절대로 간과되어서는 안된다"고 반박했다.
폴리 목사는 또한 선교사들이 인권 탄압을 조장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오히려 선교사들이 북한은 물론 중국 북동부에서 증가하는 박해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외신들은 북한의 이러한 주장들은 지난 2월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가 발표한 북한 인권 실태 보고서에 대한 반발로 나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보고서는 북한의 인권 상황에 "차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극심한 인권 유린 행위가 벌어지고 있다"고 고발했다. 총 400쪽에 이르는 이 보고서는 "북한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러한 인권 탄압은 세계적으로 가장 심각한 수준이다"고 밝혔다.
북한은 이미 수많은 국제 인권단체들에 의해서 최악의 인권 탄압 국가로 지목되어 왔다. 그 중 하나인 오픈도어즈는 10여 년째 북한을 기독교 박해 국가 리스트 1위에 올리면서 "북한 주민들은 자유 세계의 사람들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압박에 일상적으로 노출되어 있다"고 비판해 왔다.
특히 기독교인들에 대한 박해에 대해서 언급하며, "북한의 기독교인들은 비밀리에만 만날 수 있으며 심지어 가족들에게도 자신들의 신앙을 자유롭게 말하지 못한다. 신앙이 발각될 시에는 체포되어서 갖은 고문을 당하고 노동수용소로 끌려가거나 사형을 당하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주 유엔 인권이사회는 북한의 인권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보고서를 확정하고, 정치범 수용소 폐지와 고문 및 공개 처형 금지 등 모두 268개의 권고 사항을 포함시켰다. 이 보고서는 86개 회원국이 참가한 실무회의 내용을 기초로 작성됐고 오는 9월 제27차 유엔 인권이사회 회의에서 정식 채택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