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IT서비스 계열사인 삼성SDS가 연내 유가증권 상장을 추진한다. 국내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글로벌 IT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차원이라는게 삼성의 설명이다. 이번 상장을 통한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 작업과 지배구조의 변화가 점점 가시화되고 있어, 성장동력 확보와 동시에 3세 경영구도 개편을 위한 이건희 회장의 광폭행보가 예사롭지 않다는 평이다.
삼성SDS는 8일 이사회를 열고 연내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추진하기로 결의했다. 이달 중 대표주관회사를 선정하고 구체적인 추진일정과 공모방식 등을 결정하기로 했다.
전동수 삼성SDS 사장은 "이번 상장을 계기로 글로벌 ICT서비스 선도기업으로 도약하고자 한다"며 "특히 클라우드, 빅데이터, IoT 등 신성장 기술을 확보해 통신, 헬스케어, 리테일 및 호스피탈리티 등 분야의 솔루션 및 서비스를 중심으로 해외사업을 적극 전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삼성SDS의 상장에는 국내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글로벌 서비스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차원이라는게 삼성의 설명이다. 이를 위해 기존 SI(시스템통합) 중심의 주력사업이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을 바탕으로 글로벌 ICT 서비스 업체로 중심축이 옮겨진다.
업계에서는 삼성SDS가 오너일가의 지배구조가 확실한데다 상장을 계기로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회사의 장점이 공개됨으로써 글로벌ICT(정보통신기술)서비스 기업으로의 도약이라는 목표에 손쉽게 진입하고 더불어 회사 규모를 키울 것으로 보고있다.
지분구조만 봐도 삼성전자(22.58%)를 비롯해 삼성물산(17.08%), 삼성전기(7.88%), 이건희 회장(0.01%), 이재용 부회장(11.25%),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3.9%),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사장(3.9%) 등 특수관계인 지분을 합하면 최대주주 그룹의 지분율은 66.6%로 절반 이상에 달해 시장의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구조다.
실제로 삼성SDS와 비슷한 업종을 가진 SK그룹의 SKC&C도 지난 2009년 상장된 후 4년만에 시가총액이 2배이상 늘어난 사례가 있어 시장에서는 삼성SDS의 성장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매년 9%이상의 영업이익률을 올리는 성장기업이다.
삼성SDS는 이러한 글로벌 ICT 솔루션·서비스 시장에서 선도기업으로 자리매김, 또 하나의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한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지난 17일, 96일간의 해외 경영구상 후 귀국하면서 삼성종합화학과 삼성SDI를 개편하였듯, SDS상장 또한 삼성그룹의 경영구도 재편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삼성SDS는 그룹 지배구조의 하단에 놓인 기업이기 때문에 이 회장 자녀들은 삼성SDS 지분을 유지하지 않아도 된다. 증시 전문가들은 삼성SDS 상장을 통해 이 회장 자녀들이 지분을 매각하거나 맞교환 함으로써 3세 경영구도 확립에 필요한 핵심 계열사 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여력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한 증권사의 연구원은 삼성SDS지분 매각을 통해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인 삼성물산의 지분을 확보하여 금산분리와 순환출자를 해소하고, 이서현 사장과 이부진 사장은 계열사 지분을 정리하는데 사용할 가능성을 점쳤다.
삼성그룹은 현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대주주인 삼성에버랜드를 정점으로 '에버랜드→삼성생명 →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형성하고 있는데, 이건희 회장에게는 문제가 없는 지배구조지만 3세 체제 확립에는 어려운 구조를 해소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삼성그룹의 경영구도가 삼성에버랜드를 지주회사로 만들어 계열사들을 안정적으로 지배하는 동시에 이건희 회장 자녀 사이에 계열 분리가 진행될 것으로 보고있다. 이에 따라 삼성SDS의 상장은 '핵심 계열사 지분율 끌어올리기'를 위한 출발선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