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세대보다 "한반도 통일은 꼭 되어야 한다"는 당위성이 많이 사라진 젊은 세대. 그들을 모아 기독교적인 통일에 대한 비전을 심어주는 자리가 마련됐다. 기독교통일학회(회장 주도홍)가 제17차 정기학술 심포지엄을 '제3회 기독청년대학생 통일대회'로 모인 것.
사랑의교회 안성수양관에서 5일과 6일 양일간 수련회처럼 모인 이번 대회에 대해 주최 측은 "미래 한국교회를 책임질 기독 청년들에게 통일에 대한 관심과 비전을 심어주고자 했다"고 밝혔다. 때문에 임동원 전 통일부장관(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이 "과정으로서의 점진적 평화통일"을 주제로 주제강연을 전했다.
임동원 이사장은 먼저 "분단을 끝내고 통일을 이룩하는 것이 하나님이 우리에게 맡겨주신 사명"이라 말하고, "결코 순탄한 길은 아니었지만 우리는 국제냉전 종식후 지난 25년간 한반도에서도 냉전을 끝내고 평화와 통일을 이룩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남북기본합의서(1991), 6.15남북공동선언(2000), 10.4정상선언(2007) 등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남과 북에 모두 대박이 되고 축복이 될 통일을 어떻게 이룩할 것인가가 문제"라고 말하고, 전쟁통일과 흡수통일은 지양해야 한다면서 "가장 바람직한 방식은 경제협력을 비롯한 교류 협력을 통한 점진적 평화통일"이라 주장했다.
남북기본합의서와 남측의 민족공동체통일방안(1989)을 토대로 남북정상회담(2000.6)에서 두 정상은 통일문제에 관한 공통인식을 갖게 됐는데, ▶통일은 반드시 평화적으로 그리고 자주적으로 이룩해야 한다 ▶평화적 통일은 갑자기 이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통일은 목표인 동시에 과정이다. 점진적 단계적으로 현재진행형으로 이룩해 나가는 과정이다 ▶통일의 과정에서 당면하는 어려운 과제들을 남과 북이 힘을 합쳐 공동으로 해결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협력기구인 '남북연합'을 설립 운영해야 한다. 남북연합은 남북관계가 정상화되고 통일된 것과 비슷한 '사실상의 통일' 상황을 실현하는 단계가 될 것이다 ▶우선 고질적인 반세기 상호불신을 해소해야 하며 이를 위해 경제협력을 비롯한 여러 분야의 협력과 교류를 활성화하여 상호 신뢰를 다져나가야 한다 등이 바로 그것이다.
임 이사장은 이러한 점진적 평화통일을 위해 먼저는 독일통일의 예를 들면서 "남과 북이 화해하며 다방면의 교류 협력을 통해 상호신뢰를 다져나가면서 서로 오고 가고 돕고 나누는, 통일된 것과 비슷한 '사실상의 통일' 상황부터 실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경제협력을 활성화하여 남북경제공동체를 건설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제공동체를 형성하여 상호의존도를 높여 나가는 것이 평화와 통일에의 지름길"인데, 남과 북도 경제공동체를 형성 발전시켜 경제통합을 통해 정치통합을 지향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북한 급변사태와 흡수통일에 대비한 준비 보다는 통일 이전 단계에서 경제협력을 통해 북한이 개방 개혁할 수 있는 여건과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현실적인 접근방법"이라며 "북한의 싼 노임을 활용하여 인프라 개선과 산업구조 조정 등 경제개발을 지원하는 것이 남북의 공동이익이 될 뿐만 아니라 통일비용을 절감하는 첩경"이라 주장했다.
세번째로 "시급히 해결해야 할 당면과제가 군사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는 것"이라 그는 주장했다. 그동안의 '선 북핵 해결 후 평화' 전략은 성공하지 못했으니, 이제 "군사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기 위하여 4자 평화회담을 조속히 개최해야 한다"는 것이다.
임 이사장은 물론 "평화협정 체결과 평화체제 확립까지는 오랜 기간이 걸릴 것"이라 내다보고, "그러나 결과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과정"이라며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는 과정, 즉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평화협정은 공고한 평화를 보장할 실질적 조치들, 즉 관계정상화와 북핵 폐기, 정치 군사적 신뢰구축조치와 군비감축 등 '평화 만들기'가 전제되어야 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4자평화회담은 남과 북이 주도하지 않으면 성사되기도 어렵고, 성사되더라도 성과를 내기 어렵다"며 "4자평화회담 개최를 위해서도 남북관계 개선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동원 이사장은 강연을 마무리 하면서 "민족의 소원인 평화와 통일을 이룩하려면 과거의 소중한 합의들을 준수 이행하면서 이를 계승·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말하고, "하나님은 오늘에 사는 우리에게 평화와 통일을 이루어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를 이룩하라는 역사적 사명을 주셨다"며 "북한은 한국교회의 영적 각성과 진정한 회개의 기회로 남겨 놓으신 땅임을 깨닫고 소명을 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더불어 그는 "한국교회와 그리스도인이 평화와 통일을 위해 행동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말하고, "북관계 개선을 위한 정부의 능동적이고도 성실한 노력과 남북합의의 준수 이행, 4자평화회담 개최 그리고 미국의 대북관계 정상화 등을 촉구하는 등 민간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을 다해야 한다"며 "소통과 다양성 속의 일치unity in diversity로 남남갈등을 최소화하는데 앞장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통일 before & after"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대회는 기독교통일학회가 평화와통일을위한기독인연대(이하 평통기연)과 공동주관했다. 개회예배 설교는 김회권 목사(숭실대)가 전했으며, 길자연 목사(왕성교회 원로)와 이상숙 쥬빌리 상임위원장 등이 격려사를 했다.
또 임동원 이사장 외에도 최현범 박사(부산중앙교회)와 리춘푸(이춘복) 교수(성균관대 성균중국연구소), 허문영 박사(통일연구원) 등이 기조강연을 전했으며, 새벽예배 설교는 화종부 목사(남서울교회)가 전했다. 이외에도 북한출신강사, 해외교포통일선교사역자, 국내통일선교사역자 등으로 구성된 선택 강좌가 진행되기도 했으며, 통일토크 콘서트 및 통일선언문 발표의 시간 후에는 박성민 목사(한국CCC 대표)가 폐회예배 설교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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