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국제사랑영화제가 거룩한 날개 짓을 해서 사랑을 맛볼 수 있는 세상, 경계를 넘어서 교회 안과 밖과 소통할 수 있길 바란다."

제11회 서울국제사랑영화제(The 11th Seoul International Agape Film Festival, SIAFF)가 오는 5월 22일~31일까지 필름포럼과 메가박스 신촌에서 열린다.

지난 달 30일 열린 제11회 서울국제사랑영화제 기자회견에서 내부 인사들이 포토 타임을 갖고 있다.   ©박성민 기자

이에 대한 공식 기자회견이 지난 달 30일 필름포럼 극장 1관에서 진행됐다.

이날 시사회는 세월호 침몰 사고라는 국가적 재난으로 인해 두 차례나 연기될 수 밖에 없었다. 이승엽 사무국장은 "4월은 온 국민이 슬픔에 잠긴 달이다"며 "세월호 희생자와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깊은 애도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하며 세월호 참사에 대해 위로의 말을 전했다.

박래창 필레마 이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칸영화제와 부산국제영화제 처럼 화려한 것은 없지만, 맑고 깨끗하고 차별화된 노력으로 준비됐다"며 "댓가를 받고 열심히 일하는 대부분의 영화제와는 달리 서울국제사랑영화제는 우리의 헌신과 열정이 모여 11년째 지속하며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배혜화 집행위원장(전주대학교 교수)는 "너무 힘든 상황에서 저희 영화제가 희망이라고 생각한다"며 "저희 영화제의 존재이유이기도 한데, 세상이 어려울수록 서로 도와가며 이웃 사랑을 하면서 영화제를 통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서울국제사랑영화제에서는 24개국의 총 88편(장편 41편, 중·단편 6편, 국제 단편경선 41편)이 상영된다.

개막식은 5월 22일 저녁 7시 연세대학교 대강당에서 열린다. 개막작으로는 라이프 필스 굿(Life Feels Goods)이 상영된다. 감독은 마시에이 피에프르지카(Maciej Pieprzyca)다.

줄거리를 보면 마테우스는 뇌성마비로 태어났지만 정신적으로는 정상인과 똑같이 느낀다. 하지만 의사는 정신지체라는 판정을 내리고, 이후 25년간 그는 신체적 장애에 갇혀 자신을 표현할 방법을 찾지 못한 채 살아간다. 소통의 장애와 뇌성마비에 대한 편견 속에서도 마테우스는 가족의 보살핌과 사랑으로 건강하고 긍정적인 내면을 지닌 꿋꿋한 청년으로 자라간다. 1980년대에 일어났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수작이다.

감독 마시에이 피에프르지카와 배우 카타르지나 자와츠카가 개막식에 한국에 올 계획이며 영화 상영 후 필름포럼 1관에서 씨네 토크가 예정 돼 있다. 오동진 영화평론가의 사회로 진행된다.

폐막식은 5월 31일 저녁 7시 필름포럼 극장에서 시상식과 폐막작 상영으로 진행이 된다. 서울국제사랑영화제 단편경쟁 부문에 출품된 60여 개국 800여 편이 넘는 단편 중 예심을 거친 41편을 상영하며, 영화제 기간 중 본심과 관객 투표를 통해 최종 수상작을 선정한다.

서울국제사랑영화제는 올 해 이름에 맞는 제 빛깔을 찾아갈 계획이다. 지난 해 새로운 이름을 받아 외연을 바꾼 서울국제사랑영화제는 내용적인 측면에서도 많은 변화를 도모했다.

먼저 "세상에 숨겨진 진실한 사랑을 찾아냅니다"라는 새로운 모토로 더욱 폭넓게 관객과 만나 소통을 시도하고자 한다. 신앙인 뿐만 아니라 일반 관객도 공감할 수 있도록 '사랑' 영화제로서 의미를 확장하고 진실한 사랑 안에서 삶의 다양한 현실을 담은 영화들을 더 많이 담아내며 현실과 소통할 수 있는 영화제로 나아갈 계획이다.

또 '국제' 영화제로서 면모를 확고히 하여, 비경쟁 부문인 장편영화는 영미권이나 선진국의 작품들 뿐만 아니라 동유럽과 남미, 아시아 등 세계 각국의 양질의 영화를 선전했으며, 경쟁 부문인 단편 영화는 세계 곳곳에서 쉽게 지원할 수 있도록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했다.

상영 편수와 상영관의 확대는 물론 프로그램에서도 새로운 변화를 시도했다. 작품 수는 예년에 비해 두 배 반 이상이 늘었다. 작년에는 37편 가량이 상영 됐는데 올 해는 88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준비 과정을 지켜본 임성빈 조직위원장(장로회신학대학교 교수)는 "프로그램팀이 너무 수고하셨다"며 "사회에서 세대 간 갈등과 불신들이 있고 이런 것들이 큰 과제인데, 세대 간 협력을 통해 선을 이루는 현장을 여기서 보는 것이 기쁨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주요 프로그램을 보면, 서울국제사랑영화제가 추구하는 진실한 사랑의 가치를 지닌 영화를 찾아내어 소개하는 '아가페 초이스(Agape Choice)', 기독교적 가치와 절대적 복음의 사명을 품은 영화로 구성한 '미션 초이스(Mission Choice)', 내면을 비춰 마음을 훈훈하게 해주고 위로해줄 영화를 모은 '이너뷰(Inner View)', 올 해의 주제를 더욱 특별하게 빛낼 '스페셜(Special)'이 구성을 이룬다.

특히 올 해는 아가페 초이스를 '차별과 관용'이라는 주제로 마련했으며 세상의 다양한 차별과 편견의 현실을 관용과 긍정의 시선으로 보듬어 내고 있는 영화로 선별했다.

올 해의 주제를 더욱 섬세하게 접근한 '스페셜 1. 경계인/비경계인'과 '스페셜 2. 경계의 감독, 장률'은 차별의 구도를 가장 선명하게 드러내는 국가적 경계로 시작해 문화적 경계 문제까지 심도 깊게 다루고 있는 영화로 채웠다.

또한 본격적으로 영역을 확장한 국제 단편 경선(International Short Competition) 부문은 60여 개국에서 800편이 넘는 영화 중 해외 21편, 국내 20편을 엄선하여 10개의 섹션으로 구성했으며, 서울국제사랑영화제의 오랜 전통을 잇고 있는 유일한 경쟁 부문이다.

이 외에도 올 해의 주제와 관련한 각종 포럼과 강좌를 마련했고 다채롭게 구성한 음악 콘서트와 행사들도 축제의 현장을 더더욱 풍성하게 해 줄 예정이다.

기자회견에서 임세은 프로그래머는 올 해 영화제의 프로그래밍 경향에 대한 소개에서 "저희 영화제를 통해서만 처음 볼수 있는 영화가 많다. 저희는 모두 신앙인이지만 일반적인 관객들과 소통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그런 사랑을 찾아봤다. 먼저 다가가서 함께하자고 얘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프로그램이 예년에 비해 많아졌고 씨네 토크와 그 밖에 콘서트나 부대 행사가 많다"고 전했다.

서울국제사랑영화제 홍보 대사로는 배우 윤유선이 맡게 됐다. 배우 윤유선은 1975년 <너 또한 별이 되어>로 데뷔했으며, <거룩한 계보, 2006>, <또 하나의 약속, 2014> 등의 영화에 출연했다.

홍보 대사를 맡은 배우 윤유선   ©박성민 기자

기자회견에서 있었던 홍보대사 위촉장 전달식에서 배우 윤유선은 "예전에는 좋은 영화가 많았다. 마음 따뜻해지는 영화가 참 많았는데 요즘은 돈이 우상이 된 것 같다. 돈 때문에 폭력적이고 자극적인 영화가 나오는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며 "상영작을 보니, 정말 좋은 작품이 많이 있는데 열심히 보고 열심히 알려드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서울국제사랑영화제 공식 포스터

영화제의 포스터 및 로고는 서울국제사랑영화제의 첫 그래픽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송수범, 김유진의 '그 사랑 내게 오셨네'를 원작으로 영화제 포스터에 맞게 다시 디자인 했다. 포스터는 사랑과 영화라는 단순하면서도 강한 메시지를 그래픽으로 중심에 표현했고 배경의 일러스트를 통해 소통과 어울림의 축제 이미지를 담아냈다.

공식 트레일러는 권용국 감독이 제작했다. 제작 배경에 대해 권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자기만의 캐릭터가 없는 마리오네트 인형은 다른 화려한 마리오네트 인형들을 볼 때마다 좌절감을 느낀다. 세상을 향해 자신 있게 연기하는 다른 마리오네트와 비교하면 자신은 볼품없이 초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볼품없는 마리오네트는 곧 그 '차별'을 극복하고 다른 마리오네트와 '함께 어울려' 음악을 연주하고 즐겁게 춤을 춘다. 그리고 이 마리오네트 인형들을 조정하는 사람들 또한 그 신체적 '한계'를 극복하고 '함께 어울려' 마리오네트 인형극을 완성한다. 이 인형극을 보는 관객 또한 '차이'를 인정한 '다름'의 시선으로 모두 함께 세상을 즐겁게 살았으면 좋겠다."

기자회견 자리에서 임성빈 조직위원장은 서울국제사랑영화제(Seoul International Agape Film Festival)로 이름을 바꾼 이유에 대해 설명하며 "'아가페(Agape)'라는 것은 조건적인 사랑이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사랑이다. 사랑할 수 있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어디에선가 누군가는 우리를 위해 희생을 했기 때문에 그 희생으로 인해 우리가 살게 된 것"이라며 "그것을 느끼될 때 그 만큼은 우리도 남을 섬길 수 있고 사랑할 수 있는 것이다라는 것이 아가페 사랑의 본질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 조직위원장은 "그런 의미에서 그런 사랑, 희망을 세상과 나누고 싶은데 그런 의미에서 가장 강력한 소통의 도구라고 할 수 있는 영상이라는 것이 우리에게 그 사랑을, 경계를 넘어서 좀 더 다양한 사랑을 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며 "세계화 시대에 우리가 받은 바 사랑을 어떻게든 경계를 넘어서 세상과 소통하는 우리가 되고자 하는 노력이다. 영화제에서는 이런 영화들이 상영이 된다"고 했다.

그는 또 "지금 세월호의 비극은 너무 예기치 않은 우리의 잘못으로 많은 생명이 목숨을 잃었는데 우리는 그런 것을 애통해하면서, 돌이키면서 살아있는 이 때에 할 수 있는 것들을 최대한 해야겠다 하는 마음으로 영화제를 준비했다"며 "앞으로도 우리 영화제가 그런 뜻을 갖고 더욱 더 거룩한 날개 짓을 해서 사랑을 맛볼 수 있는 세상, 경계를 넘어서 교회 안과 밖과 소통할 수 있길 바라는 비전을 여러분과 나누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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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국제사랑영화제