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성공회 내 최초의 '커밍아웃' 동성애자 주교인 진 로빈슨이 최근 이혼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공회 사제인 그가 지난 2003년 주교로 선출될 당시 큰 논란이 일었다. 로빈슨은 1972년 여성인 이사벨라와 결혼해 슬하에 두 딸을 뒀지만 1986년에 이혼했고, 10여 년째 동성 파트너와 동거하는 중이었기 때문이다.
성공회 신부들의 지도자인 주교에 동성애자가 임명된다는 사실에 미국성공회 내에서도 반대가 컸지만 세계성공회는 미국성공회와 관계를 단절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 같은 그의 동성애 스토리는 <로빈슨 주교의 두 가지 사랑(Love, Free or Die)>이라는 영화로까지 제작될 정도로 성소수자 그룹의 폭발적 지지를 얻었다.
그러나 2013년 은퇴한 로빈슨은 최근 교구에 자신의 이혼 사실을 알렸다. 그가 목회하는 뉴햄프셔 주에서 동성결혼이 합법화된 2010년 그는 결혼식을 올렸지만 4년 만에 이혼하고 만 것이다.
그는 "동성 부부도 이성 부부와 마찬가지로 문제와 어려움을 겪는다"면서 "결혼에 대한 나의 신념은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이혼 사유는 밝히지 않았다.
한편, 로빈슨 주교는 최근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동성애를 '장애'로 간주하는 가톨릭 교리를 수정해 줄 것을 요청해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기고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향해 "그가 지난 1년의 임기 동안에 한 모든 자비로운 발언들이 진심이었다면, 그 선량한 말들은 신앙과 교리, 그리고 실천에 이르기까지의 전체 가톨릭 체계를 변화시키는 고된 작업으로 뒷받침되어야 한다. 기존의 체계는 교황이 섬기기 원하는 약자들을 희생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이 가운데서도 동성애를 '장애(disorder)'로 분류한 교리가 "동성애자들에 대한 차별과 거부, 폭력의 기반"이 되고 있다며, 이 같은 교리를 수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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