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현대미술의 거장 구사마 야요이(85)를 상징하는 대표작이다. 반복되는 그물망과 점은 강박증과 환영의 이미지를 나타내는 구사마의 주요한 모티브다. 이런 형태의 반복과 증식은 구사마의 정신질환으로 야기된 결과물이자 고통과 불안에서 해방되기 위한 심리적인 치료수단이 됐다.

어린 시절 어머니로부터 심한 육체적 학대를 받아 환각 증세를 보였던 구사마는 미국에서 공부하고 1973년 일본으로 돌아오자마자 정신병원에 입원하기도 했다. 이후 스스로 정신병원과 작업실을 오가며 작업을 해왔다.

공황장애로 평생을 투병하며 정신질환을 예술로 승화시킨 구사마의 작품들이 4일부터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 걸린다.

'쿠사마 야요이, 어 드림 아이 드림드(A Dream I Dreamed)'란 제목으로 열리는 전시회는 예술의전당 최대 규모의 개인전이다.

구사마의 대표적인 조각 '펌프킨(Pumpkin)'을 비롯해 설치, 회화, 영상 등 120여 점이 나온다.

설치작 '무한 거울방(Infinity Mirrored Room)'이 흥미롭다. 거울과 다양한 색의 전구, 물로 구성된 환영의 공간을 구현한 작품이다. 관람객은 문을 열고 좁은 공간에 들어서는 순간 경이감과 공포감을 동시에 느끼게 된다.

예술의전당 야외에는 1500개의 은색 공을 바닥에 배치, 물방울무늬를 3차원 입체 공간으로 표현한 '나르시스 가든(Narcissus Garden)'이 있다.

2004∼2007년 마커펜으로 그린 50개 대형 캔버스 작품을 실크스크린으로 옮긴 '러브 포에버(Love Forever)'도 눈길을 끈다.

관객 참여를 통해 완성하는 '소멸의 방'도 있다. 가정집 모습을 한 백색의 공간에 관객들이 물방울무늬 스티커를 붙이면서 공간을 변형해 나가는 방식이다.

지난 해 대구미술관에서 열린 구사마 야요이 전의 작품을 그대로 가져왔다. 대구 전시에는 33만 명이 다녀가며 인기를 끌었다. 대구와 상하이 서울에 이어 마카오, 타이베이, 뉴델리를 돌며 작품을 소개한다.

전시는 6월15일까지다. 성인 1만5000원, 청소년 1만원, 어린이 8000원. 1544-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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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사마야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